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생에너지 확충과 전력망 확보는 AI 진흥을 '위해'가 아니라 '함께' 설계되어야 한다.
연합=OGQ
과연 이러한 계획들은 기후위기 시대, 자연과 AI의 공존을 이룰 수 있게 만드는 방안일까?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들은 남았다. 우선 가장 큰 숙제는 역시 원전이다. '전기 먹는 하마'라고 불리는 AI로 인한 전력 수요 폭증에 대한 두려움은 정부가 SMR(소형모듈원자로)과 원전을 포기하지 못하게 되는 원인이 되었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태양광과 풍력 기술 비용이 하락하고 있다는 사실과, 여러 연구에서 ;균등화발전비용(LCOE, Levelized Cost of Electricity)'이라고 불리는 발전소의 수명 기간 동안 생산되는 전력 단위당 평균 비용의 관점으로 볼 때 재생에너지가 원전보다 저렴해지고 있다는 사실은 고려되지 않은 것 같다.
물론 재생에너지는 일정한 양의 전기를 꾸준히 만들어낼 수 없고, 시간대와 기후에 영향을 받는 에너지이기에 원전이 필수적이라는 주장도 존재한다. 그러나 재생에너지 간헐성의 문제는 전력을 보관할 수 있는 배터리(ESS) 기술 발전과 결합한다면 그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리튬이온 배터리 가격은 10년 사이 90% 가까이 하락했으며, 기술 또한 점차 고도화되고 있다. ESS와 재생에너지 투자보다, 언제쯤 상용화될지 모르는 SMR, 안전성 문제가 있는 데다가 건설에 시간이 걸리는 원전에 의존한 계획이 더 현실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 근거도 부족하다.
지금의 계획은 '폭증하는 전력 수요'라는 공포에 기반하고 있다. 우리가 인정해야 하는 것은 수많은 재원을 투자하더라도 무한대의 전력 생산을 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인간은 모두 지구 위에서 살며, AI도 지구 위에서 발전한 기술이다. 그런데도 현재의 AI 관련된 논의에서, 우리에게 충분한 양, 혹은 감당할 수 있는 양의 전력이 어느 정도인지는 제대로 질문되고 있지 않다. 과연 더 많은 투자와 더 많은 AI가 진짜 인간의 삶을 구원할 수 있을까? 더 많은 AI가 점점 심각하게 전개되고 있는 기후 생태 위기를 부채질하고 있는 시대에도 그럴까? 이 부분에 대한 민주적 통제와 사회적 합의는 여전히 부족하다.
기술만큼 중요한 것은, 무엇이 인류에게 더 중요한 것인지 결정하는 일에 있다. AI의 윤리적 사용과 디지털 민주주의, 지구 위에서의 AI 발전 한계에 대한 철학적 논의도 'AI 100조 투자 '시대에 함께 나아가야 하는 일임은 분명해 보인다.
그런 의미에서, 재생에너지 확충과 전력망 확보는 AI 진흥을 '위해'가 아니라 '함께' 설계되어야 할 부분이다. 우리가 인정해야 하는 또 다른 진실은 AI를 위해 재생에너지를 확충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재생에너지 전력을 기반으로 하지 않는 AI는 우리의 생존을 위협한다는 점이다.
8월 22일은 에너지의 날이다. 2003년 8월 22일, 한국에서 역대 최대 전력 소비인 4만 7385MW를 이룬 이후 에너지 시민 연대가 만든 날이다. 저녁 9시부터 5분간 전등을 끄는 행사와 한 시간 동안 에어컨 사용을 자제하는 등 활발하게 시민 참여 활동이 이루어지는 날이기도 하다. 안타깝게도 2024년 여름철 최대 전력 소비는 2003년 8월 22일보다 2배 이상으로 집계되었다. 우리는 끊임없이 증가하는 전력 수요 속에 지금도 살아가고 있다. 에너지의 날을 맞이하여, 우리는 에너지가 얼마만큼 필요한지, 지구는 얼마만큼 감당할 수 있는지 고민해보면 좋겠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