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0.30 19:56최종 업데이트 25.10.30 19:56
  • 본문듣기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이 7월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열린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권 후보자에게 자료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유성호

유영하 국민의힘 국회의원의 이른바 '고릴라 그림' 논란이 당사자의 해명과 사과로 마무리됐다. 그러나 유영하 의원의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과거 다른 국회의원들의 국회 내 '딴짓' 사건들이 재차 회자하고 있다.

유영하 의원은 지난 27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등을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 현장에서 연필로 고릴라 그림을 그렸다. 당시는 다른 의원의 질의가 진행 중인 상황이었다. 노트북 화면에 고릴라 사진을 여러 장 띄운 유 의원은 이 중 캐리커처 그림을 연필로 따라 그리고 있었는데, 이 장면이 <서울신문> 보도로 알려지면서 크게 화제가 됐다.

당시 유 의원과 의원실 측에서는 여러 매체의 질문에 명확한 해명을 하지 않았다. 세간의 이목이 계속 집중되자, 지난 29일과 30일에 걸쳐 유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그는 "국감장에서 비록 짧은 몇 분이지만 그림을 그린 딴짓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라며 "실수한 것이고 변명할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어렵게 준비해서 질의한 것은 온데간데없고 남은 건 고릴라 그림뿐이라 허탈하지만 다 내 탓이기에 어쩔 수 없다"라면서도 "잠깐의 일탈로 인한 것이지만 나를 돌아보면서 초심으로 돌아가 자리의 무거움을 새삼 깨닫는다. 지지해 주시고 응원해주시는 분들께 송구한 마음을 전한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경위야 어찌 되었든 국감장에서 집중하지 못한 모습을 보여 미안한 마음이고 질책을 피할 생각도 없다"라며 "본의야 어떻든 간에 잘한 건 아니다"라고 잘못을 인정하는 모습도 보였다.

국회의원들이 국회 본회의장이나 상임위원회 회의실에서 공무에 집중하지 않아 빈축을 사는 게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처럼 대놓고 자는 모습이 포착되는 경우도 부지기수이다.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가 한나라당 국회의원 시절, 모니터 앞에서 '볼펜'을 세우는 사진은 무려 2013년부터 때만 되면 소환되는 유명 '짤방(잘림방지용 이미지)'이 됐다.

<오마이뉴스>가 여야를 막론하고 대표적인 사례 몇 가지만 추려보았다.

[이춘석] 주식 차명 거래 의혹 불거져 상임위원장직 사임... 제명 조치까지

차명 주식거래 의혹을 받는 무소속 이춘석 의원이 지난 8월 15일 마포구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청사에서 조사를 마친 뒤 귀가하고 있다. 2025.8.15연합뉴스

가장 최근에 논란이 됐던 것은 이춘석 국회의원의 주식 차명 투자 의혹이다. 이춘석 의원이 지난 8월 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스마트폰으로 주식거래를 하는 장면이 <더 팩트> 카메라에 포착됐다. 그런데 화면 속 계좌주는 이춘석 의원이 아니라 그의 의원실 보좌관이었다. 당시 해당 보좌관은 "제가 주식 거래를 하는데 의원님께 주식 거래에 관한 조언을 자주 얻는다"라며 "어제 본회의장에 들어갈 때 자신의 휴대폰으로 알고 헷갈려 들고 들어갔다. 거기서 제 주식창을 잠시 열어 본 것 같다"라는 해명을 내어 놓았다.

당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이었을 뿐만 아니라 국정기획위원회 경제2분과장을 맡았던 이춘석 의원이었기 때문에, 해당 주식창에서 드러난 보유 종목과 액수도 논란이 됐다. 이해충돌 여지가 다분했기 때문이다. 결국 정청래 대표가 직접 진상조사를 지시했고, 이춘석 의원은 법사위원장직을 내려놓는 것은 물론, 자진 탈당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징계 회피를 목적으로 한 탈당으로 보고 그를 제명했다.

당사자인 이춘석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두 차례에 걸쳐 사과문을 내어 놓았다. 그는 "타인명의로 주식계좌를 개설해서 차명거래한 사실은 결코 없으며, 향후 당의 진상조사 등에 성실히 임하겠다"라며 "신성한 본회의장에서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 의원은 "변명의 여지없이 제 잘못"이라며 "저로 인한 비판과 질타는 오롯이 제가 받겠다"라고 알렸다.

[김남국] 국회 공식 일정 중 200여 차례 코인 거래... 재판부도 "바람직하지 않다"

김남국 의원이 2023년 8월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리특위 제1소위원회에 출석하고 있다.남소연

현재 대통령비서실 디지털소통비서관을 맡고 있는 김남국 전 국회의원은 국회 상임위원회 도중 '코인 거래' 사실이 드러나 거센 비판을 산 바 있다. 김남국 전 의원의 가상화폐 자산 보유 관련 논란이 일던 2023년 5월, 그의 가상화폐 지갑 거래 내역이 보도되면서 비판 여론이 고조됐다. 거래 일시를 확인해 보니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전체회의를 열고 10.29 이태원 참사 현안 보고를 받던 때에도 코인 거래를 한 게 확인된 탓이다.

