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9.18 16:01최종 업데이트 25.09.23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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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본사 이희훈

2024~2025년 인천지방검찰청 부천지청 '2인자' 차장검사와 검사 출신 쿠팡 변호인이 수사정보를 유출하거나 공유하면서 쿠팡에 유리한 쪽으로 사건 처리를 논의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문제는 관련 의혹을 밝혀줄 두 사람의 핵심 통신기록 폐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는 것이다.

<오마이뉴스>는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을 통해 A 부장검사의 대검찰청 진정서(감찰 및 수사의뢰서)를 확보했다. A 부장검사는 진정서에서 사법연수원 34기 동기인 김동희 검사와 ②검사 출신 김앤장 법률사무소 소속 B 변호사를 두고 "김동희는 자신이 취급하는 사건의 변호인과 이 사건 관련 사안이나 법집행 관련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라고 주장했다.

김동희 검사는 부천지청 차장검사 부임 전 수원지방검찰청 공공수사부장으로 있었는데, 민주당 인사나 운전기사 등에게 10만 4000원 상당의 식사를 제공해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혐의로 지난 2024년 2월 김혜경 여사를 기소한 바 있다. 김 여사는 1·2심에서 벌금 150만 원을 선고받았다. 김 검사는 지난 8월 인사에서 일선 수사업무를 하지 않는 부산고등검찰청 검사로 발령받았다.

[의혹①] 대검 보완 지시 한 달 뒤, 쿠팡은 대응 논리 의견서 제출

지난 7월 10일 서울고등검찰청 앞에서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쿠팡대책위, 민주노동당 비상구가 주최한 ‘검찰의 쿠팡물류센터 노동자 퇴직금 불기소 처분 규탄 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있다. 쿠팡대책위 공동대표이기도 한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표는 “도대체 어떤 이유로 검찰(인천지검 부천지청)은 쿠팡에게 면죄부를 주려고 안달인가?”라면서 “결론을 조작한 것과 조금도 다름이 없다”라고 주장했다.민주노동당

진정서에 따르면, 2025년 1월 중부지방고용노동청 부천지청(부천 노동청)은 '쿠팡 일용직노동자 퇴직금 미지급 사건'을 기소 의견으로 인천지검 부천지청에 송치했다. 이후 엄희준 지청장은 A 부장검사를 거치지 않고 주임검사에게 무혐의로 정리하라고 지시했다.

A 부장검사는 부천지청 지휘부에 일용직 노동자들이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금 지급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하더라도, 무효 소지가 큰 현재 쿠팡 취업규칙이 아닌 앞선 취업규칙에 따라 지급해야할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에 근로기준법 109조 1항 위반 적용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동자 퇴직 시 14일 내 임금, 보상금, 그밖의 모든 금품 미지급'에 대한 처벌 규정을 언급한 것인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부천지청은 3월 6일 무혐의 의견으로 대검찰청에 보고했는데, 대검찰청 관계자가 전화를 걸어왔고 통화 과정에서 A 부장검사는 근로기준법 위반 검토 필요성을 전달했다. 3월 7일 대검찰청은 근로기준법 위반 여부 검토 필요성 등에 대한 보완 지시를 내렸다. 김동희 차장검사는 이를 엄희준 지청장에게만 보고하고, A 부장검사와 주임검사에게는 공유하지 않았다. 약 한 달 뒤인 2025년 4월 9일 쿠팡 변호인 B 변호사는 근로기준법 위반 여부에 대한 대응 논리가 포함된 추가 변호인 의견서를 제출했다.

쿠팡 쪽에서 대검 보완 지시에 대응하는 변호인 의견서를 제출한 것은 과연 우연일까?

[의혹②] 압수수색 집행 사실 어떻게 알았나

2024년 9월 26일 오전 8시 49분, B 부장검사는 김동희 차장검사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노동청에서 쿠팡을 압수수색한다는 말이 있던데, 혹시 부장님이 노동청에서 신청한 압수수색영장을 청구했나?"

노동청의 쿠팡 CFS 압수수색은 약 2시간 뒤인 이날 오전 11시 진행할 예정이었다. 압수수색 계획은 이를 직접 진행하는 노동청 관계자 극소수만 알고 있었다. 법원에 압수수색영장 청구를 직접 결재한 A 부장검사도 정확한 일시를 알지 못했다.

