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이헌승 의원이 부산 서면에서 열린 '조국 파면 부산시민연대 촛불집회'에서 삭발하고 있다. 2019.9.20
연합뉴스
열흘 뒤 열린 국회 대정부질문. 여전히 까슬한 민머리의 이 의원은 당시 이낙연 국무총리를 향해 "특혜의 온상, 조로남불, 위선 조국일가라는 거대한 블랙홀에 빠져들고 있다"라며 "국무총리로서 (조국 장관) 해임을 대통령에게 건의하라"고 촉구했다.
'특혜의 온상, 내로남불'을 지적하기 위해 머리카락까지 내어줬던 이 의원이다. 그런 그의 국토교통위원회 간사 선임 반대 목소리가 면전에서 튀어나온 건, 삭발 후 1년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통상적으로 간사 위원 선임은 각 당에 맡기도록 돼있다"던 관례를 깬 건 문정복 더불어민주당 의원이었다.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이 이 의원을 국토위 간사로 추천했고, 그대로 간사 선임이 이뤄지려던 찰나, 문 의원은 "이의가 있다"라고 했다.
"최근에 MBC의 '스트레이트' 프로그램(7월 26일 방송) 보셨을 겁니다. 2014년도 소위 부동산 3법을 통과시킨 의원님들 중에 국토위원이 계셨습니다. (그 국토위원 중) 지역에 집이 없으시고 강남에 집이 있으신, 그리고 부동산 3법을 통해 대단한 시세 차익을 얻으신 위원님 중 한 분이 이헌승 위원입니다. (이 의원이) 주택 공급과 관련된 여러 가지 안을 심의하고 의결하는 간사라는 중책을 맡는 것 대단히 부적절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국토위 전체회의, 2020년 7월 28일)
2014년 박근혜 정부 당시 강남 발 집값 폭등을 초래한 일명 부동산 3법(민간 주택 분양가 상한제 사실상 폐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 3년간 유예, 재건축 조합원에게 최대 3개의 주택 허용)이 국회를 통과했다. 여당이던 새누리당이 주도했다. 부동산 3법에 찬성표를 던진 의원 가운데 재건축 대상이 되는 30년 이상 아파트를 소유한 의원들이 21명 있었고, 그중 이 의원도 있었다. MBC 스트레이트는 이 의원에 대해 다음과 같이 보도했다.
이헌승 의원은 2014년 당시 재건축 추진 중이던 신반포 한신3차 117㎡를 갖고 있었습니다. 현재 '래미안 원베일리'라는 아파트로 재건축 중입니다. 부동산 3법 통과 이전에 10억 8천만 원이었는데, 아파트는 현재 27억 원, 2.5배나 올랐습니다. 이 의원은 이것 말고도 반포에 아파트 한 채가 더 있습니다. 반포 미도2차 92㎡. 이 아파트도 5억 8천만 원에서 16억 5천만 원으로 3배 가까이 뛰었습니다. (MBC 스트레이트, 2020년 7월 26일)
이 의원은 반발했다. "대한민국 공무원 가운데 강남 3구에 살고 있는 분들은 공무에서 다 손을 떼야 하냐"고 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전세 생활하다 집을 마련했는데 살고 있는 집이 재개발 들어가서 지금 집이 없는 상태"라며 "새로이 살 집이 필요해서 하나 장만했는데 그걸 가지고 투기를 한 것처럼 몰아가는 건 동료 의원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미래통합당 의원들은 "인신공격성 발언"이라고 했고, "미래통합당 간사 뽑는 건 우리한테 맡겨두라"고 했다. 이 의원은 국토위 간사에 선임됐고 다음 해 8월까지 직을 유지했다.

▲2020년 MBC 스트레이트는, 2014년 당시 부동산 3법에 찬성표를 던진 의원들의 강남 부동산 가격이 대거 올랐다는 보도를 내놓았다.
MBC 스트레이트 갈무리
나흘 뒤인 2020년 8월 2일, MBC 스트레이트는 "핵심은 이해충돌"이라며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들이 자기가 큰 이익을 볼 수 있는 법에 대거 찬성표를 던진 게 정당한가라는 문제제기"라고 이 사안을 규정했다. 이 의원이 국토위 간사로 선임된 그 날, 스트레이트 취재진은 회의장 밖에서 이 의원을 기다렸다가 질문을 던졌고 그 내용도 8월 방송을 탔다.
이헌승 : "저는 편파방송하고는 인터뷰 안 해요."
MBC : "그때 부동산 3법 찬성하신 거… 어떤 이유 때문에 하셨을까요?"