당시 민주당은 10.29 이태원 참사 원인 중 하나로 마약 수사로 인한 경찰력 부족을 짚으며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공방을 주고 받았다. 김 전 의원 역시 이 점을 짚었는데, 본인의 질의가 끝난 7분 후, 이날 회의가 종료되기 8분 전에도 코인 거래 내역이 드러났다. 이외에도 한동훈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도중이었던 2022년 5월 9일에도 15차례 코인 거래가 이루어지는 등 국회 일정 가운데에도 수시로 가상자산에 실시간 투자했다. 이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윤리심사자문위원회는 김남국 전 의원이 국회 상임위원회 혹은 소위원회 일정 중 최소 200회 이상 이같은 거래를 했던 것으로 확인했다.

김 전 의원은 당시 본인에 대한 당의 징계가 이루어지기 전 자진 탈당했고 한동안 잠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여야 동수로 구성되어 있던 국회 윤리특위 소위는, 민주당이 그의 징계에 반대하며 안건을 통과시키지 못했다. 김 전 의원은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고, 그의 위계공무집행 방해 혐의는 무죄로 확정됐다. 다만, 항소심 재판부는 무죄 판결을 내리면서도 "피고인이 (입법) 공백을 악용한 행위가 국회의원으로서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박원석] 국회 본회의장에서 '조건만남' 검색 논란... 여성계도 비판

정의당 박원석 대선준비단장이 2021년 6월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대 대선 준비단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여영국 대표.공동취재사진

시사 방송 패널로 활발히 활동 중인 박원석 전 정의당 국회의원도 유사 사례가 발생할 때마다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인물 중 한 명이다.

지난 2015년 9월 2일, 당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원내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던 도중이었다. 국회 본회의장에 있던 박원석 전 국회의원의 휴대전화 화면이 <포커스뉴스> 카메라에 잡혔는데, 그의 화면 검색창에는 '조건만남' 네 글자가 띄워져 있었다. 국회 안에서 '조건만남'이라는 부적절한 단어를 검색하고 있었느냐는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

박 전 의원 측은 당시 본인의 트위터를 검색하려다가 '조건만남'이라는 검색어가 떠서 클릭했다가 창을 닫았고, 이후 다른 글을 검색하려고 했으나 해당 단어가 자동 완성 기능으로 만들어져 입력되어 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박 전 의원은 이후 보도자료를 통해 입장문을 내고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오늘 본회의장에서 회의에 집중하지 않고, 부주의한 행동을 한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며 "앞으로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정의당 역시 공식 사과 입장을 밝히며 '부적절한 개인 행동'이었다고 규정하고 '스마트폰 자제령'을 내렸다. 그러나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여성계는 본질적인 대처가 아니라며 비판을 이어갔다.

[권성동] 국정감사 도중 비키니 검색... SNL 출연해 회고하기도

통일교 측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를 받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9월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며 심경을 밝히고 있다.이정민

권성동 국민의힘 국회의원 또한 자주 호명되는 인물이다. 2014년 10월 8일, 당시 새누리당 소속이었던 그는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장에서 본인의 휴대전화로 비키니를 입은 외국인 여성의 사진을 보다가 <머니투데이> 'THE 300' 카메라에 찍혔다. 해당 여성은 플레이보이 모델 티파니 토스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은 물론이고 여성계에서도 거세게 권 의원을 비판했다. 권 의원은 비판이 거세지자 다음날인 9일 "스마트폰으로 환노위 관련 기사 검색 중 잘못 눌러 비키니 여성 사진이 뜬 것"이라며 "의도적인 것이 아니었다"라고 해명했다. 이후에도 권 의원은 여러 차례 당시 상황을 언급했다. 2023년 1월 SNL 출연 당시에는 "기사 검색하다가 우연찮게 그 화면이 나왔는데, 잠시 뭐 한 1, 2초 봤나?"라며 "그때 탁 찍어가지고..."라고 말했다.

2024년 11월 방송된 MBN '가보자GO' 프로그램에서는 "그때 나는 마지막 질의가 끝난 상태였다. 나머지 분들 질의를 듣다가 뉴스를 봤다"라며 "연예 면을 보다 그렇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민주당 보좌진이 본인 의원실의 국회의원을 찍는다고 내 뒤에서 그걸 찍고 기자에게 넘겼더"라며, 당시 함께 출연한 배우자를 향해 "(아내에게) 아주 혼났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취재후원

독자의견


다시 보지 않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