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현
문재인 정부의 검찰제도 개혁은 ➀직접수사·인지수사의 경우 6대 중요범죄(부패범죄, 경제범죄, 공직자범죄, 선거범죄, 방위사업범죄, 대형참사)에 한하여 검사의 직접수사개시가 가능하도록 하고, ➁ 검사와 사법경찰간 문제는 i) 상호관계를 수직적 지휘관계에서 상호협력관계로 전환하고, ii) 보완수사는 사법경찰이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예외적인 경우 검사도 보완수사를 할 수 있게 하였으며, iii) 사법경찰에게 1차적 수사종결권을 부여하면서도 고소인·고발인의 이의 등을 통하여 넓은 예외를 인정하였다. 사법경찰이 수사를 종결하더라도 검사에게 종결 사건 기록을 보내 검사가 유죄가 될만하다고 판단할 경우 재수사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하였다. ③법무부 탈검찰화의 경우 검찰출신을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하지 않는 등 일관되게 이를 추진하였다.
문재인 정부 검찰 제도개혁에 대하여는 많은 비판이 있다. 압도적인 것은 윤석열 검찰총장 발탁에 모아져 있으나, 제도개혁에 대한 비판 역시 많다. ➀검찰의 직접수사 문제의 경우 6대 범죄로 수사개시 범위를 좁혔다고 하나, 문재인 정부 이전 특수부 검사들이 주로 수사한 영역들과 비교할 때 질적 차이가 없고, 그러다보니 인지부서 검찰 수사인력이 전혀 감축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 지적은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제도개혁에 참여한 사람으로서 성찰하는 지점이다.
➁검경 수사권 문제에 대하여는 특히 변호사들로부터 집중적인 비판을 받았다. 이 대목은 지금 검찰개혁에서 가장 뜨거운 논점이 되고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필자는 이 비판에 대하여 대체로 동의하지 않는다. 온고지신, 타산지석의 관점에서 비판론의 논지와 그 문제점을 상세하게 살펴보기로 한다(법무부 탈검찰화는 추후 다루기로 하고 여기서는 제외한다).
노만석 검찰총장 직대의 거룩한 어록, 왜 나왔을까
문재인 정부 검경수사권 개혁에 대한 비판론자들에는 선민의식에 기반한 검찰주의자들부터, 이와 반대로 경찰수사 주체성을 인정하면서도 비판적 입장을 갖는 분들까지 여러 층위와 관점이 혼재되어 있어 일률적이지 않다. 그러나 총론적 견지에서 사법경찰이 법률전문가인 검사의 지휘통제를 받아야 한다는 관념은 검찰주의자이든 아니든 공통적인 것으로 보인다.
이 점에서 비판론자들은 사법경찰에 대한 검사의 지휘권을 폐지한 것은 잘못이라고 주장한다. 나아가 검사가 수사의 주재자이고 사법경찰은 그 보조자(라고 쓰고 수하라고 읽는다)이므로 보조자인 경찰수사의 통제와 인권보장을 위하여 검사가 직접보완수사를 하는 것은 이들의 세계관에서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 되고, 이에 역행한 문재인 정부 수사권 조정은 잘못인 것이다. 전건송치주의 폐지는 말할 것도 없다.
이들 비판론자들은 수사란 검사만이 그 법적인 의미를 온전하게 구현할 수 있다고 본다. 더구나 수사에 부수하는 인권침해적 위험요소는 법률전문가인 검사에 의하여서만이 통제될 수 있다고 본다. 얼마 전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은 보완수사권은 검사에게 권리가 아니라 의무라는 거룩한 어록을 남겼는데, 이 말에는 수사를 대하는 검사들의 선민의식 뿐만 아니라 검사우위의 형사사법체계의 관념까지 들어 있음을 여실히 느낄 수 있다. 이들에게 문재인 정부의 수사권 개혁은 형사사법체계를 망치는 것이 된다. 그러나 검찰개혁을 불러온 것은 경찰이 아니다. 검사들의 선민의식에 기반한 오만과 내로남불이 검찰개혁을 불렀다는 점을 이들이 알고 있는지 궁금하다.
