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공운수노조 발전HPS지부, 기후위기비상행동 등 40여 개 단체가 2024년 5월 16일 원청인 한국남부발전을 찾아 정의로운 전환을 촉구하는 공동 투쟁에 나선 모습.
김보성
특고플랫폼노동자에게 노동법을 전면 적용해 폭염 대책을 시행한다 하더라도 또 하나의 근본적인 과제가 남습니다. 바로 공장 자체의 온도, 지구의 온도를 낮추기 위해 화석연료 중심의 산업구조를 바꾸는 일입니다. 이를 위해 석탄발전소를 폐쇄하고 재생에너지 비율을 늘려야 한다는 것은 상식이 됐습니다. 실제 녹색연합과 한국갤럽이 7월 4일부터 9일까지 1500명의 국민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86.7%가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시급하다고 답했습니다.
그런데 에너지 전환에는 석탄발전소 노동의 문제가 있습니다. 발전소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발전소가 폐쇄되면 일자리가 위협받습니다. 특히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그 어떤 보호나 대책도 없이 내쳐질 수 있습니다. 발전소 노동자들이 이 문제를 생존권의 문제로만 접근했다면 발전소 폐쇄 반대 투쟁을 벌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공동체 전체의 이익을 생각했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석탄발전소 폐쇄에 동의했습니다.
당연히 개인이 해결할 수 없는 정치와 국가가 해결해야 할 어려운 문제입니디만, 아직까지 별다른 대책이 보이지 않습니다. 특고 플랫폼 노동자가 안전과 소득의 딜레마에 빠져있다면 석탄발전소 노동자들은 공동체 전체의 이득과 일자리 문제의 딜레마에 빠져있습니다. 앞이 보이지 않는 절망 앞에서 노동자가 목숨을 잃는 일도 있었습니다.
2021년 10월 15일 폐쇄를 앞둔 삼천포발전소에서 하청노동자가 자살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지난 편지에서 태안화력발전소 고 김충현씨의 죽음을 알리면서 발전소 폐쇄 대책의 필요성을 말씀드렸습니다. 수익이 우선인 민간기업에게 재생에너지를 맡기면 일자리 대책이나 산업 안전 대책을 제대로 만들 수 없습니다. 따라서 공공이 재생에너지 산업을 책임지고 석탄발전소 노동자의 일자리 보장과 지구의 온도를 낮추는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잡아야 합니다. 국가의 재정 부담이 늘어난다는 막연한 비판도 있지만, 민간기업이 전기를 소유하면서 발생할 요금인상이나 해고와 산업재해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생각하면 공공이 책임지는 것이 보다 효율적입니다.
우리가 주권자로서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법을 만드는 일입니다. 1분이면 가능합니다. 정훈님 혹시 공공재생에너지법 제정에 관한
입법청원에 동참하셨나요? 2030년까지 전체 재생에너지 중 절반 이상을 공공재생에너지로 바꾸고 발전소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보장하는 법안입니다. 7월 27일까지 5만 명의 입법청원이 필요한데 현재 4만 2천 명 정도가 동참했습니다. 주권자의 1분이, 동료 노동자의 삶과 지구의 시간을 지킬 수 있습니다.
7월 25일은 제가 폭염수당 100원을 달라고 1인 시위를 한지 7년이 되는 날입니다. 이제 폭염수당 따위로 이 위기를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노동법에서 배제된 특고 플랫폼 노동자들을 기후위기에서 어떻게 보호할지, 지구의 온도를 낮추기 위한 산업전환에서 배제된 발전소 노동자들을 어떻게 보호할지에 대해 전체 공동체 차원에서 논의해야 합니다. 1인 시위가 아니라 주권자 전체의 참여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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