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9.15 21:04최종 업데이트 25.09.16 0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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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긴급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2024년 12월 3일 밤 여의도 국회의사당 위에 헬기들이 떠 있다.연합뉴스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로 향하는 특수전사령부 707특수임무단 헬기의 서울 진입을 3차례 보류했던 수도방위사령부 작전처장 김문상 대령이 15일 법정에서 "목적도 모르고 긴급비행을 승인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계엄 선포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며 "가짜뉴스" 같았다고도 했다.

김 대령은 이날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 부장판사)가 심리한 전직 대통령 윤석열씨 내란우두머리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지난해 12월 3일 밤 의문의 긴급비행 승인 요청을 상세히 증언했다. 그는 당시 오후 10시 49분 방공작전통제처장으로부터 '헬기 진입 승인 요청이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 김 대령은 "통상적인 산불 진압 또는 응급헬기 등 긴급 비행인 줄 알고 '뭔데?'라고 질문했다"며 "산불 진화야, 응급환자 수송이야 이런 취지였다"고 했다.

그런데 '목적을 모르겠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김 대령은 "'목적을 확인해오라'고 했다"며 "계엄이 선포된 상태에서 (긴급) 비행이 들어온다는 것은 산불진압 정도라 생각하고 목적을 확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10시 54분경, "다시 방공작전통제처장이 와서 '승인요청이 다시 접수됐다'고 했다. '아까 그거입니다' 하기에 '목적을 물어봤잖아' 했더니 '목적은 얘기 안 한다'고 답변해서 제가 화를 냈다"며 "'다시 확인해보라'고 하고 두번째 보류를 시켰다"고 했다.

"'목적' 물었는데 확인 안된다고... '절대 안된다'고 했다"

하지만 상황이 이상했다.

"두 번째 보류한 상태에서 잠시 잊어버리고 (수방사의 전반적인) 상황을 파악하던 도중에, 방공작전통제처장이 급박하게 막 달려와선 '헬기가 떴습니다'라고 했다. (중략) 당시에는 특전사라는 것을 제가 인지하고 '빨리 전화해서 막으라'고 했다. 왜냐면 서울지역의 방공작전 태세가 갖춰진 상태였다. 무기가 가동되는 상태였기 때문에, 아까 우리한테 요청했던 헬기라면 15분 이내에 (통제구역으로) 들어온다. 그래서 제가 방공작전처장한테 '그 상태에서 헬기가 들어오면 불미스러운 일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빨리 무기 해제시키고, 해당 부대에 절대 들어오면 안 된다'고 통보해주라고 했다. (중략) 제가 너무 완강하게 소리지르고 하니까 방공작전통제처장이 바로 비상주파수 갖고 헬기 조종사한테 무전을 치니까, 헬기가 들어오다가 보류된 상태였다."

헬기는 이후에도 하늘에 계속 떠있었다. 김 대령은 "방공작전통제처장이 구두로 (보고)했는지 기억이 불분명하지만 (목적지) 국회와 (출동병력) 특전사는 알게 됐다"면서도 오후 11시 19분경 세 번째 긴급 비행 승인 요청을 받을 때에도 "목적은 말하지 않은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전사 참모장이 (상관인 수방사 참모장에게) 전화해서 '특전사에서 계속 전화 온다.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 했는데 제가 '절대 안 된다'고 했다"며 "참모장이 나중에 화를 많이 냈다"고도 했다.

결국 헬기는 자정 가까울 무렵 국회에 도착했다. 김 대령은 "저는 주무처장으로서 '(목적을 모른 채) 승인할 수 없다'고 계속 했고, 참모장과 조금 언성이 높아진 상태에서 합참에 문의했다"며 "합참에 문의한 결과 '합참은 관계없다고 한다'는 보고를 받고나서 참모장한테 '그러면 계엄사령관이 육군참모총장으로 지정됐기 때문에 육군본부에 문의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후 11시 31분경, 육본으로부터 '참모총장이 승인했다'는 연락을 받은 뒤에야 비행 승인이 이뤄졌다.

계엄 사전 모의 없어서? 조성현 때문? 변호인단 또 무리수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2024년 12월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 무장한 계엄군이 진입을 시도하자, 당직자와 보좌진들이 이를 막고 있다.유성호

그런데 윤석열씨 변호인단은 헬기 진입을 둘러싼 상황을 '손발이 안 맞은 사례'로 평가했다. 즉 비상계엄이 사전에 계획되지 않았기 때문에 수방사가 특전사의 헬기 진입을 막은 것이라는 얘기였다. 하지만 김 대령은 그들의 질문에 휘말리지 않았다.

