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1.07 14:01최종 업데이트 25.11.07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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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2월 26일 서울의 한 주차장에 세워진 쿠팡 배송차량 모습연합뉴스

일용직 노동자들을 퇴직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쿠팡 취업규칙 내용이 결국 삭제됐다. 앞서 퇴직금을 떼인 노동자들도 퇴직금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7일 고용노동부가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이날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동부지청은 쿠팡 물류센터를 운영하는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의 10월 27일 취업규칙 변경 신고를 수리했다. 서울동부지청은 "내용상 위법 소지는 모두 해소되었다고 보인다"라고 판단했다.

이번 취업규칙 변경의 주요 내용은 ① 노동자를 퇴직금 지급 대상에서 원천 배제하는 조항 ②근로계약관계 공백기간이 있으면 새로 출근한 날을 퇴직금 산정을 위한 근무 1일 차로 하는 '리셋' 조항을 삭제한 것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종전 취업규칙 제4조]
① (일용직 노동자는) 관계법령이 정하고 있는 주휴일, 연차유급휴가, 퇴직금의 지급대상이 될 수 없다. 다만 회사는 사원의 근무 의욕 고취를 위하여 별도 기준에 따라 관계법령에 준하는 금품을 지급할 수 있다.
② (상략) 근로계약관계 공백기간 이후의 최초 근로일을 위 1항에 따른 금품 등의 새로운 기산일로 한다.



[개정 취업규칙 제4조]
사원의 근로조건은 본 규칙과 근로기준법 등 관계 법령이 정하는 바에 따른다.

서울동부지청은 취업규칙 내용뿐만 아니라 그 변경 절차도 적법했다고 봤다. 쿠팡CFS는 지난달 23일 하루 동안 전국 80개 물류센터별로 취업규칙 변경 설명회를 진행했고, 1만9730명이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 숫자는 1개월 동안 일평균 고용인원(1만8621명)의 106%에 해당한다는 게 쿠팡 쪽 설명이다.

서울동부지청의 이번 취업규칙 변경 신고 수리는 늦었지만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 쿠팡CFS는 일용직 노동자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기 위해 2023년과 2024년 위법하게 취업규칙 변경 신고를 했는데, 서울동부지청은 적법하다며 이를 수리했다. 위법 논란이 불거진 뒤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10월 법무법인 3곳에 자문을 의뢰해 쿠팡 취업규칙 전부 또는 일부가 위법하다는 회신을 받았지만, 이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

검찰이 퇴직금을 떼먹은 쿠팡에 불기소처분을 내리면서 그 주요 근거로 서울동부지청의 쿠팡 취업규칙 변경 적법 판단을 내세웠다. 당시 서울동부지청이 올바른 판단을 내렸다면, 퇴직금 미지급을 둘러싼 사회적 논란으로 불거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쿠팡 쪽에 "변경 전 취업규칙에 따라 미지급된 금품은 지급하도록 사업장을 지도했다"고도 밝혔다. 최효 공공운수노조 쿠팡물류센터지회 사무장은 <오마이뉴스>에 "최근 쿠팡은 지난 10월 15일 국회 국정감사로부터 한 달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라고 밝혔다.

정종철 쿠팡CFS 대표는 당시 증인으로 나와 취업규칙 원상복구와 퇴직금 지급을 약속했다. 그 직후 해당 사건을 맡았던 문지석 부장검사가 "사건이 신속하게 회복이 돼서 사회적 약자인 근로자들이 200만 원 정도 되는 퇴직금이라도 신속하게 받게 됐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하며 눈물을 쏟았고, 이 장면은 큰 주목을 받았다.

[관련 보도] 검찰의 쿠팡 봐주기 의혹 연속보도 https://omn.kr/2ffgu

문지석 검사가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검찰이 쿠팡CFS 퇴직금 미지급 사건을 무혐의·불기소 처분을 내린 것에 대해 "사회적 약자인 근로자들이 200만 원 정도 되는 퇴직금이라도 신속하게 받게 되면 좋겠다"라며 "이 과정에서 부적절한 행동을 했던 공무원들이 잘못이 있다면 저 포함해 모든 사람이 잘못에 상응하는 처분을 받았으면 좋겠다"라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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