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용석 위니아전자 노조위원장이 지난 1월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대유위니아그룹 임금체불 관련 청문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아래는 박은진 대유에이텍 부사장. 박 부사장은 박영우 대유위니아그룹 회장의 차녀이다.
남소연
강용석(위니아전자 노조위원장)씨는 이번 국정감사를 누구보다 주목하는 사람입니다. 대유위니아 그룹 계열사로 김치냉장고로 유명한 위니아 전자에서 31년째 일했던 강씨는 2022년 7월부터 경영 악화로 임금을 지급받지 못했습니다.
잠깐일 줄 알았던 임금체불은 3년이 넘도록 해결되지 못했습니다. 2024년 기준으로 대유위니아 그룹 소속 그의 동료 노동자 약 1700명 이상이 임금과 퇴직금을 합하여 약 800억 이상을 체불 당했습니다. 방만한 경영으로 회사를 위기로 몰아넣은 박영우 회장은 노동자 738명에게 임금 및 퇴직금 398억 원을 미지급한 혐의(근로기준법 위반)로 기소 되어 1심에서 징역 4년 형의 유죄판결을 받았습니다.
그는 국회에 나와 그룹법인 소유의 골프장을 매각하는 등 재원을 마련해 임금체불 피해를 막겠다고 약속했지만 약속을 지키지 않았습니다. 박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그룹 계열사 임원으로 재직하던 그의 딸은 노동자들이 임금체불된 기간 중에도 계열사들로부터 약 8억 원 이상의 보수를 받았습니다.
강씨는 위니아 전자 노동조합 위원장으로 국회를 비롯해 정부 기관, 언론에 생업을 작파하고 임금체불로 고통받는 노동자들의 피해를 호소하며 뛰어 다녔습니다. 그러나 지난 7월 법원의 위니아 전자에 대한 파산선고로 강씨를 비롯한 동료 노동자들 전원은 해고 통보를 받았습니다. 임금체불이 시작된 2022년 7월부터 그가 해고된 2025년 7월까지 3년간 지급받지 못한 임금과 전체 근속기간의 퇴직금을 합하면 1억 2000만 원이 넘습니다.
그는 해고 통보를 받은 이후 "대우전자 시절부터 한평생을 바친 회사인데 너무 억울하고 가슴이 아프다"라고 말했습니다.
강씨와 같은 이들이 쌓이고 모여 지난해 임금체불 피해액이 2조 원을 넘은 것입니다. 노동계는 3년으로 제한된 짧은 임금채권의 소멸시효와 '임금채권보장법'상의 제한된 대지급금 한도 등이 체불 노동자들의 피해를 키웠다고 비판합니다. 국회는 이번 국정감사를 통해 대유위니아 임금체불 사건의 구조적 원인을 다시 한번 점검하고 체불 노동자의 피해를 복구할 수 있는 입법 지원 과제를 도출해야 합니다.
노동자 권리 훼손한 검찰의 선택적 기소권 감사해야
정부의 임금체불 사업주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이 노동자들의 피해를 키웠던 점도 국회가 질책해야 합니다. 최근 오마이뉴스의
단독 보도로 알려진 '검찰의 쿠팡 봐주기 의혹'이 대표적입니다.
수사 담당 기관인 고용노동부 부천지청 근로감독관이 쿠팡풀필먼트의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절차 위반 혐의를 들어, 일용직 노동자들의 퇴직금 지급 의무가 있다고 판단해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는데, 검찰이 불기소·무혐의 처분을 내린 사건입니다.
해당 사건에서 인천지방검찰청 부천지청의 한 부장검사는 상급자인 차장검사와 지청장을 대검찰청에 감찰 요청했습니다. 상급자인 차장검사가 변호하는 법무법인 관계 변호사와 소통하며 수사 정보를 공유하고 쿠팡풀필먼트에 유리하게 사건을 처리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입니다.
이번 국정감사에서는 노동 현장에서 노동자의 권리가 검찰의 기소권 남용으로 어떻게 훼손되었는지, '쿠팡 의혹'과 유사한 사건은 없는지를 국회가 꼼꼼히 살펴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를 보호해야 합니다.
▲박영우 대유위니아그룹 회장이 지난 2023년 10월 2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고용노동부 종합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는 모습.
남소연
지난 10월 1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는 전체 회의를 통해 국정감사 계획을 통과시켰습니다. 또한 오랜만에 여야 의원들의 마음이 하나로 모이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주요 의제인 노동 현장의 임금체불 문제 해결을 위해, 박영우 대유위니아 그룹 회장을 증인으로 소환하기로 정한 것입니다.
국민의힘도 박 회장의 증인 소환에 적극적으로 동의했습니다. 조지연 국민의힘 의원은 "(박 회장이) 재판 일정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빠져나갈 것이 아니라, 이번에는 반드시 저희 위원회 차원에서 국감장에 무조건 올 수 있도록 위원장님께서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 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부디 국회의원들의 날카롭고 꼼꼼한 감사로 강씨를 비롯한 임금체불 피해 노동자들의 고통이 멈출 수 있기를 바랍니다. 국정감사 준비로 분주했을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들과 보좌진에게 국민의 한 사람으로 감사하며, 조금 더 노력해 주시길 당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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