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0.26 10:19최종 업데이트 25.10.26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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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물류센터 모습.쿠팡

결국 고용노동부가 "쿠팡 취업규칙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검찰의 쿠팡 봐주기·수사 뭉개기 의혹으로 이어진 쿠팡 불기소 토대 상당 부분이 무너진 것이다.

<오마이뉴스>는 노동부가 25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실에 제출한 '쿠팡 CFS 일용직노동자 취업규칙 변경명령 관련' 문건을 입수했다.

앞서 쿠팡 물류센터를 운영하는 쿠팡 CFS(풀필먼트서비스)는 지난 2023년 5월과 지난해 4월 '단기사원 취업규칙'을 변경해 일용직 노동자 퇴직금 지급을 원천적으로 배제했다. 이후 퇴직금을 떼인 노동자들이 엄성환 당시 쿠팡 CFS 대표이사를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위반 혐의로 고소하고 진정서를 제출해 2024년 노동청의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됐다.

입수한 문건에 따르면, 노동부는 '(일용직 노동자는) 관계법령이 정하고 있는 주휴일, 연차유급휴가, 퇴직금의 지급대상이 될 수 없다'라고 규정한 취업규칙 4조 1항을 두고 "법 위반 소지 有(있음)"라고 판단했다. 그 사유로 "근퇴법(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근로기준법상 일용직은 주휴일·연차·퇴직금 지급이 제외된다는 명문의 규정이 없고, 판례도 개별적·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판단(한다)"라고 밝혔다.

또한 퇴직금 정산에 해당되지 않는 기간이 있다면 그 기간만 제외하는 게 아니라 다시 근무 1일 차로 새로 계산하는 '퇴직금 리셋' 규정(4조 2항)에 대해 노동부는 "계속근로가 곧바로 단절된다고 규정한 것은 법령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근퇴법·근로기준법에는 공백기가 있을 시 계속근로기간이 곧바로 단절된다는 취지의 규정이 없고, 판례도 개별적·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판단(한다)"라는 이유를 제시했다.

그밖에 '주휴일과 연차휴가사용이 불가능하다'는 취업규칙 19·20조를 두고 "일용직이더라도 사용근로자의 실질을 갖춘 경우 주휴일·연차유급휴가를 부여해야 한다"면서 "일률적 적용 제외 및 사용자의 재량 규정은 법 위반 소지 有(있음)"라고 판단했다.

노동부는 향후 쿠팡 CFS 일용직 취업규칙 변경명령을 실시하고 미 이행 시 형사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쿠팡의 취업규칙 변경은 사실상 확정된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쿠팡도 취업규칙을 변경하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정종철 쿠팡 CFS 대표는 지난 15일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서 "일용직 근로자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서 이번에 저희들이 다시 (취업규칙을) 원복(원상복구)하는 걸로 의사결정을 했다"면서 "(일용직 노동자들에게) 피해가 없도록 제반 사항을 협의하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쿠팡 물류센터의 모습쿠팡

토대 흔들린 검찰 불기소처분... 검찰 스스로 뒤집을까

노동부의 쿠팡 취업규칙 위법 판단에 따라, 검찰의 쿠팡 불기소처분이 뒤집힐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검찰은 취업규칙이 적법하다는 전제로 엄성환 당시 쿠팡 CFS 대표에 대해 불기소처분을 내렸다.

검찰은 지난 4월 28일 쿠팡 불기소 결정서에서 "노동청 서울동부지청의 심사를 거쳐 취업규칙을 변경하였는바, 본건 취업규칙 변경은 일응 법에서 정한 절차와 요건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검찰은 설령 "(퇴직금) 지급 의무가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피의자에게 법 위반의 고의가 있어야 퇴직급여법위반죄 또는 근로기준법위반죄로 피의자를 처벌할 수 있다"면서 피의자에게 퇴직금 미지급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 주요한 근거 중에 하나로 "적법한 절차와 형식을 거쳐 취업규칙을 변경하였다"는 점을 들었다.

현재 고소인의 항고로,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이 사건을 살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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