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대현 부장판사가 9월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특수공무 집행 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재판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씨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수사는 불법'이라는 주장을 펼치며 증인으로 나온 공수처 검사와 법정에서 실랑이를 벌였다. 급기야 재판부는 "누차 말씀드리지만, 증인하고 법리적 논쟁을 하려고 하지 마시라"며 경고했다.
7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35부(재판장 백대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체포방해' 사건 재판에는 지난 1월 3일 1차 체포영장 집행 시도와 같은 달 15일 2차 체포영장 집행에 모두 참여한 공수처 박상현 검사가 출석했다. 윤씨는 역시나 직접 신문에 나섰다. 애초부터 공수처는 수사권이 없는 데다, 공수처가 당시 발부 받은 영장은 대통령 관저 대상이며 다른 주소지는 군사시설보호구역이자 경호구역으로 경호책임자 승인 없이는 진입해선 안 된다는 점을 주장하기 위해서였다.
이 사안은 재판의 핵심 쟁점이지만, 사실관계가 아니라 법률적 판단의 문제다. 재판부는 법리 공방에 해당하는 사안을 두고 꾸준히 '증인에게 법률적 문제에 관한 의견을 물어보지 말라'고 지휘해왔다. 그럼에도 윤석열씨는 박상현 검사에게 관저 외 지역 수색과 관련해 "여기는 무슨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걸어다니는 도로, 사유지가 아니고 군사시설보호구역인데 공수처도 영장 받아보고 '아뿔싸' 하니까 11개 필지에 대해서 (경호처로) 출입허가 요청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법률적 평가가 필요한 부분이니까, 증인이 인식하고 있던 것이 이해되니까 다음 질문하시죠."
백대현 부장판사는 질문을 제지했다. 하지만 윤씨는 1차 체포영장 집행 시도 당시 공수처가 관저 1정문을 개방한 것이 '체포대상자 주소지로 가기 위해서 문을 연 것'이라는 박 검사의 진술에 다시 끼어들며 "영장집행이 아니면, 1차, 2차, 3차 저지선에 있다가 갔는데 영장 집행에 착수 안 하고 돌아간 건가"라고 물었다. 백 부장판사는 한번 더
"그런 것도 다 법률적 평가 부분이니까 증인에게 물어볼 것은 아니다"라며 끊었다. 윤씨는 고개를 끄덕이며 일단 물러섰다.
그런데 윤씨는 또다시 "좀 아까 (박종준 전) 경호처장이 증언했는데, 그 지역은 영장 기재지역이 아니고 만약 거기서부터 영장을 집행했다면 그건 영장에 없는 지역으로 집행한 게 되고, 그게 영장집행이 아니라 지나가기 위한 거라면 거기는 군사시설보호구역, 경호구역이라 무조건 경호처장 승낙 없이는 (출입이) 안 되는 거라 막았다고 한다"고 물었다. 박 검사는 "저희는 할 수 있는 절차를 한다고 생각하고 진행한 것"이라고 답했다. 백 부장판사는 경고했다.
"피고인, 변호인 누차 말씀드리지만 증인하고 법리적 논쟁을 하려고 하지 마시라. 증인의 의도를 묻는 질문으로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판단은 저희가 하겠다."
재판부 지적, 또 지적했지만... '내가 맞다'는 윤석열

▲윤석열 전 대통령이 9월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특수공무 집행 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첫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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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윤씨는 막판에 서울서부지방법원이 발부한 영장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공수처는 대한민국에 한 개밖에 없다 보니까 (관할권 문제로 사건을) 이송하고 말 게 없다"며 "그런데 영장을 청구할 때 이런 식으로 서부지법에다가 할 때, 공수처 안에서 논란이 없었는가"라고 물었다. 박 검사는 "내부 사정을 모르면 그런 얘기를 할 수 있는데, 이 사건 전에도 다른 법원에 청구한 적 있고, (공수처)법 31조도 있고 그 조항에 따라서 적법하게 청구한다는 인식 하에 했다"고 답변했다.
- 윤석열씨 "내란 관련 사건이 다 서울중앙지검을 통해서 서울중앙지법으로 가지 않았나.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 받고. 이 케이스는 내란우두머리다. 제일 중요한 메인 사건인데, 이거를 서부지법에다가 굳이 할 필요가 있는가. 중앙지법에 하는 게 제일 정상적인 것 아닌가. 내부에 뭔 일이 있어서 서부지법에다 하냐 말이다."
- 박상현 검사 "저희는 법에 따라서."
- 윤석열씨 "아니 법에 따라서."
백 부장판사는 "
피고인, 누차 말씀드리지만 법에 관련된 거는"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제가 궁금한 게 있다"며 "(서울중앙지법으로 영장을 청구하지 않은) 비슷한 사례가 있다고 했는데 말해줄 수 있는가"라고 물었다. 박 검사는 "전 경호처장 김용현의 체포영장 청구를 (서울)동부지법에 했고 압수수색영장도 수원지법에서 발부받은 사례가 있고, 문상호(영장)도 군사법원에 청구해서 발부받았다"며 "내막을 알면 그런 오해가 없을 텐데, 저희는 적법하게 인식하고 청구했다"고 대답했다.
윤석열씨는 또 멈추지 않았다. 그는 "군사법원에는 (영장 청구를) 할 수 있다"며 "동부지법에 한 건 어떻게 됐나"라고 물었다. 박 검사가 "그건 기각됐다"고 하자 윤씨는 '내가 맞다'는 듯 "기각됐죠"라고 받아쳤다. 하지만 박 검사는 곧바로 "(서울중앙지법이 아닌) 수원지법에 청구한 것은 발부됐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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