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1.06 12:04최종 업데이트 25.11.06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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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제안위원회'는 생활 현장에서 느끼는 문제와 정책 아이디어를 직접 제안하는 참여형 의제 제안 프로젝트입니다. 시민과 정부를 연결하는 가교로서 다양하고 생생한 목소리를 전달해 국민주권정부의 정책을 만드는 과정에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합니다.[편집자말]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 서울시립승화원 제1묘지 무연고 사망자 추모의집에서 열린 제5회 무연고사망자 합동 추모위령제에서 추모객이 흐르는 눈물을 닦고 있는 모습. 2021.10.15연합뉴스

'무연고 사망자'가 계속해서 늘고 있다. 2020년 3136명, 2021년 3603명, 2022년 4842명, 2023년 5415명, 2024년 6139명으로 증가 추세는 좀처럼 꺾일 생각이 없다. 특히 지난해의 통계를 살펴보면 서울시와 경기도의 경우 1000명을 넘겼고, 다른 도심지 또한 수백 명에 달하고 있다. 단순하게 계산하더라도 매일 장례를 치러야 하며, 때에 따라서는 하루에 여러 명의 장례를 치러야 하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무연고 사망자'는 왜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일까? 수천 명 '무연고 사망자'의 마지막 존엄은 잘 지켜지고 있을까? 이 두 가지 물음에 대한 국가의 공식적인 답변은 없다. 당연한 일이다. 앞서 언급한 통계조차 '국가 통계'라고 부를 수 없으니까. 현재 상태를 제대로 파악하고, 진단 내리지 않았으니 이유를 모를 수밖에 없다. 결국 한국은 앞선 두 물음에 대해 '잘 모른다'라고 답할 수밖에 없다.

국가 통계가 없는 이유

올해 7월에 국회의원이 보건복지부에 통계를 요구하기 전까지 2024년의 '무연고 사망자' 통계는 존재하지 않았다. 이상한 일은 아니다. 사실 '무연고 사망자' 통계는 늘 그랬다. 언론이 정보 공개 청구를 하거나, 의원실의 요청이 있거나 하지 않으면 통계는 만들어지지 않았다. 그렇게 요청으로 만들어진 통계는 신뢰하기도 어려웠다. 각 기초자치단체에 공문을 보내 개별적으로 받은 통계를 단순 취합했기 때문이다.

일례로, 올해 보건복지부가 취합한 서울시의 2024년 '무연고 사망자'는 모두 1365명이다. 하지만 서울시 공영장례지원·상담센터가 2024년에 공영장례를 지원한 '무연고 사망자'는 모두 1391명이다. 26명의 오차가 발생한 것이다. 심지어 이 오차는 이해의 영역을 벗어나 있다.

시설 등에서 장례를 치른 '무연고 사망자'의 경우 서울시 공영장례지원·상담센터가 장례를 지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수를 파악할 수 없다. 그러니까 오차가 발생한다면, 보건복지부의 통계보다 상담센터의 통계에서 '무연고 사망자' 수가 적어야 한다. 상담센터가 파악할 수 없었던 '무연고 사망자'까지 취합된 결과일 테니까.

하지만 보건복지부의 통계를 살펴보면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무연고 사망자' 수가 더 적었다. 통계의 가장 기본인 수에서 차이가 발생하는 것은 올해의 문제만이 아니다. 2018년과 2019년에는 보건복지부의 '무연고 사망자' 통계가 발표 때마다 수가 달라지는 상황도 발생했다.

외국인 '무연고 사망자'의 지방을 태우고 있다.나눔과나눔

이런 일이 벌어지는 이유는 '무연고 사망자'의 행정 주체가 기초자치단체기 때문이다. '장사 등에 관한 법률'(아래 장사법)의 제12조의1은 이렇게 명시하고 있다.

"시장등은 관할 구역 안에 있는 시신으로서 연고자가 없거나 연고자를 알 수 없는 시신에 대해서는 조례로 정하는 바에 따라 장례의식을 행한 후 일정 기간 매장하거나 화장하여 봉안하여야 한다."

