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2024년 12월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 무장한 계엄군이 진입을 시도하자, 당직자와 보좌진들이 이를 막고 있다.
유성호
그럼에도 4일 오전 1시경 국회에서 비상계엄해제요구 결의안이 가결됐기 때문에, 김 대령은 상황이 종료됐다고 여겼다. 하지만 오전 2시 13분, 그는 휴대하고 있던 메모지에 이렇게 썼다.
02:13 MND 현 병력 상황 하문
선관위 투입?
→ 국회 X, 안됩니다.
미쳐가는구나. 다 ●●
김 대령은 "MND는 제가 통상 쓰는 국방부 장관(Minister of National Defense)이고, 화살표 뒤는 곽종근 사령관"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까만색 표시로 지운 단어는 "수사"라고 했다. 그는 "김용현 장관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곽종근 사령관의 답변은 정확히 들었다"며 "
'장관님. 지금 국회에서도 병력들이 다 철수했는데 선관위로 다시 병력을 투입하는 것은 어렵겠습니다. 죄송합니다'라는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이미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 의결이 끝났는데, 그 이후에 다른 병력을 출동시키라는 상황이 너무 어처구니없고 어이가 없어서 이것은 반드시 증거로 남겨야겠다는 생각에 메모했다. 지운 것은 '수사'라는 단어인데, 주변에 작전부대원이 있었기 때문에 자극적인 내용을 방첩부대장이 쓰는 것은 부적절한 것 같아서, 볼까봐 지웠다."
김 대령은 '누가 수사대상이라고 생각하고 메모했던 건가'란 특검 쪽 질문에 "전체적으로 제가 생각할 때, 정상적이지 않은 비상계엄을 발효했던 책임자들이 다 수사대상이라고 생각했다"고 답변했다. 그는 이후 김용현 장관이 주요지휘관 화상회의를 주재하며 "중과부적" 운운한 것도 메모했다. 김 대령은 "계엄 해제 의결이 되고 장관이 이상한 선관위 재투입 전화를 하고, 이 상황은 정말 비정상적이라고 생각돼서 장관이 하는 건 기록을 남겨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부연했다.
이찬규 검사는 "방첩사는 대정부 정보 수집 기능이 있고, 군인의
내란죄에 대한 수사기능이 있지 않나"라며 "2시 13분 이후의 일만 수사대상이 된다고 본 것인가, 그 전에도 일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나"라고 물었다. 김 대령은 "정상적이지 않은 상황이라고 인식했기 때문에 그렇게 판단했다"며 "
(수사대상은 비상계엄 당시 상황) 전체 다"라고 답했다. 그는 대통령의 계엄 선포 담화에 군사·북한 언급은 없고 정치 상황만 있어서 "이상하다고 인식했다"고도 했다.
'코드원' 통화 후… "특전사령관, '끄집어내라'고 지시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2024년 12월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를 비롯한 소속 의원들이 집결하고 있다.
유성호
뒤이어 증인으로 나온, 비상계엄 당시 곽종근 사령관 바로 왼편에 앉았던 김무학 주임원사도 '사령관-코드원 통화'를 재차 증언했다. 그는 초반에는 "(곽 사령관이) 한 전화를 받았을 때는 무척 경직된 자세로 대답만 했다. 누군지는 모르겠지만"이라고 하다가 검찰과 변호인 양쪽에서 거듭 '코드원'이라고 말한 이유를 묻자 "
코드원이라는 단어가 들렸기에 옆에 방첩대장(김영권 대령)이 '누구라고요' 했을 때 '코드원이라는 것 같다'고 답변한 것 같다"고 했다.
김 주임원사는 "일단 흘러나온 소리를 듣고 (김 대령에게) 답을 한 것 같다"며 "
그 전화를 받고 나서는 (곽 사령관이) 좀 상기됐다고 해야 하나. 그리고 나서 이제 '끄집어내라' 얘기했다"고 증언했다. 윤석열씨 쪽 윤갑근 변호사는 '당시 특전사 요원들이 국회에 들어가 있었다'던 증언을 토대로 '코드원 통화'가 이뤄진 시간이 비계엄해제요구 결의안 의결 직전 아니냐고 지적했지만 김 주임원사는 "
(통화 후) 조금 시간이 더 걸렸다. 해제는"이라고 했다.
윤석열씨 공소장에는 '코드원 통화' 관련 대목이 이렇게 기재돼있다.
피고인은 (중략) 2024년 12월 4일 00시 20분경 곽종근에게 '아직 국회 내에 의결정족수가 안 채워진 것 같으니 빨리 국회 안으로 들어가서 의사당 안에 있는 사람들을 데리고 나와라', '문짝을 도끼로 부수고서라도 안으로 들어가서 다 끄집어내라'라고 지시하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2024년 9월 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김용현 신임 국방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