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면적의 산림을 벌목 후 조림했으나, 다 고사되고 잘린 그루터기에서 나온 활엽수들이 다시 자라고 있다.
최병성
문제는 벌목 후 조림한 나무가 사라지고, 다시 맹아림이 되는 이런 참혹함이 대한민국 숲의 일반적인 현실이라는 점이다. 활엽수들은 아무리 잘라도 그루터기에서 다시 싹을 내며 산림청이 조림한 나무를 고사시킬 만큼 강한 생명력이 있기 때문이다.
'인공림 15.5%;, 대한민국 숲의 진실을 보여주는 아주 중요한 숫자다. 국토지리정보원이 산림청의 임상도를 조사한 결과, 대한민국 공식 인공림은 15.5%이다. 1960년부터 2023년까지 임업통계표에 기록된 조림 면적은 대한민국 총 산림 면적의 78%에 이른다. 그런데 현재 살아남은 나무는 전체 숲 중에 15.5%에 불과하다. (관련 기사:
이재명 대통령이 봐야 할, 산림청이 숨겨온 끔찍한 진실
https://omn.kr/2ezmv)
사실 산림청의 임상도를 근거로 산출된 15.5%도 많이 부풀려진 통계로 보인다. 산림청 임상도는 현재 생존하는 나무가 아니라, 과거의 조림대장을 근거로 작성되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산림청은 대한민국은 조림에 성공한 국가라고 주장해 왔다. 아니다. 대한민국은 조림에 철저히 실패한 국가다. 그렇다면 우리가 보는 숲의 울창함은 무엇일까? 자연이 스스로 만들어 온 숲이다.
고급 나무를 없애는 것이 산림 경영인가?
지난 7월 29일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산림 정책'의 재검토를 지시한 이후, 8월 5일 국회에서 ''산림 경영 논쟁 관련 토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국립산림과학원장 출신의 박현 서울대 교수는 벌목에 대해 '땅에서 잘 버티지만 쓸모없는 나무를, 생장과 경제성이 우수한 고급 나무로 바꿔가기 위해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산림청의 벌목과 조림으로 우리 숲에 어떤 고급 나무들이 자라고 있는지 살펴보자.
지난 11월 16일 사망자가 발생한 삼척 하장면 중봉리 산1번지 국유림 벌목 현장이다. 인근의 벌목지 역시 모두 국유림이다. 엄청난 면적의 산림이 해마다 벌목되어 사라졌다. 이곳에 얼마나 나쁜 나무들이 살고 있었고, 산림청은 얼마나 고급 나무를 새로 심은 것일까?
하장면 중봉리 산1번지의 2011년 산림청의 벌목 입찰 공고문을 찾아냈다. 벌목되는 총 8325본의 나무 중 소나무와 전나무 등의 침엽수는 75그루로 0.9%에 불과하다. 99%의 나머지 나무들은 박달나무, 거제수나무, 층층나무, 피나무, 물푸레나무 등의 활엽수다. 입찰 공고문 중 나무 용도에 목재로 팔리는 '일반'과 '펄프'로 구분했다. 이곳에 큰 활엽수들이 많았음을 의미한다.

▲삼척의 국유림을 벌목한 입찰 공고문 99%가 피나무와 박달나무 등의 활엽수림이다.
산림청
활엽수들을 벌목 후, 산림청은 얼마나 고급 나무를 조림했을까? 산림청의 임상도를 찾아봤다. 아래 사진의 1번부터 8번까지 모두 일본잎갈나무인 낙엽송을 심었다. 나머지 소나무와 노란색으로 표시된 곳에 자작나무를 조림했다.

▲삼척 하장면 중봉 산1번지와 인근 국유림의 벌목 모습이다. 산림청의 싹쓸이 벌목으로 국유림이 초토화되었다.
카카오맵

▲사망자가 발생한 삼척 하장면의 국유림 벌목지의 임상도다. 산림 형태가 위성사진과 동일한 장소임을 보여준다. 1번부터 8번까지 모두 일본잎갈나무인 낙엽송을 심었다. 그리고 노란색의 자작나무와 소나무가 심어졌다.
산림청 임상도

