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1.10 13:53최종 업데이트 25.11.10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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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한강을 막개발 중이다. 이대로 둬도 되는 것일까? 서울시의 랜드마크이자, 서울 면적의 6.7%에 해당하는 중요한 공유지가 서울시장의 전유물로 전락하고 있다. 현재의 한강의 모습을 알리고, '우리가 꿈꾸는 한강'을 함께 모색하고자 한다.[기자말]
2010년 여름, 4대강 사업이 한창이던 낙동강을 걸었다. 상주보 건설 현장을 둘러보며 산처럼 쌓인 준설토와 파헤쳐진 강바닥을 보았다. 장대비 속을 걸으면서 시민들은 외쳤다. "4대강이 니 끼가? "라고. '4대강 살리기'라는 거짓 이름으로 4대강을 죽이던 이명박을 향한 항의였다.

요즘 한강에 올인하여 온갖 개발과 생태 파괴에 나서는 오세훈 시장을 보면 같은 말을 던지고 싶어진다. "한강이 니 끼가?"

한강은 태백 검룡소에서 발원해 서해까지 유유하게 흐르는 514km의 강이다. 그중에서 서울을 지나는 한강 구간은 41.5km에 달한다. 서울 한강은 국내외적으로도 인기가 높다. 2023년의 경우 6000만 명 정도가 한강을 방문했다고 하니 그 인기를 짐작할 만하다. 이런 한강이 오세훈 서울시장에게도 매우 특별한 의미를 갖는 것 같다. 재임 중 그의 가장 핵심 사업이 한강 개발이기 때문이다.

2006년부터 2010년까지 한강르네상스 사업을 했고(세빛둥둥섬이나 수상택시 같은 것들이고 대체로 실패작이다), 다시 서울시장이 되고 나서 2023년부터 한강 르네상스 시즌 2로 소위 '그레이트 한강'을 하고 있다. 그레이트 한강의 핵심 사업 중 하나인 한강버스가 지난 9월 운행을 시작했는데 현재까지 안전 이슈 등 우여곡절이 많다. 사업 내용 중에는 '한강 자연성 회복'도 있는데, 한강에 돌아온 수달을 서울시 공으로 내세우고 있다. 과연 그럴까?

한강은 누구의 것인가

시민들이 한강 생태보전을 위하여 가시박과 같은 생태교란종 관리에 나섰다.사회적협동조합 한강

한강생태공원 중의 하나인 여의도샛강생태공원은 시민들에게 매우 특별한 공간이다. 여느 한강공원처럼 시민들이 이용하고 즐기는 공간만이 아닌 시민참여로 생태를 가꾸고 보전해 온 공간이기 때문이다.

2019년부터 샛강생태공원을 6년 남짓 운영해 온 사회적협동조합 한강은 샛강이 생태공원답게 생물다양성이 증진되고 시민들이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되도록 노력해 왔다. 생태계 보전 활동에는 전문 인력뿐 아니라 일반 시민도 자원봉사자로 참여하여 환경과 생태를 위한 실천만이 아니라 우리가 사는 지역의 공유지에 대한 책임 의식과 생태 감수성을 갖도록 했다.

그 결과 수달과 맹꽁이와 같은 멸종위기종들이 살아가는 여의도 한복판 생태공원으로 탈바꿈했고, 동시에 시민 이용도 폭발적으로 늘었다. 이용과 보전이 잘 균형을 맞추며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공간이 되었다.

2024년 폭설 피해를 입은 샛강숲 나무들을 구하는 자원봉사자들사회적협동조합 한강

4877명. 2024년 한 해 동안 샛강생태공원에서 활동한 자원봉사자의 수다. 여의도에 위치해 있지만 지역 주민들조차 지저분하고 위험해 보인다고 찾지 않던 공원이었다. 그런 샛강이 시민들의 참여로 활성화되고 야생동물들이 살아가는 강과 숲이 된 것이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샛강생태공원이 "내 꺼"라고 생각하는 시민들이 하나둘 생겨났다는 점이다. 샛강이 권력자나 오세훈 것은 더더욱 아니라고 샛강을 아끼는 시민들은 말한다. 그럼 왜 이들은 샛강을 자기들 것이라고 할까?

샛강에서 시작한 커먼즈

"커먼즈는 역사가 오래된 상호돌봄 활동이다. 장소를 지키고 돌보며, 타자를 만나 공동체를 이루고, 함께 즐거움을 누리는 공생공락의 방식이다. 같이 음식을 나누며 누구나 환대하고, 샛강 자연을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지키고 돌보는 이곳 샛강이 바로 커먼즈다." - 2024년 6월 박혜영 교수의 '샛강에서 시작하는 커먼즈' 강의 내용

가끔 올림픽대로를 차로 지날 때 나도 모르게 여의도 샛강 쪽을 바라보게 된다. 경계에는 사철나무들이 줄지어 자라고 있다. 시민들이 도로변 소음과 먼지를 막기 위하여 직접 심은 나무들이다. 우리는 영양이 부족하고 표토가 얇은 땅을 겨우 파서 나무를 심었고 강에서 물을 긷고 와서 줬고 메꽃 같은 덩굴들이 어린나무를 칭칭 감는 것을 막기 위하여 정리해 주기도 했다. 여름철 가뭄이 오면 애가 탔고, 어린뿌리가 활착을 잘 못하여 시들시들 말라가면 잎을 더러 따주면서 힘내라고 했다. 어디 그뿐인가?

