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공개센터가 정보공개청구로 공개받은 2024년도 중생보위 개최 결과문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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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에 중요한 회의가 또 하나 열린다. 보건복지부 산하 중앙생활보장위원회(아래 중생보위)가 기준중위소득을 결정하는 회의이다. 기준중위소득은 우리나라 전체 가구 소득의 중윗값으로 기초생활수급대상자 산정을 포함해 소득을 기준으로 한 각종 복지사업에 기준으로 활용된다. 따라서 시민들 특히 빈곤에 놓인 사람들 생계와 사회적 생활에 큰 영향을 받게 된다.
이를 결정하는 이들은 관계 부처(보건복지부, 국토교통부, 교육부,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고용노동부) 장차관 6명, 공공부조 또는 사회복지 관련 학문의 전문가 5명, 그리고 공익위원 5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중생보위의 전문가와 공익위원은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명한다. 최저임금위와 마찬가지로 이에 직접적 영향을 받는 시민들보다 정부의 입장을 반영하기 쉬운 구조다.
최저임금과 마찬가지인 점은 또 있다. 시민들이 기준중위소득 결정 과정을 결코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최저임금위는 홈페이지를 통해 회의 요약 자료를 공개라도 하는데, 중생보위는 무엇도 공개하지 않는다. 정보공개청구를 거쳐야 결과보고서를 받을 수 있다.
전년도 회의 결과를 읽어보면 복수의 2025년도 기준 중위소득(안)을 두고 대립이 있었다는 것만 알 수 있고, 정작 그 안이 무엇이었는지는 알 수 없다. 누가 무엇을 두고 대립했는지도 알 수 없다. 다음 회의 결과 보고에는 결정된 기준중위소득과 급여 수준만 적혀 있다. 어떤 상황과 맥락에서 최종 결정이 이뤄진 것인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현실과 동떨어진 기준중위소득
이처럼 밀실에서 결정된 기준중위소득에는 실제 소득 중윗값과 동떨어져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곤 한다. 2020년부터 중생보위는 통계청이 공표하는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기준중위소득을 산정하고 있다. 이 경우 기준중위소득이 크게 오르기 때문에, 2021년부터 6년에 걸쳐 증가분을 조금씩만 반영하기로 했다. 가계금융복지조사를 바탕으로 최근 3년간 중위소득이 평균적으로 얼마나 올랐는지 계산한 뒤(평균증가율), 여기에 기존 격차를 줄이기 위한 추가 인상분(추가증가율)을 더해서 전년도 기준중위소득에 적용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중생보위는 2023년을 제외하고는 이 방식을 지키지 않고 제멋대로 고무줄 산식을 적용하고 있다. 2021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른 평균증가율이 4.6%였지만 중생보위는 이를 1%로 조정하여 적용하였다. 이듬해인 2022년에는 4.32%→3.02%, 2024년에는 4.34%→3.47%로 적용했다. 이는 급여액의 마땅한 인상을 억제하고, 생계급여 등을 수급받을 수 없는 가구를 증가시키는 결과를 불렀다.
평균증가율을 제대로 반영했다면 2018~2024년 생계급여가 1인가구 56.3만 원에서 88.5만 원, 4인가구는 143.6만 원에서 225.6만 원으로 상승해야 했지만, 실제 생계급여는 1인 가구 50.2만 원에서 71.3만 원, 4인가구 135.6만 원에서 183.4 만 원으로 인상되는 데 그쳤다. 더불어 가계금융복지조사 기준으로는 170만여 가구가 생계급여 수급 대상으로 집계되지만, 기준중위소득은 88만여 가구만이 수급대상자로 집계함으로써 실제로는 도움이 필요한 빈곤층이 지원에서 제외된 것이다 (
기초법행동의 보고서).
중생보위는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에서 '누구를', '얼마나' 지원할지 구체적으로 결정하는 핵심 논의기구이다. 그런데 '누가' '어떻게' 이런 식으로 현실과 동떨어진 기준을 세우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되고 결정 과정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공개되지 않기 때문이다.
최저임금이나 기준중위소득처럼 시민들의 삶과 직결된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회의는 공개되어야 마땅하다. 지자체의 여러 안건을 심의하고 결정하는 의회는 누구나 시청하고 회의록을 열람할 수 있는 것과 달리, 정작 이러한 회의들은 따로 꾸려진 '위원회', 그리고 그 안에 꾸려진 '소위원회' 등에서 비공개로 진행하고 있다. 누군가의 생계와 생활을 결정하는 수치이지만, 적당히 정부의 입김 따라 인상을 억제하는 방향이 되어도 책임을 묻거나 항의하기 어렵다.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는 이런 회의를 누구나 시청할 수 있고 결정 과정을 알 수 있도록 회의공개법 제정을 요구해 왔다(
관련 글1)(
관련 글2). 윤석열 정부와 같은 비공개 남발 정부는 이제 설 자리가 없다. 이제 더는 밀실 회의를 방치하지 말고 회의공개법 제정을 통해 시민의 알 권리와 민주적 의사결정제도를 보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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