이헌승 : "개개인의 투표에 대해서 뭐라 하지 마세요. 이거 치우시고."
MBC : "이해충돌에 위배된다는…"
이헌승 : "제대로 좀 공정보도하세요. 한쪽 말만 듣고 취재하지 말고."
MBC : "그래서 여쭤보잖아요."
이헌승 : "아 됐어. 이야기 안 해!"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지난 3월 관보에 공지한 재산공개 내역에 따르면 이 의원은 서울 서초구 반포에 위치한 '래미안 원베일리'를 보유하고 있다. 해당 평형대의 실거래가는 현재 55억 원가량이다. 두 딸이 절반씩 보유하고 있는 서울 서초구 반포 미도2차(71.49㎡)도 이 의원 재산공개 목록에 포함돼 있다. 이 의원은 지역구인 부산진구에는 따로 주거용 주택 등을 보유하고 있지 않으며, 부산진구 지역 사무실 전세권을 갖고 있다.
다음은 국회의원으로서 헌법 수호 의무가 있는 이 의원의 12.3 계엄 이후 정치적 선택이다.
2024년
12월 4일 : 12.3 비상계엄해제 요구 결의안 투표에 불참했다.
12월 7일 :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에 불참했다.
12월 10일 : 12.3 비상계엄사태 상설특검 수사요구안 표결에서 반대표를 던졌다.
12월 26일 :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동의안 표결에 불참했다.
2025년
1월 6일, 15일 : 윤석열 체포영장 집행 당시 한남동 관저 앞 집결에 참가하지 않았다.
2월 17일 : 헌법재판소 항의 방문에 참가하지 않았다.
3월 1일 : 극우세력의 3.1절 탄핵 반대 집회에 참가했다.
3월 12일 : 탄핵심판 각하 촉구 탄원서에 이름을 올렸다.
6월 5일 :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외환 특검 표결에 불참했다.
7월 14일 : 윤상현 의원이 주최한 리셋코리아 발대식(전한길 연설)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이 3월 1일 극우 기독교 단체 세이브코리아가 주최한 집회에 참석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이헌승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프로필] 부산 4선 의원 "독이 든 성배 들겠다"며 원내대표 선거 출마
1963년 5월 부산광역시 부산진구에서 태어났다. 부산에서 초중고를 졸업했으며, 고려대학교 사회학과를 나왔다. 졸업 후 노스웨스턴 대학교에서 사회학 석사를, 조지 워싱턴 대학교에서 정치관리학 석사를 취득했다.
15대 국회 김무성 신한국당 의원 보좌관으로 정치권에 입문했으며, 16대 대통령 선거에서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의 보좌역으로도 활동했다. 2012년 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부산진구을에 출마해 당선됐으며, 20대·21대· 22대 국회 진출에 모두 성공해 현재 4선이다.
계파색이 비교적 옅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중진 의원으로 전국위원회 의장 및 전당대회 의장 등을 맡았다. 지난 6월, 대선 패배 후 치러진 원내대표 선거에도 출마하며 "이대로 가다가는 계파 간 분열로 분당이라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널지 모른다"라며 "당내 계파를 청산하고 당내 민주주의를 재확립하겠다"고 포부를 밝혔지만 당선되지 못했다. 당시 언론 인터뷰를 통해 "4선 중진의원으로서 당의 어려움을 뒤로 하고 편안함만을 추구해서야 되겠냐는 자책감에 기꺼이 '독이 든 성배를 들겠다'는 결심을 하고 뒤늦게 출마하게 됐다"라고 밝힌 바 있다.
12.7 탄핵박제 105인 시리즈 전체 기사 보기(https://omn.kr/2bxjc)
다음은 12.7 탄핵 보이콧 105인 명단(가나다 순)
12.3 계엄 이후 정치적 선택에 대해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하단 굵은 글씨 표기)
6월 5일, 박수민 의원(서울 강남을)은 "대통령이 동원한 계엄은 명백히 잘못된 일"이라며 같은 당 의원들의 릴레이 반성을 제안했다. 6월 6일, 최형두 의원(경남 창원시마산합포구)은 "대통령이 계엄이라는 엄청난 오산과 오판을 결심하는 동안 여당 의원으로서 아무 역할도 하지 않았다"고 사과했다.
8월 12일, "1년 후에는 다 찍어준다"고 했던 윤상현 의원(인천 동구미추홀구을)은 "12.3 비상계엄은 분명히 잘못된 결정이었다"고 사과하면서 "국민의힘은 지난 과오를 반성하고, 각자가 고해성사하며 서로 또 용서하고 국민으로부터 대용서를 받아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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