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2024년 12월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 무장한 계엄군이 진입을 시도하자, 당직자와 보좌진들이 이를 막고 있다.
유성호
그런데 윤석열씨 변호인단은 헬기 진입을 둘러싼 상황을 '손발이 안 맞은 사례'로 평가했다. 즉 비상계엄이 사전에 계획되지 않았기 때문에 수방사가 특전사의 헬기 진입을 막은 것이라는 얘기였다. 하지만 김 대령은 그들의 질문에 휘말리지 않았다.
- 윤갑근 변호사 : "혼선이 생겼다는 것 자체는 갑작스러운 상황이고, 전혀 준비가 안 돼서 아닌가."
- 김문상 대령 : "사전에 협조해도, 목적을 밝히지 않았다면 보류했을 것이다."
- 윤갑근 변호사 : "그러니까 이 비상계엄이 미리 계획됐다면, 사전에 협조해야 되는 것 아닌가."
- 김문상 대령 : "만약이라고 가정한 상태에선 제가 답변드릴 순 없을 것 같다."
변호인단은 당시 김 대령이 '장갑차가 나가야 된다는데'라는 참모장 말에 '1경비단장이 적극적으로 임무를 수행하는 편이라 장갑차 출동은 안된다'는 취지로 반대했다는 진술을 두고 또 한번 1경비단장, 조성현 대령을 공격하기도 했다. 송진호 변호사는 "평소 조성현 임무 스타일이 어떻기에 이런 답변을 한 것인가"라며 "1개를 지시하면 10개를 이행한다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박억수 특검보는 "인신공격"이라며 이의를 제기했고, 김 대령도 "제가 답변드릴 수 없다"며 선을 그었다.
김 대령은 비상계엄 자체를 "그 당시에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고도 얘기했다. 그는 "군인들은 통상 전시 기준으로 계엄에 대한 연습을 하는데, 그날은 평상시였다"며 "처음에 TV를 보면서 '비상계엄을 선포한다'는 (대통령의) 말을 들었을 때 '가짜뉴스인가? 편집인가?' 그런 느낌이었다. 현실이라고 생각되지 않은 상태"였다고 증언했다. 또 "군이 연루된 자체가 마음 아픈 부분이 있다"며 "진실이 밝혀지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기를 군인으로서 바랄 뿐"이라고 했다.
같은 날, 헬기를 타고 국회로 출동했고 김현태 당시 단장이 단전을 지시하던 현장에도 있었던 특전사 707특임단 박아무개 소령도 증인으로 나와 "정말 테러가 발생해서 계엄이 선포된 줄로만 알고 임무수행을 했다"며 "다시는 이런 일에 저희 707특임단이, 이런 피해를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증언했다. 그는 "그때도, 지금도 707특임단은 국가와 국민에 위협이 발생했을 때 목숨 바칠 각오로 임무수행을 하고 있다"며 "이런 인원인데 왜곡되거나 불명예스럽지 않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특검 "조지호 병합하고 주 4회 재판" vs. 변호인단 "핵심 증인부터 부르자"
이날 내란특검은 재판부가 이 사건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의 재판, 조지호 경찰청장 등의 재판을 좀더 빨리 하나로 합치는 방안을 검토하되, 부득이하다면 조지호 청장 재판이라도 먼저 병합시켜달라고 요청했다. 박억수 특검보는 또 "조지호 사건과 이 사건을 병합하고 전체적으로 주 4회 재판이 진행될 수 있도록 지휘해주길 바란다"며 "병합이 이뤄질 경우 특검은 신속하게 증거조사 절차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증인 수 조정 등을 적극적으로 강구해보겠다"고 했다.
반면 변호인단은 병합 여부를 떠나 김용현 전 장관과 전직 사령관 등 '핵심 증인'을 먼저 신문하는 것이 재판의 속도를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요청했다. 위현석 변호사는 "증인신문 순서를 변경하겠다면 대통령과 접촉한 핵심 증인들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하는 게 합당하다"며 "이 사건의 궁극적인 쟁점은 피고인의 죄책 여부이므로 피고인과 관련된 증거조사를 먼저 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논리"라고 주장했다.
지귀연 부장판사는 "어차피 해야할 사람들인데 10월부터는 해도 되지 않겠나"라고 정리했다. 그는 "저쪽(변호인단)에서는 중요 증인부터 하자는데, 사실관계를 다투는 것은 안 보인다. 결국 내란죄 구성요건에 해당성이 있느냐는 것이고, 고의를 인정할 수 있느냐, 공모관계에 있느냐를 다투는 것 아닌가"라며 "팩트 자체에 (시간을) 많이 소요할 것은 아니니 (양쪽이) 논의해달라"고 했다. 단 변호인단에도 핵심 증인부터 부른다면 "인부(증거 동의 여부)를 먼저 해주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지 부장판사는 또 "외부에서 뭐라 하든 억지로 재판을 빨리 하거나 늘릴 생각이 없다"며 "다만 쟁점별로 다툴 수 있는 부분은 치열하게 다투는 게 낫지, 조사한 사람을 모두 불러서 증인신문하는 게 효율적이지는 않다"고 말했다. 지난 8일 재판부는 최근 내란특별재판부 설치 논란과 관련해 "본 재판부는 주어진 시간적, 물적 여건 하에 최선을 다해서 진행하고 있다"며 "특검과 변호인께서 원만하게 협조해준다면 12월이나 그 무렵 심리를 마칠 수 있을 것"이라고도 밝혔다.
▲12·3 비상계엄을 선포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석열 전 대통령이 2025년 4월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417호 법정에 앉아 재판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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