샛강 수달언니들과 수달어린이기자단은 서식지 보호 활동을 펼쳐왔다.박경화

어린이들이 논습지에서 모내기를 하고, 학생들이 소동물을 위한 비오톱을 만들고, 청년들이 맹꽁이 습지 근처 쓰레기를 치웠다. 수달이 돌아오도록 여울과 모래톱을 지키고, 판판한 돌로 수달 화장실을 만들어 줬으며, 안심하고 살라고 버려진 나무로 울타리를 만들어줬다. 수달이 돌아와 살기 시작하자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서식지를 보호했다.

이런 일에 매년 수천 명이 참여하다 보니 이들에게 샛강은 그저 한 번 활동하고 마는 장소가 아니다. 박혜영 교수가 언급한 것처럼 '샛강이라는 장소를 지키고 돌보며, 타자를 만나는 공동체를 이루는' 커먼즈의 실천 공간이 된 것이다. 여기서 놀라운 변화가 생긴다.

서울 신길동 주민 정지환씨는 샛강에서 벼농사를 했다. 수확한 쌀은 겨울철 새들을 위한 먹이다.정지환

샛강에는 한강조합이 만든 작은 논이 있다. 더 이상 농사지을 사람이 없어 방치되던 이곳에 몇몇 시민들이 나섰다. 동네 주민들을 중심으로 모여서 모내기를 하고, 여름내 벼를 보살피고, 지난달에 수확도 했다. 손바닥 논에 불과하지만 이곳은 어떤 시민들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특별한 장소이다.

신길동 주민 정지환씨는 샛강이 좋아서 샛강숲길을걷는사람들이라는 모임을 만들고 또 샛강시민위원회에서도 활동하는데 그가 그렇다. 불가피한 날을 빼고는 매일같이 논에 와서 벼가 자라는 걸 살폈다. 이곳 벼들은 그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자랐고, 겨울철 먹이가 부족한 새들에게 뿌려줄 양식이 되었다.

그렇다면 샛강의 텃논은 누구의 것인가? 서울시의 것인가? 아니면 정지환과 여름철 논에서 노닐던 오리들의 것인가?

시민이 나서서 한강을 지키자

9일 서울 선유도에서 한강을 지키려는 시민들이 모여 '시민의 한강'을 창립했다.장영승

'시민의 한강'이 9일 창립대회를 가지고 힘차게 출범했다. 출범식에는 한강이 '내 꺼'이기도 하고 우리 모두의 것이라고 생각하는 시민들, 전문가들, 정치인들까지 망라해서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300여 명이 모였다. 오세훈 그레이트 한강의 상징적 장소 중 하나인 여의도 서울항에서 출발하여 한강의 과거이자 미래인 선유도까지 걸었다.

창립 행사에서는 최승호 피디의 사회로 우리가 꿈꾸는 한강에 대하여 토크쇼도 열었다. <한강, 1968>의 저자 김원 박사, 성민규 연구원, 나희덕 시인, 김영배 의원이 패널로 나섰다. 한강을 되살릴 수 있고 시민 곁으로, 생명 곁으로 가져올 수 있겠다는 희망을 품게 되었다.

'시민의 한강' 창립행사에서 '우리가 꿈꾸는 한강'을 주제로 토크쇼가 열렸다. 최승호 피디의 사회로 나희덕 시인, 김원 박사, 성민규 연구원, 김영배 국회의원이 이야기를 나눴다.장영승

시민의 한강은 '강을 살리는 시민, 시민을 살리는 강'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운다. 시민들이 강을 지키고 살린다면, 결국 강이 기후위기, 생물다양성 위기로부터 우리 시민들을 살릴 것이라는 뜻이다. 한강 작가가 말한 "산 자가 죽은 자가 도울 수 있을까? 죽은 자가 산 자를 도울 수 있을까?"를 역으로 빗대어 "시민이 한강을 살릴 수 있을까? 한강이 시민을 살릴 수 있을까?"라고 질문할 수 있겠다.

이들은 오세훈 시장에게 말한다. 한강은 당신 개인의 것이 아니다. 시민들의 것이고, 수달과 물총새와 황복의 것이다. 당신의 치적을 위한 '그레이트 한강'이 아니라 시민들이 삶과 사랑으로 만드는 '한강의 기적'이 이제 시작된다.
덧붙이는 글 글쓴이는 조은미 사회적협동조합 한강 공동대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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