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일 충남 계룡대 대연병장에서 열린 건군 77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에서 열병차량에 탑승해 거수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렇다면 정부의 계획대로 천문학적인 국방비를 지출하면, 자주국방의 핵심인 전작권은 돌아오게 될까? 조건을 떼어내거나 조건을 달리하지 않으면 불분명해진다. 여기서 조건은 박근혜-오바마 시기에 합의되고 후임 정부도 계승한 "북한 핵·미사일 위협 대응 능력 확보, 연합 방위 주도를 위해 필요한 군사적 능력, 안정적인 전작권 전환에 부합하는 한반도 및 역내 안보 환경"을 의미한다.
여기서 첫째 조건은 한국의 대규모 군비증강을, 둘째는 연합훈련을 통한 한국군의 주도적 역할 검증을 의미한다. 셋째 조건은 무엇을 뜻하는지조차 애매하다. 문제는 이 조건이 움직인다는 데에 있다.
한국이 전작권 환수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 대규모 군비증강과 연합훈련을 계속하면, 조선민주주의공화국(조선)은 핵과 미사일 능력을 더욱 강화하고 미국은 새롭고도 까다로운 조건을 추가해 왔다. 이러한 악순환을 직시하지 못하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좌초와 전작권 미환수로 귀결된 문재인 정부의 실패를 반복할 우려가 커진다.
'평화가 경제'가 되려면
이재명 정부는 '평화가 밥이자 경제'라며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완화와 남북·북미대화 재개를 위해 노력하고 있고, 실제로 접경 지역을 중심으로 남북 간의 긴장은 크게 완화되었다. 하지만 대규모 국방비 증액을 통한 자주국방 실현과 방위산업을 "미래의 먹거리"로 삼는 것이 '평화가 경제'라는 슬로건에 어울리는지 성찰해 봐야 한다.
인간은 총알을 먹고 살 수 없고, 총으로 농사를 지을 수 없다. 물론 이러한 지적이 군사력이 불필요하다는 뜻은 아니다. 전쟁이야말로 최악의 민생 파괴이고 전쟁을 막으려면 적정 수준의 군사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민생과 국방의 딜레마를 줄여나가기 위해서는 타자, 특히 군사적 적대국과의 관계 개선이 중요하다. 그런데 딜레마는 이 지점에도 있다. 적대국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군비증강을 선택하면 관계 개선이 있어야 할 자리에는 군비경쟁과 안보 딜레마가 똬리를 틀게 되기 때문이다.
우리의 현실에서 민생과 국방의 딜레마, 남북관계의 딜레마를 풀 수 있는 가장 현명한 방식은 한반도 평화협정에 있다.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면, 전작권 환수의 조건은 자연스럽게 충족되고, 군비통제를 통해 민생을 돌볼 수 있는 여력도 커지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할 사안이 바로 평화협정이라는 뜻이다.
[ 바로잡습니다 - 2025년 10월22일 오후 5시]
*본 기사에서 국방비 순증가분 예상치 계산에 오류가 있었기에 이를 29조에서 83조로 바로잡았습니다. 정확하지 않은 보도로 혼란을 드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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