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를 앞두고 초콜릿·커피·케이크 가격이 치솟는 '디저트플레이션'(디저트+인플레이션)이 현실화하고 있다.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커피는 지난달 전년 대비 14.7% 올라 5개월 연속 10%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연합뉴스
드라마의 인기를 타고 커피가 건강에 좋은 음료라는 기사가 이때만큼 자주 언론에 등장한 적도 없을 것이다. 2007년에 등장한 커피와 건강 관련 보도를 보면 커피는 신장암 위험을 감소시키고, 통풍, 당뇨병, 신장결석, 우울증, 알츠하이머, 간경변, 천식 등의 위험을 낮추며, 여성의 대장암 위험도 낮춘다. 당시 언론 보도를 종합해 보면 커피 마시기를 조심해야 하는 것은 단 한 집단, 위궤양 증상으로 고생하는 환자들뿐이었다. 이를 제외한 모든 사람에게 커피는 약이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너나없이 카페에서, 자판기 앞에서, 집에서 커피를 마셨다. 생뚱맞은 보도도 있었다. KBS는 텔레비전 뉴스를 통해 '대학생 절반, 카페인 금단 증상'이라는 무시무시한 보도를 하였다. 우리나라 대학생 2명 중 1명꼴로 커피 금단 증상을 겪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게다가 커피 금단 증상보다 더 위험한 카페인 중독이 염려된다는 경고까지 하였다.
당시 보도가 사실이었다면 20년이 지난 지금쯤 대한민국 국민 대부분은 커피 금단 증상 혹은 카페인 중독으로 고통받고 있어야 마땅하다. 그렇지만 우리는 커피와 함께 건강하게 살고 있다. 이 뉴스는 당시 국내의 한 대학 병원이 제공한 검증되지 않은 정보에 바탕을 둔 가짜뉴스였다.
요즘 우리는 가짜뉴스, 가짜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언론사의 이념성에 오염된 것이 뻔한 가짜뉴스가 넘치고, 언론 자유에 편승한 현수막이 물결치는 세상이다, '정보화 시대' 혹은 '지식산업 시대'라는 거창한 구호와 함께 시작된 것이 21세기다. 축적한 정보와 지식의 양이 자산인 시대라는 의미였다. 그런데 불과 25년 만에 우리는 '정보'와 '가짜뉴스'를 구분하는 탁월한 능력이 필요한 시대를 살고 있다.
나는 오늘도 기다린다. 누구나 존경할 만한 멋진 정치인이 등장하는 드라마가 나타나기를 손꼽아 기다린다. 전 국민이 목격한 내란을 부끄러움 없이 두둔하는 정치인, 판결문 작성할 시간 정도만 필요한 재판을 잡고 해를 넘기는 내란재판부를 두둔하는 정치인, 증거 조작과 협박으로 죄를 조작해 내는 법 기술을 인정받아 입문한 정치인, 이런 저질 정치인들이 사라지고 제대로 된 정치인이 나타나는 모습을 보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 입이 거칠고 행동이 천박한 품격 없는 '정치인'(politician)이 아니라 누구나 존경할 만한 '정치의 장인', 즉 '폴리스타'(polista)라는 새로운 직업 집단이 탄생하기를 기대한다.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 <커피 한잔에 담긴 문화사, 끽다점에서 카페까지>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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