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고래고기 환부 담당 검사 고발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는 2017년 9월 13일 울산지검 고래고기 무단 환부사건의 진실 규명을 촉구하며 담당 검사를 울산지방경찰청에 고발했다.
핫핑크돌핀스
사실 이 보고서는 민정비서관실 M 행정관이 지역 토착비리 관련 민심청취 과정에서 울산 현지의 진행상황을 기재한 것이었고, 고인은 그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하고 있었다. 울산지검은 이 보고서의 매우 정제된 형식과 정확한 내용에 주목하여 작성자가 권부에 속한 전현직 경찰 내지 검찰 공무원일 것으로 추정하면서 이 보고서가 황운하 청장의 김기현 시장 관련 수사 진행에 있어서 결정적 계기 내지 수사를 계속 이어갈 수 있는 동력이 되었다고 보았다. 다만, (아직은 윤석열 검찰총장 취임 이전 시기라서) 울산지검은 이 사건을 더 진행하지 않고 캐비닛에 넣어 둔 상태였다.
울산 고래고기 사건
한편 2017년이 지나고 2018년이 도래하자, 내가 재직하던 민정수석실은 집권 1년차를 돌아보고, 집권 2년차에 유의하여야 할 요소를 점검하여 대통령께 보고를 드리고자 하는 기획을 준비하여 조국 민정수석에게 상신했다. 내가 이 기획의 실무총괄 책임을 맡았다. 나는 기획의 내용을 i) 정부 부처간의 엇박자와 헤게모니 다툼, ii) 고위공직자들의 부적절한 행태 두 파트로 나누었다.
정부가 국민들에게 신뢰를 주자면 정책 추진간, 정부부처간 알력이나 갈등을 제어하고 고위공직자들의 비위나 추태를 사전 예방하는 것이 또한 필요하다고 보았다. 그리하여 나는 언론보도 등을 통하여 2017년 5월 이후 이 두 가지 관련 사례들을 샅샅이 수집하여 기초 작업을 했다. 그 다음 민정수석실 4개 비서관실의 전체 행정관들에게 협조를 요청했다. 학연, 지연, 심지어 행시 동기 등의 각종 인연을 매개로 하여 각 부처의 공직자들을 상대로 기초 조사된 사례의 배경, 동기 등 심화된 사실관계 조사를 벌였다(이 보고서의 표지 및 개관 편이 언론에 공개된 바 있다).
이 사례 중 하나가 울산고래고기 사건이었다. 나는 민정비서관실 특수관계인 특감반원인 고인과 고인의 업무파트너인 J 당시 경찰파견관에게 이 고래고기 사건을 둘러싼 현지 검경간 갈등의 이면 및 수사 담당 해경의 상황 등을 파악하라고 지시했다. 이 두 사람이 울산 현지 출장을 간 날이 2018년 1월 11일이었다. 이들은 현지에서 이 과업을 충실히 이행하고 나에게 출장 보고서를 제출하였다.
그런데 2019년 11월 이 사건을 캐비닛에서 꺼낸 윤석열 패거리들은 고인과 J 파견관의 울산 현지 출장과 민정비서관실 M 행정관이 작성한 <지방자치단체장(울산광역시장 김기현) 비리 의혹> 보고서를 연관지어 이 보고서를 고인이나 J 파견관이 작성했고, 울산지방경찰청의 관련 수사 상황을 점검하기 위하여 2018년 1월 11일에 울산 현지 출장을 내려왔다고 단정했다.
나아가 검찰은 고인이나 J 파견관이 자신들만의 판단으로 이 보고서를 작성할 리 없고, 그 배경에 조국 민정수석의 묵인·방조 아래 민정비서관인 백원우와 선임행정관 이광철의 지시가 있었다고 보았다. 그리고 조국, 백원우나 이광철이 그렇게 한 이유가 2018년 6월 지방선거에세 경쟁자로 예상되는 김기현을 제거하여 문재인 대통령의 친구인 송철호를 울산시장으로 당선시키려는 목적이라고 의심했다. 바로 이런 이유에서 울산지검이 2019년 11월 22일을 지정하여 고인을 소환한 것이었다.
2019년 12월 1일 전해진 충격적인 소식

▲윤석열 검찰총장이 2019년 12월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특별감찰반 수사관의 빈소를 조문한 뒤 굳은 표정으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당시 민정비서관으로 일하던 나는 울산지검이 고인을 소환한다는 소식을 듣고, 윤석열 패거리들이 유재수 사건에 이어 울산 사건도 캐비닛에서 꺼내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게 되었다. 그러다가 울산지검이 수사를 재개하고 있는 것이 M 행정관이 작성한 <지방자치단체장(울산광역시장 김기현) 비리 의혹> 보고서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나는 그 문서의 존재를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다. 2017년 10월경 M 행정관이 이 보고서를 선임행정관인 내게 들고 왔는데도 말이다.
백원우도 우편으로 민원접수된 것이라고 생각하였다(나중에서야 이광철에게 보고받아 이를 반부패비서관인 박형철에게 넘긴 것을 기억해냈다). 그래서 당시 문서수발신을 담당했던 M 행정관(2019년 11월에는 총리실 복귀)에게 이 보고서를 우편으로 수신했는지를 확인하였다. 그런데 이 자리에서 M 행정관이 자신이 해당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검찰이 범죄시하는 문서의 작성자인 M행정관도 그제야 이 보고서가 검찰이 문제삼고 있다는 점을 비로소 알고 황당해 했다.
그 사이 윤석열 패거리들은 울산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부로 끌어 올렸다. 사건을 이송 받은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제일 먼저 한 일은 고인에게 12월 1일 출석하라고 2차 소환을 통보한 일이었다. 윤석열 패거리들이 이 사건의 키를 고인으로 상정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나는 그 사이 고인이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를 전혀 알지 못하고 있었다. 수사 진행 중 서로 연락을 취하는 것은 증거인멸이라는 덫에 걸린다는 변호사시절 체득한 지론때문이었다. 지금도 이 점이 너무 후회되고 자책을 느낀다. 마침내 12월 1일이 다가왔다. 그날은 일요일이었다. 오후 6시 조금 넘는 시간, 퇴근길에 경찰의 상황 전파에 따른 보고를 받았다.
"서초동에서 백재영이 사체로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내 입에서 단말마같은 비명이 터져 나왔다. 그때 나는 청천벽력이라는 말 뜻이 무엇인지를 실감했다. 벼락을 맞은 듯 뇌가 잠시 정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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