김동희 차장검사는 이 내용을 어떻게 알았을까.

'사법연수원 동기' 검사와 검사 출신 김앤장 변호사

대검찰청 전경(자료사진).이정민

A 부장검사는 지난해 6월 쿠팡 사건을 처음 맡은 뒤 얼마 되지 않아 쿠팡 변호인 B 변호사와 면담했다. 그는 B 변호사의 발언을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김동희 차장검사와는 검사 시절 친한 동기 언니, 동생일 뿐만 아니라 자녀들이 같은 학교에 다녀 학부모로서 가족 모임도 하는 등 매우 친밀한 사적관계에 있다."

이와 같은 두 사람의 관계와 관련 정황을 뜯어보면, 김동희 차장검사와 B 변호사가 압수수색 계획 등 수사 정보를 유출하거나 공유하고 쿠팡에 유리한 쪽으로 사건 처리 방향을 논의한 것은 아닌지 의혹이 나올 수밖에 없다.

A 부장검사가 김동희 차장검사를 두고 쿠팡 무혐의 처분과 관련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허위공문서작성·행사죄뿐만 아니라, 공무상비밀누설죄와 사건관계인이나 변호인과의 사적 접촉을 금지한 검찰청 공무원 행동강령 제5조의7 위반에 따른 징계와 형사처벌을 요청한 이유다. A 부장검사는 진정서에서 "현 단계에서 먼저 김동희와 B변호사에 대한 통신영장만 청구하더라도 김동희의 부적절한 처신을 바로 확인할 수 있으리라 단언한다"라고 강조했다.

김주영 민주당 의원은 "압수수색 계획이 유출된 당시 김동희 차장검사의 통신기록을 확보해 정말로 수사 정보를 공유한 것인지, 더 나아가 사건 처리 방향을 논의한 것은 아닌지 진실을 확인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통신사는 통화 내역을 1년 동안만 보관한다. 지난해 9월 26일 압수수색 당시 통화 기록을 확인할 수 있는 날은 10일도 채 남지 않았다.

김동희 검사 "우연히 같은 학교 보낸 것... 부당하게 처리 안 했다"

김앤장 법률사무소연합뉴스

김동희 검사는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수사 정보를 공유하거나 사건을 부당하게 처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보통의 변호사들이 검사와 친하다고 말하는 게 변론의 방식일 수 있고, (B 변호사가 A 부장검사한테) 저와 친하다고 말을 했을 수 있지만, 가족 모임 하는 사이라는 것은 허위다. 가족끼리 만날 이유가 없다"라고 말했다. "제가 아는 변호사가 한두 명인가. 나랑 친하다고 하면 사건을 다 봐주겠느냐. 아는 변호사가 왔다는 것만으로 어떻게 사건을 봐주느냐"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자신과 B 변호사가 우연히 자녀를 서울 강남의 같은 고등학교에 보낸 것은 맞다고 했다. "서울 대치동에 법조인들이 얼마나 많이 살고 있나. 검사도 변호사도 다 대치동 산다. 그 안에서 아이를 키우는데, (자녀가) 원하는 학교가 아닌 강제 배정받은 학교에 우연히 (B 변호사) 자녀가 다니고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사 정보를 공유했다는 주장에는 "말도 안 된다. 그러면 검사하면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9월 26일 노동청 압수수색 계획을 어떻게 미리 알고 사전에 A 부장검사에게 전화했냐고 묻자 "당시 언론보도를 보고 전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압수수색 당일 전화 여부를 재차 확인했지만, 김 검사는 "아닐 것이다. 진짜 무고"라고 답했다.

김 검사와 수사정보 공유 의혹에 대해 <오마이뉴스>는 김앤장 B변호사에게 전화와 문자를 통해 3일 넘게 문의했지만 답을 받지 못했다.

[관련기사]
[기획①] "핵심 증거 누락"...검찰의 쿠팡 불기소 전말을 공개합니다 https://omn.kr/2fbhs
[기획③] '일용직 퇴직금' 삭제한 쿠팡...검찰은 '스모킹 건' 빼고 면죄부 https://omn.kr/2fc2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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