▲국유림의 울창했던 활엽수림을 싹쓸이 벌목하고, 낙엽송을 조림했다. 위 사진의 7번과 8번 위치다. 사진 앞부분 일부에 소나무 조림이 보인다.
최병성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목재 등급을 살펴보자. 목재는 단단한 정도에 따라 하드우드(경목재)와 소프트우드(연목재)로 구분되고, 6등급으로 나눠진다. 등급이 높을수록 가치가 높다.
산림청이 열심히 조림해 온 소나무와 낙엽송은 '소프트우드'로 분류되어 6등급이다. 반면 물푸레나무, 단풍나무, 산벚나무, 오리나무 등은 2~4등급으로 고급 가구 목재로 사용된다. 해인사의 팔만대장경이 주로 산벚나무로 만들어졌다.
결국 산림청의 벌목과 조림은 국가가 세금을 퍼부어 등급이 낮은 나무로 숲을 채우는 일에 불과한 것은 아니었을까? 그 과정에서 사람까지 다치거나 죽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산림청의 예산을 삭감하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
벌목공이 쓰러지는 나무에 맞아 사망한 삼척의 국유림이다. 번듯한 임도가 온 산을 휘감고 있고, 곳곳에 사방댐을 만들어 놨다.

▲산속에 임도를 만들고 벌목 후 낙엽송을 심고, 산사태 위험이 있다며 사방댐을 만들었다.
최병성
임도 1km 건설비 약 3억 원, 사방댐 하나 건설비 역시 약 3억 원이다. 타당성 없는 사업임을 산림청 스스로 잘 알면서도 왜 해마다 대규모 벌목 작업을 하며 많은 사람을 죽게 하는 것일까?
답은 간단하다. 벌목을 해야 그다음 조림을 할 수 있고, 조림을 산림경영으로 포장해 새로운 임도를 만들 수 있고, 벌목과 임도 건설로 위태로워진 산림에 사방댐을 쌓는 것이 돈이 되기 때문이다.
더 놀라운 현장을 보았다. 찬 바람이 부는 삼청 하장면 국유림에 산불 예방용 임도 건설이 진행 중이었다. 앞서 살펴본 입찰 정보와 같이 이 국유림은 소나무가 적고, 대부분 활엽수로 산불에 강한 숲이다. 그런데 활엽수를 베어내고 산불에 잘 타는 소나무와 낙엽송과 자작나무를 심었다. 산불이 발생하면 불길의 이동 통로가 되는 임도를 만들며, '산불 진화용 임도'라고 국민을 속이고 있다.
▲산불 예방용 임도를 만들고 있는 모습.
최병성
세계는 날로 심각해지는 기후 문제 해결을 위해 탄소 감축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산림청은 오늘도 열심히 벌목하며 숲을 파괴하며 탄소 흡수원이던 숲을 오히려 탄소 배출원으로 만들고 있다.
심지어 지난 <
'산불 복원'이라더니... 산림청이 손댄 숲의 참혹한 모습>(2025.11.12.)기사에 밝힌 것처럼 작업로와 임도 등 산림의 지형 훼손을 수반하는 3ha이상의 벌채 사업은 반드시 국가유산 지표조사를 하게 되어 있다. 그러나 산림청은 지금까지 이를 무시했다.
▲약 70~80살 된 큰 참나무들이 자라는 숲 아래 문화재 발굴이 진행되고 있다.
최병성
고용노동부는 지난 13일, 2022년 11명, 2023년 16명, 2024년 11명 등 산림 벌목 현장에서 사망 사건이 발생했다며, "벌목작업 중대재해 근절"을 위한 벌목작업 재해예방 5대 안전수칙을 발표했다.
▲벌목 중 사망자에 대한 고용노동부의 사망 대책
고용노동부
그러나 고용노동부의 대책으로 벌목 현장의 사망 사고를 줄일 수 없다. 산림 재해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산림청의 조림, 임도, 사방댐, 숲가꾸기 등의 잘못된 사업의 예산을 대폭 삭감하면 된다.
지금 정부 기관의 2026년 예산 심사 기간 중이다. 지난 7월 29일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산림청의 벌목과 임도 사업 등의 타당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나 산림청은 2025년에 비해 더 증액된 2026년 예산안을 제출했다. 이재명 정부의 산림 개혁 의지는 2026년 산림청 예산에서 확인될 것이다.
▲2026년 산림청 예산안. 삭감이 아니라 증액이 되었다.
산림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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