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이 6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런던베이글뮤지엄 사태 재발 방지 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정민
질문의 방향을 바꾸어보자. 그렇다면 일하는 사람은 왜 그 상황을 벗어나지 못했을까?
런베뮤는 대체로 노동 경험이 많지 않은 어린 직원들을 주로 채용했다. 앞서 언급한 정혜경 의원의 인터뷰에 따르면 런베뮤의 직원들 중에는 처음으로 직장을 가져본 사람들이 많았고, 이들은 근로기준법 위반을 비롯해 부당한 일을 당해도 '다 이런 줄 알고' 견뎠다고 한다.
또한 제과업계에서 런베뮤가 가졌던 위상 또한 주의 깊게 보아야 한다. 이들에게 런베뮤는 단순한 빵집이 아니라 제과 업계 그리고 '청년창업 성공신화'의 상징 같은 곳이었다. 당연히 런베뮤에서 일을 한다는 자부심이 있었을 것이다. 그곳에서 일을 잘 배워 자신 또한 창업가로서 성공해야겠다는 꿈이 있었을 수도 있음을 추측할 수 있다. 그런 이들에게 런베뮤에서 자의로든 타의로든 밀려난다는 건 단순히 일을 잃는 일이 아니라, 자신이 그런 꿈을 이룰 자격이나 능력이 없다는 증거처럼 여겨졌을 수도 있다. 그래서 어떻게든 이를 악물고 버텼을지도 모른다.
마지막으로 쪼개기 계약으로 만들어진 불안정한 고용 환경은 '버티지 않으면 밀려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상시로 조성한다. 그러면 아무리 일 때문에 힘들고 지치고 병들어도, 스스로 그만둬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게 된다.
런베뮤, 철저한 '근로감독' 이뤄져야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처음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던 때를 돌아보면 정말 모든 게 낯설었다. 당시에도 인터넷이 없었던 것은 아니고, 이를 통해 온갖 노동 착취 괴담을 안 들은 것도 아니었으나, '그렇다면 적정한 업무 강도란 어떤 것인가'에 대한 감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무리 나보다 먼저 일을 시작한 사람에게 조언을 들어도, 실제로 일을 시작하면 이게 원래 이 정도로 힘든 건지 아니면 내가 과로를 하고 있는 건지 모호한 경우가 태반이었다. 여기서 못 하겠다고 하면 내가 너무 인내심이 없는 건가, 이런 일조차 제대로 못 하면 앞으로 어쩌지, 혹시 주변에 민폐만 끼치는 건 아닐까. 이런 식의 생각으로 머리가 복잡해진다. 나는 운 좋게도 아르바이트생을 배려해 주는 업주들을 만났지만 그게 아니라면 이리저리 휩쓸려 착취당하기 딱 좋은 상태였다.
런베뮤 사태는 다른 기업의 노동 착취와 비교했을 때도 상당히 악질적이라고 느껴진다. 런베뮤는 노동시장에서 취약한 입장에 놓인 이들을 주로 채용했다. 의도하든 하지 않았든, 그 취약함을 아주 잘 이용했다. 평범하게 일을 시켜도 가장 긴장하고 잘 따랐을 사람들을 쪼개기 계약으로 목을 옥죄었다. 사소한 일에도 이어지는 시말서 작성 행렬과 공개적인 망신 주기는 부당한 상황 앞에서도 문제 제기는커녕 일하는 사람들을 더욱 움츠러들게 만들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 오늘의 사태에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나는 런베뮤에 현재 근무하거나 혹은 이전에 근무를 했던 사람들의 마음 건강이 매우 걱정스럽다.
나는 런베뮤를 향한 고용노동부의 근로감독이 아주 철저하게 이루어지길 바란다. 감독의 결과에 따라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이 있다면, 그 책임이 엄정한 기준에 따라 부과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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