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15일, 정부가 최근 서울과 경기도 일부 지역의 집값 과열에 대응하고자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개 지역을 규제지역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연합뉴스
부동산 백지신탁제의 방향과 내용은 이미 시민단체와 정치권에서 제시됐습니다. 진보당은 지난 28일 백지신탁제 도입을 골자로 한 공직자윤리법 개정안 추진 방침을 밝혔는데, 초안에는 고위공직자가 '실거주 목적 1주택' 외의 모든 부동산을 취득 90일안에 팔거나 백지신탁 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적용 대상은 재산공개 대상 공직자와 부동산 정책관련 기관 소속 고위공무원입니다. 주택 외 부동산은 불가피한 경우 심사를 거쳐 소유할 수 있게 했습니다. 앞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도 같은 내용의 백지신탁제 추진을 촉구했습니다.
정치권에서도 원론적으론 찬성한다는 입장입니다. 경실련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총선을 앞두고 원내 5개 정당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책질의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부동산 백지신탁제에 '찬성' 입장을 밝혔습니다. 다만, 민주당은 "백지신탁제가 처분 위주의 제도로 운영되고 있으므로 보완이 필요하다"고 했고, 국민의힘은 "22대 국회에서 양당 간 면밀한 논의가 필요한 사항"이라고 답했습니다. 부동산 백지신탁제 도입을 위해선 보다 면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데 방점이 찍힌 것으로 해석됩니다.
문제는 여야가 얼마나 적극적으로 부동산 백지신탁제 도입에 응하겠느냐는 겁니다. 지난 20대 국회에서 민주당의 부동산 백지신탁제 입법 시도가 있었지만 흐지부지 됐습니다. 원희룡 전 국토부장관은 2020년 부동산 백지신탁제를 국민의힘 당론으로 채택하자고 했으나 빈말에 그쳤습니다. 이재명 대통령도 3년전 첫 대선 출마 때 "고위공직자는 부동산도 백지신탁해서 투기를 못하게 확실히 막겠다"고 공약했지만 이번 대선 때는 이에 대한 입장을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이와 관련해 국회입법조사처는 지난달 한 보고서에 "부동산 등으로 백지신탁제 적용 범위를 확대하면 이해충돌을 효과적으로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내용을 밝힌 바 있습니다.
정치권 일각에선 부동산 백지신탁제가 재산권을 침해해 위헌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반대 이유로 들지만 얼마든지 위헌 소지를 피할 수 있다는 게 법조계의 대체적인 시각입니다. 백지신탁 의무 면제 등 적절히 예외를 설정하는 방식으로 재산권 침해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겁니다.
시민사회에선 부동산 문제로 이재명 정부의 개혁 동력이 떨어지는 상황은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부동산 정책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높이고 집값 상승 분위기도 가라앉히려면 여당이 앞장서 부동산 백지신탁제를 도입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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