▲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민갑룡 경찰청장,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등이 2019년 5월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경찰개혁의 성과와 과제 당정협의'에 참석해 손을 맞잡고 있다.
남소연
②자치경찰제 과제의 경우 수사권 개혁과는 또 다른 차원에서 회한이 남는 문제다.
1991년 지방자치제 실시로부터 우리 사회에서 자치경찰제가 논의된 지난 30년간 자치경찰하면, 국가경찰과는 별도의 조직과 별도의 기관을 응당 생각했을 것이다(이른바 이원화 모형). 문재인 정부 역시 이원화 모형에 따라 2018년 11월 13일 자치경찰제 도입방안을 발표하고, 이듬해인 2019년 3월 11일 홍익표 민주당 의원이 이 방안을 입법발의하였다. 그러나 2020년 12월 12일 국회를 통과한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의 조직 및 운영에 관한 법률>상의 자치경찰제는 이원화 모형이 아닌, 다소 변형된 일원화 모형이었다. 여러 요인이 있었지만, 가장 큰 요인은 당시 몰아닥친 미증유의 코로나라는 국가재난 상황에서 광역 단위와 기초 단위까지 별개의 기관과 조직으로 국가경찰을 분리하는 것의 재정소요 문제였다. 단순히 자치경찰청사의 확보로 인한 재정소요 말고도, 각 자치경찰기구의 상위직급 신설에 따른 인사 수요도 만만치 않은 부담이었다.
이 법안 마련 당시 나로서는 완전한 이원화 모형이 어렵다면, 광역단위라도 이원화 모형을 도입해야만 자치경찰제가 온전하게 시행될 초석이 되고, 지방분권의 취지와 비대한 경찰권의 분산이라는 취지에 부합한다고 보고 관련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결국 현재의 변형된 일원화 모형으로 설계되었다. 그리하여 경찰사무를 국가경찰사무와 자치경찰사무로 구분하고, 국가경찰사무 가운데 수사사무의 총괄적 지휘감독기관으로서 국가수사본부를 설치하는 것으로 하고, 자치경찰사무는 시도자치경찰위원회가 지휘감독권을 갖는 것으로 입법되었다(경찰사무 3분론). 법 이름에 '자치경찰'이라는 용어가 '국가경찰'과 병렬적인 개념으로 사용됨으로써 적어도 자치경찰 제도가 역진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은 법 이름을 작명한 나에게 큰 위안이 되었다.
경찰개혁의 점을 돌아보면서 '경찰위원회 실질화' 문제도 성찰적 관점에서 기록해 두고자 한다. 경찰위원회 실질화 문제는 2017년 대선시 문재인 후보의 대선공약이었고,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이기도 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문재인 정부는 경찰위원회 실질화를 이뤄내지 못하였다. 이 점에 대하여 2022년 행안부 경찰국 사태 당시 비판과 질타가 있었다. 역시 변명같은 이야기이지만, 코로나라는 국가적 위기 국면에서 국가가 보유한 합법적 폭력인 경찰의 지휘 감독권을 위원회 조직에 맡기는 것이 합당한 것인가 하는 점이 고려되었다. 경찰의 정치적 중립성 제고와 경찰권의 분산, 지근거리에서 시민의 삶을 보살피는 경찰력 행사의 취지에서 장차 자치경찰제의 확대 문제와 함께 경찰위원회 실질화 논의가 진전되기를 바란다.
경찰파쇼론, 과연 타당한가
마지막으로 경찰개혁 관련한 글을 쓰는 기회에 경찰에 대한 개인적 소회를 적어두고자 한다. 많은 사람들이 경찰에 대한 공포를 이야기한다. 수사에서부터 여성, 청소년, 학교폭력, 경비, 정보에 이르는 방대한 업무 범위에 10만이 넘는 경찰관의 숫자를 운운하면서 경찰이 파쇼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우려를 청와대 재직시에 무수히 들었다. 특히 검찰 출신들이 경찰에 대한 우려를 많이 말했다. 나는 이들의 우려가 타당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왠지 부조화스럽다고 생각했다.
우리 사회는 경찰에 대하여 "X새"라는 멸칭으로 부르는 풍조가 남아 있다. 또한 공직에서 경험해 보니 경찰의 경우 평소의 역할과 기여에 비하여 그에 대한 평가와 보상이 다른 공직에 비하여 합당하지 않은 부분이 꽤 있었다. 다른 국가기관과 비교해 볼 때, 경찰의 전체 인력의 숫자에 비추어 상위직급이 현저하게 적은 것이 한 예이다. 그러면서 경찰파쇼론을 얘기한다. 경찰이 파쇼가 될까봐 일부러 멸칭으로 부르고, 그 역할과 기여에 비하여 평가와 보상을 인색하게 하나 하는 의문을 가진 적도 있다. 경찰을 우대하자는 것이 아니다. 역할과 소임에 맞게 권한을 부여하고, 그에 맞는 보상을 해 주고, 그에 비례한 책임을 묻고, 그에 맞는 견제와 통제를 하자는 것이다. 그것이 어디 경찰 뿐이랴? 모든 공직에 해당하는 말일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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