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0.24 11:57최종 업데이트 25.10.24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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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비상계엄 하루 뒤 대통령 안전가옥에서 이뤄진 4인 회동에 참석해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이완규 전 법제처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선서를 거부하고 있다. 남소연

"존경하는 위원장님, 저는 국회에서의 증언 감정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2항에 따라 선서를 거부할 수 있는 권리가 있습니다. 이에 따라서 선서를 거부하겠습니다."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제처 대상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이완규 전 법제처장이 선서를 거부했다. 이 전 법제처장이 이례적으로 선서를 거부하자 국감장이 일순간 소란스러워졌다.

더불어민주당 법사위원들은 "뭐가 그렇게 당당하느냐", "왜 선서를 거부하느냐"라고 따져 물었고, 이에 이 전 법제처장은 적법한 절차라고 맞섰다. 이 전 법제처장은 "증인에 대한 증언 거부권도 헌법과 법률에 따라서 인정되는 권리다", "저는 저한테 부여된 권리에 따라서 선서를 거부할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니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라고 밝혔다.

이 전 처장은 전날(23일) 오전 법사위가 의결한 위증 혐의 고발('국정감사 증인 고발의 건')이 증언 거부의 주요 이유라고 주장했다.

단상에 선 그는 "지금 위원님들이 저를 고발하지 않으셨느냐. 고발하신 분들이 저를 불러다가 조사하겠다는 것이, 그게 적정 절차이냐"라며 헛웃음을 짓기도 했다. 그러면서 "어쨌든 저는 선서를 거부하겠다"라고 통보했다. "저한테 온 증언 출석요구서의 신문 여지가 안가 모임 관련"이라며 수사 중인 사항이라 말하지 않겠다는 이 전 처장의 입장이다.

이 전 법제처장은 2024년 12.3 비상계엄 선포 직후인 4일 삼청동 대통령 안가(안전가옥)에서 이상민 전 행안부장관, 박성재 전 법무부장관 등과 함께 비공개 회동을 통해 비상계엄 사후 대책 등을 논의했다는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추미애 법사위원장 "정당한 이유 없이 증언 거부시 고발"

국감장에선 이 전 법제처장의 선서 거부 뒤 1분 정도 여야가 마이크가 꺼진 채로 각기 주장을 고성으로 주고 받았다. "헌법을 그렇게 잘 지켜서 내란을 저질렀느냐(김용민)", "증인선서 거부는 국감을 방해하는 행위(장경태)"라는 여당 주장에 야당은 "여기 증인선서(관련)법에 있다(나경원)"는 등 증인 권리라고 맞섰다.

여야 공방을 지켜보던 추미애 법제사법위원장이 "선서는 (일단) 하시고 위원 질의에 대해서 증언 거부를 하는 게 낫겠다"고 했지만 이 전 처장은 '직접 이해관계가 있거나 공정을 기할 수 없는 현저한 사유가 있는 경우, 그 사안에 한정해 감사 또는 조사에 참여할 수 없다'는 국정감사법 조항을 읊으며 이를 거부했다.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3조에 따르면, 증인은 형사소송법 148조(근친자의 형사책임과 증언거부)나 149조(업무상비밀과 증언거부)에 해당할 경우 증언을 거부할 수 있으나, 거부 이유를 소명해야만 한다. 또한 같은 법 12조에 따라, 정당한 이유 없이 증언을 거부한 증인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상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돼 있다.

추 위원장은 "법제처는 대통령에 대한 또는 국정 전반에 대한 법률적 자문 권한이 있고 의무가 있다"며 "내란범이 포고령을 통해 국민 기본권을 탱크로 밀어붙일 때 법제처와 법제처장은 침묵하고 방조했다. 다음날엔 안가 모임을 가졌다. 내란 청산을 위해서 나온 첫 번째 국정감사이니, 공직을 담임했던 자로서는 당연히 증언해야 할 책무가 있는 것"이라고 했다.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이 "이게 무슨 내란청산이냐"라고 항의하자, 추 위원장은 "국정감사 방해가 목적이신가. (증인이) 선서 자체를 못하게 위원들이 엄호하고 계신 건가"라며 "헌법을 그렇게 잘 아는 나경원 의원은 왜 내란범이 국회 침탈할 때 가만히 계셨느냐"라고 쏘아붙였다.

추 위원장은 "증인이 정당한 이유 없이 증언을 거부할 때는 3년 이하 징역, 3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다"며 "관련 법에 따라 법사위가 고발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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