- 윤갑근 변호사 : "혼선이 생겼다는 것 자체는 갑작스러운 상황이고, 전혀 준비가 안 돼서 아닌가."
- 김문상 대령 : "사전에 협조해도, 목적을 밝히지 않았다면 보류했을 것이다."
- 윤갑근 변호사 : "그러니까 이 비상계엄이 미리 계획됐다면, 사전에 협조해야 되는 것 아닌가."
- 김문상 대령 : "만약이라고 가정한 상태에선 제가 답변드릴 순 없을 것 같다."

변호인단은 당시 김 대령이 '장갑차가 나가야 된다는데'라는 참모장 말에 '1경비단장이 적극적으로 임무를 수행하는 편이라 장갑차 출동은 안된다'는 취지로 반대했다는 진술을 두고 또 한번 1경비단장, 조성현 대령을 공격하기도 했다. 송진호 변호사는 "평소 조성현 임무 스타일이 어떻기에 이런 답변을 한 것인가"라며 "1개를 지시하면 10개를 이행한다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박억수 특검보는 "인신공격"이라며 이의를 제기했고, 김 대령도 "제가 답변드릴 수 없다"며 선을 그었다.

김 대령은 비상계엄 자체를 "그 당시에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고도 얘기했다. 그는 "군인들은 통상 전시 기준으로 계엄에 대한 연습을 하는데, 그날은 평상시였다"며 "처음에 TV를 보면서 '비상계엄을 선포한다'는 (대통령의) 말을 들었을 때 '가짜뉴스인가? 편집인가?' 그런 느낌이었다. 현실이라고 생각되지 않은 상태"였다고 증언했다. 또 "군이 연루된 자체가 마음 아픈 부분이 있다"며 "진실이 밝혀지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기를 군인으로서 바랄 뿐"이라고 했다.

같은 날, 헬기를 타고 국회로 출동했고 김현태 당시 단장이 단전을 지시하던 현장에도 있었던 특전사 707특임단 박아무개 소령도 증인으로 나와 "정말 테러가 발생해서 계엄이 선포된 줄로만 알고 임무수행을 했다"며 "다시는 이런 일에 저희 707특임단이, 이런 피해를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증언했다. 그는 "그때도, 지금도 707특임단은 국가와 국민에 위협이 발생했을 때 목숨 바칠 각오로 임무수행을 하고 있다"며 "이런 인원인데 왜곡되거나 불명예스럽지 않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특검 "조지호 병합하고 주 4회 재판" vs. 변호인단 "핵심 증인부터 부르자"

이날 내란특검은 재판부가 이 사건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의 재판, 조지호 경찰청장 등의 재판을 좀더 빨리 하나로 합치는 방안을 검토하되, 부득이하다면 조지호 청장 재판이라도 먼저 병합시켜달라고 요청했다. 박억수 특검보는 또 "조지호 사건과 이 사건을 병합하고 전체적으로 주 4회 재판이 진행될 수 있도록 지휘해주길 바란다"며 "병합이 이뤄질 경우 특검은 신속하게 증거조사 절차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증인 수 조정 등을 적극적으로 강구해보겠다"고 했다.

반면 변호인단은 병합 여부를 떠나 김용현 전 장관과 전직 사령관 등 '핵심 증인'을 먼저 신문하는 것이 재판의 속도를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요청했다. 위현석 변호사는 "증인신문 순서를 변경하겠다면 대통령과 접촉한 핵심 증인들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하는 게 합당하다"며 "이 사건의 궁극적인 쟁점은 피고인의 죄책 여부이므로 피고인과 관련된 증거조사를 먼저 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논리"라고 주장했다.

지귀연 부장판사는 "어차피 해야할 사람들인데 10월부터는 해도 되지 않겠나"라고 정리했다. 그는 "저쪽(변호인단)에서는 중요 증인부터 하자는데, 사실관계를 다투는 것은 안 보인다. 결국 내란죄 구성요건에 해당성이 있느냐는 것이고, 고의를 인정할 수 있느냐, 공모관계에 있느냐를 다투는 것 아닌가"라며 "팩트 자체에 (시간을) 많이 소요할 것은 아니니 (양쪽이) 논의해달라"고 했다. 단 변호인단에도 핵심 증인부터 부른다면 "인부(증거 동의 여부)를 먼저 해주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지 부장판사는 또 "외부에서 뭐라 하든 억지로 재판을 빨리 하거나 늘릴 생각이 없다"며 "다만 쟁점별로 다툴 수 있는 부분은 치열하게 다투는 게 낫지, 조사한 사람을 모두 불러서 증인신문하는 게 효율적이지는 않다"고 말했다. 지난 8일 재판부는 최근 내란특별재판부 설치 논란과 관련해 "본 재판부는 주어진 시간적, 물적 여건 하에 최선을 다해서 진행하고 있다"며 "특검과 변호인께서 원만하게 협조해준다면 12월이나 그 무렵 심리를 마칠 수 있을 것"이라고도 밝혔다.

12·3 비상계엄을 선포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석열 전 대통령이 2025년 4월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417호 법정에 앉아 재판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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