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훈 전 대통령경호처 차장이 10월 1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찰청, 한국도로교통공단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유성호
김 전 차장은 또 윤씨가 1월 10일과 12일 경호처 부장급과 점심을 먹으며 '총' 관련 발언을 했다는 다른 참석자 진술과 관련해 "저는 기억이 없어서 참석자 중 한 명에게 물어봤다"고 말했다. 그는 "그 부장 얘기로는 대통령께서 '북한이 핵무기가 있어도 감히 덤비지 못하는 이유가 국방력이나 현무5가 있어서'라고, 힘에 의한 평화를 말씀하면서 언급했기 때문에 총기 사용으로 오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고 했다. 그런데 '다른 부장'은 김 전 차장과 함께 체포방해 혐의를 받고 있는 이광우 전 경호본부장이었다.
김 전 차장은 "하나하나의 디테일한 워딩은 모르겠다"면서도 "전체적인 느낌을 받은 것은 뭐였냐면, '물리적 충돌을 피해라'라는 말씀으로 해석했다. 총기를 사용해라 이런 워딩 하나하나를 들으면 자극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전반적인 분위기는 그렇다. '몸집이 커야 협의가 들어오는 거다"라고 말했다. 자신이 대통령의 총 관련 발언을 듣고 무장한 대테러팀의 '위력순찰'을 잘 실시하겠다고 말한 기억도 없다고 했다.
김 전 차장은 12월 7일 오후 대통령과 통화할 당시 "비화폰 운영 규정에 대해 하문하셨고, '그 수사받는 사람들 말야. 비화폰 그냥 놔두면 되겠어? 아무나 열어보면 비화폰이냐. 조치해야지.'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했다. 당시 대통령은 '수사받는 사람들'을 특정하진 않았지만, 자신이 곽종근·여인형·이진우 세 사령관을 떠올렸고, 관련부서에 "보안조치해야 되지 않겠냐"고 했다고도 증언했다. 하지만 '보안조치'는 로그아웃에 불과하며, 그렇게 하더라도 비화폰 정보는 유지된다고 강조했다.
답변 아쉬우면 "혹시 기억…" 특검 직접 맞받아치기도
윤석열씨는 이 정도 진술도 부족한 모양이었다. 그는 반대신문 과정에서 "한번 잘 생각해보라"며 "그 당시까지 비화폰 지급 대상자 중에 직무배제되거나 탄핵발의가 되어서 그만두거나 보직이 바뀌거나 한 사람이 딱 10명 있었다. 아까 그 세 사람 말고도"라고 말했다. '수사를 의식한 게 아니었다'는 취지였다. 이어 "제가 분명히 증인한테 얘기했다. '홍장원 비화폰 통화내역 언론에 까진 거 봤냐'"라며 "저한테 '홍장원 케이스는 보안사고'라고 말한 게 혹시 기억나는가"라고 물었다.
"네. 기억나는 것 같다."
김 전 처장이 답했다.
윤씨는 오전재판에서 배우자 김건희씨를 '영부인이었던 김건희'라고만 지칭한 특검 측에 화를 내기도 했다(관련 기사 :
김건희-김성훈 메시지 공개... 역정낸 윤석열 "여자가 물어본 걸 갖고" https://omn.kr/2fv8u). 오후재판에서는 자신에게 불리한 경호처 관계자들 진술을 '허위'라고 평가하는 송진호 변호사의 질문에 차병곤 검사가 "부적절하다"고 지적하자 갑자기 크게 웃었다.
"의견을 묻는 게, 사실은 검찰 측이 더 많이 묻는다."
이날 윤씨가 재판부 입정 후 법정에 나올 때마다 변호인단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후재판 전 미리 증인석에 앉아있던 김 전 차장도 마찬가지였다. 송진호 변호사는 김 전 차장을 향해 "(1월 15일 대통령 체포 후) 공수처로 이동과정에서도 경호관으로서 끝까지..."라고 발언하다가 갑자기 말을 잇지 못했다. 대타로 나선 유정화 변호사는 "경호관으로서 끝까지 경호 책임을 다하지 않았나"라며 김 전 차장을 치하했다. 송 변호사는 잠시 코를 훌쩍였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