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실질심사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윤석열 전 대통령이 9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이날 영장실질심사는 남세진(사법연수원 33기)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다.
사진공동취재단
전직 대통령 윤석열씨가 17일 내란 우두머리 혐의 공판도 나오지 않았다. 지난 10일 공판에서 이어 두 번째 불출석이다. 윤씨는 재구속 이후 내란특검의 조사에도 일체 불응하고 있다.
변호인단은 윤씨의 건강 문제를 언급하긴 했지만, 가장 큰 불출석 사유로는 특검의 위헌성을 내세웠다.
윤씨는 이날 오전 10시 15분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재판에 나타나지 않았다. 윤갑근 변호사는 "피고인과 변호인단은 그동안 재판부에서 공정하고 중립적이며 객관적으로 공평하게 소송지휘를 해주신 데에 감사드리며 경의를 표한다"라면서도 "특검은 위헌적인 법률에 의해 사건을 인계 받아 공소유지를 하고 있다. 이는 대한민국 사법역사상 전례 없는 것으로 피고인의 공정한 재판받을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한다"라고 주장했다.
"현재 특검에서 수사 중인 내용은 재판 중인 내란 및 직권남용과 사실관계의 동일성 및 죄수관계 등에서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지엽적이고 부수적인 부분임에도, 특검은 더 나아가 일방적인 위법수사로 피고인을 구속하고 의미 없는 구인조치를 시도하면서 피고인의 권리를 심대하게 침해하고 있다.
게다가 현재 피고인은 갑작스럽게 구속돼 두 평도 안 되는 수감시설에 구금되어 매우 어려운 환경이다. 평소 당뇨와 혈압약을 복용하고, 현재 기력이 약해지고 어지럼증으로 구치소 내 접견실까지 가는 데에 계단을 올라가는 것도 매우 힘들어하는 상황이다. 이런 사정으로 재판에 출석하여 하루 종일 장시간 앉아 있기 힘든 사정이다."
윤씨의 불출석 사유는 건강 문제만이 아니었다. 윤 변호사는
"특검이 본건 공판에서 배제되지 않는 이상 피고인 출석이 어렵다"라며 "특검이 공소를 인계받아서 유지하는 것 자체가 위헌적 요소가 있다고 판단되기 때문에 이 부분이 해결돼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윤씨 변호인단은 앞선 공판에서도 내란특검법의 위헌성, 특검 사건 인계 과정의 문제, 파견검사의 지휘 등을 문제 삼았다.
윤 변호인단 "재판 거부는 아니다, 재판부 신뢰"
재판부 "특검 위헌성은 다른 절차로 다퉈야"
특검 "연속 불출석 상황, 구인영장 발부해야"
윤 변호사는 "재판을 거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피고인과 변호인들은 재판부의 소송 진행에 대하여 존중의 마음을 가지고 신뢰하며 재판에 임해왔다"며 "앞으로도 동일한 마음과 자세로 임할 것"이라고 했다. 또 "향후 피고인이 불출석하더라도 형사소송법 규정에 따라 변호인이 참여하며 소송 진행에 협조하겠다"며
남은 재판 역시 윤씨가 불출석하는 '궐석재판'을 예고했다.
지귀연 부장판사는 "오늘은 불출석한 것으로 정리해서 기일 외 증거조사로 할 텐데,
몸이 안 좋아서 못 나오는 것이면 해당 자료를 제출해야 하고, 특검의 위헌성을 다툴 것이라면 다른 법률적인 걸(절차)로 다퉈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라고 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궐석재판 사례를 언급하는 변호인단에게
"그때는 (피고인이) 출정거부해서"라며 이번 상황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특검은 재판부가 강제구인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종규 검사는 "피고인은 지난 10일 공판기일에 정당한 사유 없이 불출석했고, 특검 측에선 향후 불출석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방지를 촉구해줄 것을 요청했다. 재판부도 향후 출석할 수 있도록 해달라 말씀하신 바 있다"며 "그럼에도 금일 기일에도 정당한 사유 없이 불출석했다.
연속하여 불출석한 상황인 만큼 구인영장 발부 등 구체적인 출석방안을 강구해줄 것을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추가 기일 두고도 대립 "국민적 열망" vs. "무례한 처사"
특검과 윤씨 쪽은 추가 기일 지정을 두고도 신경전을 벌였다. 박억수 특검보는 구체적으로 7월 31일과 8월 7일에 공판을 진행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 윤씨 변호인단이 개인 일정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한 것을 두고 "헌법 기능을 훼손하고 국가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는 내란죄의 성격에 비춰볼 때, 이 사건이 국가적 중대사에 해당한다는 점과 신속한 재판에 대한 국민의 열망이 어느 특검보다 크다는 점을 간과한 주장"이라고 말했다.
박 특검보는 "변호인도 이 사건의 중대성을 이해한다면, 신속한 재판 진행을 위한 휴정기 기일에 협조해주길 바란다"며 "요청드린 날짜 외에 변호인들이 선호하는 날짜가 있다면 그 날짜로 지정해도 이의가 없다"고 발언했다. 그는 "만약 (변호인들이) 추가 지정 기일에 출석할 수 없다면, 형사소송법 283조에 따라 국선변호인이라도 선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게 특검 의견"이라며 "특검은 그만큼 내란죄의 신속한 재판이 필요함을 절박하게 느끼고 있음을 거듭 강조드린다"고 했다.
윤씨 변호인단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박 특검보의 의견 진술을 들었다. 위현석 변호사는 "하계 휴정기는 판사나 재판부 또 공판 관여 검사, 변호사만을 위한 제도가 아니다"라며 "재판을 진행하기 위해선 참여관, 실무관, 속기사, 법정경위, 호송 교도관뿐만 아니라 이 사건의 경우 많은 인력이 보안문제 때문에 법정 정문부터 여러 인력들이 필요한 재판으로 안다. 그들에게도 휴가를 적절히 사용하는 기회를 주기 위한 것이 하기 휴정기 제도의 취지"라고 말했다.
위 변호사는 또 "12월까지 재판 일정은 기존에 검찰과 재판부, 변호인이 협의하여 숙고 끝에 결정한 것"이라며 "공판 진행 도중에 들어온 특검이 변경을 요구하는 것은 매우 무례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그는 "하계 휴정기에 추가 기일을 지정해달라는 특검의 요구는 이러한 여러 사정들 때문에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해야할 뿐만 아니라, 다른 재판 관련자들의 인권을 위해서도 수용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일단 검토해보겠다며 양쪽을 중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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