문재인 정부의 검경 수사권 개혁의 전제는 검경간 권한의 분산과 상호 통제였다. 비판론자들이 내면에 체화한 검사우위의 형사사법체계에서 검경간 상호 통제는 죽었다 깨어나도 불가하다. 사법경찰이 검사의 수사보조자에 불과한데 무슨 상호통제를 할 수 있겠는가? 상호 통제를 하려면 상호 대등한 독립적 관계가 되어야 한다. 그래서 문재인 정부는 수사주재자-보조자 또는 수직적 지휘관계라는 검경 간의 관계를 탈피하고자 했다. 대등한 상호협력관계에서 각자의 역할은 수사-기소 분리였다. 수사는 경찰이, 기소는 검찰이 담당하는 것으로 영역을 정하였다. 따라서 송치 후 보완수사는 경찰이 담당하는 것이 수미일관된 결론이었다.
수사종결권 문제는 조금 복잡했다. 수사의 끝은 기소·불기소 결정의 문제로 수렴된다. 기소·불기소 여부 판단은 법적 판단의 문제이므로 법률전문가인 검사가 담당하는 것이 맞다는 견해도 충분히 경청할만하였다. 하지만, 전건송치주의 제도 시행의 결과를 냉정하게 돌아볼 때 검찰의 불기소 이유는 경찰의 불기소 이유를 그대로 복붙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검사 1인당 경찰에서 송치된 사건 전부를 다시 리뷰하는 것은 과거 야근과 주말근무를 불사할 때에도 불가능했다. 대법관이 재판기록을 직접 보지 않은 채 상고심을 결정하는 것 만큼이나 검사가 모든 사건을 원점에서 검토하고 기소·불기소를 결정한다는 것 역시 허상이었다. 또한 전건송치주의의 또 다른 문제는 경찰이 수사하다 조금만 어려워지면 대충하고 검찰에 송치해 버린다는 무책임이었다. 사법경찰이 수사지휘를 받는 점과 함께 수사역량이 올라오지 않는 핵심적 문제로 작용했다. 전건송치주의의 허상이 이미 상당부분 노정된 가운데, 사법경찰의 수사의 책임성을 높이고 수사역량을 제고한다는 취지에서 사법경찰에게 수사종결권을 부여한 것이었다.
문재인 정부 시행착오의 교훈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자료사진)
연합뉴스
정부조직법이 통과된 이후 이제 1년의 시간 동안 우리 앞에는 공소청법, 중대범죄수사청과 그리고 검경간 관계를 규율할 형사소송법 마련의 임무가 부여되어 있다. 이재명 정부가 모두 사려깊게 검토하고 국민들 중지를 모아 잘 해나갈 것이라고 믿는다. 다만 문재인 정부의 시행착오로부터 몇 가지만 필자의 의견을 붙인다.
첫째, 검찰개혁의 진정한 본령은 검찰의 탈정치화에 있다는 점이다. 사실 보완수사권이니 전건송치주의니 하는 것들은 모두 수단이며 제도에 불과하다. 정치화된 검찰조직이 이를 악용하니 문제가 되는 것들이다.
둘째, 검찰의 정치화에서 핵심은 수사권이다. 검찰의 고유한 임무가 기소권인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헌법을 개정하지 않는한 검사의 영장청구권 독점은 상수다. 기소권과 영장청구권을 독점한 검찰이 수사권까지 갖고 있어서 검찰의 전횡과 폐단이 누적된 것이고, 그래서 검찰이 정치화된 것이다. 검찰의 탈정치화에 있어서 완전한 수사·기소 분리는 피해갈 수 없는 핵심과제이다. 그러자면 형사소송법 제196조 검사의 수사권 조항 삭제는 반드시 관철해야 한다.
셋째, 경찰수사에 대한 통제는 반드시 필요하다. 두말할 나위가 없다. 다만, 그 통제를 검찰의 수사권을 통해서 한다는 인식과 발상은 검찰 독재를 가능하게 하는 폭탄이 된다. 그게 언제 터질지 모른다. 문재인 정부처럼 임기 중반에 터질 수 있다. 검찰 수사권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도 경찰수사통제는 가능하고 또 가능해야 한다. 윤석열 내란 종식에 있어서 핵심은 검찰수사권 해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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