즉, 법률상 책임 주체에 국가가 빠져있는 것이다. 따라서 보건복지부나 통계청은 '무연고 사망자'의 통계를 매년 정확하게 발표할 의무가 없다. 요청에 따라 기초자치단체의 통계를 취합만 하면 되는 것이다. 만약 통계를 신뢰할 수 없다면, 그것은 기초자치단체에서 통계를 잘못 낸 탓이다. 기초자치단체의 입장에선 어떨까? 본인들은 제대로 통계를 보냈으니, 취합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거나, 다른 지방의 문제일 것이라 이야기할 수 있다. 결국, 끝이 없는 '책임 떠넘기기'가 시작될 것이다.

대응은 제대로 하고 있을까?

이해는 되지 않지만, 신뢰할 수 있는 국가 통계가 없다는 것을 일단 납득하고 넘어간다면 두 번째 물음이 남는다. '무연고 사망자'의 마지막 존엄은 지켜지고 있는가? 앞서 '잘 모른다'라고 답하긴 했지만, 이 '잘 모른다'는 사실 '그렇지 않다'에 가깝다.

'무연고 사망자'의 행정 주체는 기초자치단체다. 장사법 제12조의1은 '조례로 정하는 바에 따라 장례의식을 행한 후 일정 기간 매장하거나 화장하여 봉안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즉, 기초자치단체의 조례 유무에 따라 '무연고 사망자'에게 장례의식이 지원될 수도, 아닐 수도 있다. 만약 조례가 있더라도 자치구의 재정·행정력에 따라 장례의식이 지원되지 않을 수도 있다. 설령 장례의식이 지원되더라도 부고 등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의도와 반대로 '외롭고 쓸쓸한' 장례의식이 될 수도 있다. 형식만 남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자신이 '무연고 사망자'가 될 것이라 예상되어 서울시 공영장례지원·상담센터에 상담을 요청한 내담자가 자신의 지역에 조례가 없거나, 있어도 시행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낙담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서울시의 경우 원칙적으로 모든 '무연고 사망자'에게 장례의식을 지원하고 있지만, 다른 지자체의 경우 그렇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죽는 것도 서울 가서 죽어야 하나요?"라는 말은, 그래서 실제로 빈번하게 들려온다. 죽음 이후의 과정마저도 지역 격차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 '무연고 사망자'가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에서만 발생한다면 이는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무연고 사망자'는 지역을 가리지 않고 발생한다. 여기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장례문화진흥원은 별빛버스 사업을 통해 어려움이 있는 지자체를 지원하고 있지만, 발생빈도와 자체 지원 현황 등을 고려하여 서울·인천·경기·부산·제주는 제외하고 있다.

이제는 국가가 나서야 한다

국가가 무연고 사망자에 대한 지원 주체가 되어야 한다. [이미지 정연주 제작]연합뉴스

이렇듯 '무연고 사망자'에 대한 장례의식 지원이나 통계 구축 등은 모두 기초자치단체의 역량에 맡겨져 있다. 우리가 '무연고 사망자'에 대해 잘 모르는 이유는 그 때문이다. 잘 모르다 보니 현장에서는 늘 같은 문제와 어려움을 마주한다. 수년째 이야기해도 개선의 여지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장례의식의 지역 격차, 사망진단서 발급의 어려움으로 인한 '무연고 사망자' 발생(놀랍게도 자녀가 있을 경우 형제자매는 사망진단서를 발급받을 수 없다. 그래서 고인이 '무연고 사망자'가 되는 경우도 있다), '무연고 사망자'의 장례주관자에게 장지를 선택할 권한이 때에 따라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한 것 등 여러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다.

핵가족도 옛말이 되어 1인 가구가 대두되고 있는 현재 한국 사회에서, '무연고 사망자'의 증가는 덮어둘 수 없는 사회 문제가 되었다. 그러니 이제는 '무연고 사망자'에 대해 잘 알아야 하는 시점이다. 왜 고인이 '무연고 사망자'가 될 수밖에 없었는지를 알아야 한다. 지역 격차 없이 '무연고 사망자'에게 장례의식이 지원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 '무연고 사망자'와 자주 혼용되는 '고독사'의 경우 '고독사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을 만들 때 국가 또한 책임 주체로 명시해 두었다. 고독사가 각 기초자치단체를 넘어서, 전국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그랬을 것이다. 이처럼 '무연고 사망자' 또한 국가가 책임 주체가 되어 나서야 한다. 각 기초자치단체의 역량에 맡기는 지금의 방식으로는 현 상태의 진단조차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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