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4년 2월 15일 당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충북대학교 오창캠퍼스에서 열린 '지역 거점대학 경쟁력 강화' 정책간담회에서 모두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렇다면 쇠락하고 소멸해 가는 마산, 혹은 지역을 어떻게 되살릴 것인가? 지역 국립대학 선생으로 나는 '서울대 10개 만들기'라는 쟁점에 대해서만 간략히 적고 싶다. 서울대에 버금가는 지역 국립대를 지원하고 키우는 기본 발상에는 동의한다. 지역의 몰락과 함께 지역 국립대도 몰락해 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만약 상당한 교육재정을 투입해서 앞으로 비수도권에 서울대 수준의 국립대 10개를 만든다면 극심한 수도권 집중, 지역 불균형 문제가 해소될까? 몇 년 전에 나를 찾아왔던 졸업생을 기억한다. 이런 얘기를 들었다. "졸업하고 대전의 작은 기업에 취직했지만, 몇 가지 문제가 있어서 회사를 옮기고 싶다. 가능하면 대전에서 새로운 직장을 구하고 싶지만 그런 기업이 별로 없다. 어쩔 수 없이 서울로 갈까 고민한다. 하지만 아는 사람도 없고 만만치 않은 서울 주거비, 생활비를 감당할 자신이 없다." 고민을 듣고 나서도 뾰족한 답을 주지 못했다.
내 질문은 이것이다. 서울대 10개에 해당하는 지역 국립대를 졸업한다고 해도, 그가 생활하는 지역에 취업할 만한 기업이 없다면, 결국 그들은 또 서울, 수도권으로 이동해야 한다. 청년이 떠난 지역은 살아나지 못한다. 대학(교육)-기업(취업)-정착(생활)으로 연결되는 지역 삶의 생태계가 필요한 이유다.
서울대 수준의 지역 대학만 키운다고 될 일이 아니란 뜻이다. 누군가 말했듯이, 한국 사회는 교육, 주거, 취업 등에서 남북 분단만큼이나 심각한 분단 상황에 놓여 있다. 이재명 정부는 대선 공약으로 내건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을 빠르게 마무리하고, 관련 공공기관과 기업 이전도 추진한다고 한다. 필요한 일이다. 덧붙이자면 지역 대학 학생이 취업할 만한 공기업과 민간 기업이 지역으로 이동하게 만들기 위한 구체적 방안을 숙고하고 실천해야 한다.
자료를 찾아보니 2010년대 이전에는 수도권에 연구·개발센터를 짓더라도 제조 공장은 비수도권에 두는 공간분업을 시행했다. 그런 정책도 허물어지면서 양질의 일자리가 수도권에 집중되었다. 나는 하나의 대안으로 수도권에 위치한 대학을 전국 각 지역으로 재배치하면서 대학을 기반으로 한 연구 개발 중심 대학도시를 만드는 것을 제안한다.
실제로 미국에는 이런 대학도시가 많다. 그 대학을 중심으로 관련 기업과 도시와 지역이 굴러간다. 이런 제안을 포함해서 지역 생태계를 복원하려는 고민이 없이는 설령 '서울대 10개 만들기'를 한다고 해서 해결할 수 없는 것이 지역 소멸 상황이다. 한국에서 교육 문제는 단지 교육 문제가 아니라 정치, 경제, 문화가 얽힌 어려운 문제이다. 그래서 지금까지 어떤 정부든 교육 문제는 건드릴 생각도 못 하고 상황 관리 정도에 만족해 왔다.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인가? 소설 <마산>을 읽고 나서 든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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