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8.04 12:04최종 업데이트 25.08.04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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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를 치를 때마다 세대 간의 정치 성향 차이는 큰 화두가 됐습니다. 이번 21대 대선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왜 그 사람을 찍을까' 자식은 부모를, 부모는 자식을 이해하지 못했고, 갈등의 골은 깊어졌습니다. <오마이뉴스>는 '다른 세대를 말하다' 기획을 통해 다양한 세대의 삶을 이해하고 공감하고, '세대 간의 화합과 연대'를 도모하고자 합니다.[편집자말]
지난 6월 2일 당시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대구 수성구 두산동 수성못 상화동산에서 마지막 유세를 하고 있다.조정훈

지난 6월 3일, 제21대 대통령 선거 방송 3사(KBS, MBC, SBS)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된 직후 소셜미디어(SNS)가 술렁였다.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 20대 남성의 37.2%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를, 36.9%가 김문수 후보를 선택했다는 예측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같은 조사에 따르면 30대 남성도 두 후보를 60% 이상 지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우리 청년 남성'들이 국회에서 12.3 내란에 대한 사과를 거부하며 사실상 내란을 옹호한 김문수 후보, 대선 직전 전 국민이 보는 TV 토론회에서 충격적인 혐오 발언을 한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에게 압도적 지지를 보냈다는 점에서 논란은 일파만파였다.

다음날부터 언론은 일제히 포문을 열고 각종 비판과 분석을 쏟아냈다. 지난 5월 28일 연세대학교 복지국가연구센터와 한국리서치가 발표한 20대 남성 3명 중 1명이 극우 성향을 갖고 있다는 조사 결과는 잊을 수 없을 만큼 주기적으로 인용됐다.

[21대 대선] 방송3사 공동 예측(출구) 조사 - 연령대, 성별 지지후보3일 KBS·MBC·SBS 방송 3사와 한국방송협회로 꾸려진 방송사공동예측조사위원회(이하 KEP)의 20대 대선 출구조사 결과. 이준석 후보는 20대 남성(이재명 24.0%-김문수 36.9%-이준석 37.2%)에서 득표율 1위 후보로 꼽혔고 30대 남성(이재명 37.9%-김문수 34.5%-이준석 25.8%)에서도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이은영

더불어민주당이 청년 남성을 호명하는 법

그런데 2030 남성들에 대한 각종 비판과 분석을 보다가 문득, 그동안 우리 사회가 청년 남성들을 호명한 방식을 다시금 떠올려보게 됐다. 나를 포함한 우리 사회의 2030 남성들이 그동안 어떤 방식으로 말해져 왔는지 생각해 봤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왜 그 사람을 찍는지'를 놓고 자식은 부모를, 부모는 자식을 이해하지 못했다. 세대 간의 갈등의 골은 깊어지는 양상을 보였다. 생각해 보면 약 4년 전에도 무척이나 비슷한 일이 있었다. 지난 2021년 4.7 서울·부산시장 재보궐선거 당시에도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가 큰 충격을 줬다. 출구조사 결과 20대 남성의 72.5%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를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당시 오 후보에게 투표한 60대 이상 남성 70.2%의 표심을 넘어선 수치였다.

이준석 후보는 2021년 4.7 재보궐선거 당시엔 국민의힘 오세훈 캠프에서 뉴미디어본부장을 맡고 있었고, 선거 기간 중 시종일관 청년층을 정치 주체로 호명했다. 유세차에 정치인이 아닌 청년들을 태운 일은 알려진 일화다.

그는 4.7 재보궐선거 출구조사 발표 직후에도 청년층 지지를 강조했다. 본인의 SNS에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를 공유하며 "20대 남자. 자네들은 말이지..."라고 썼다. 직후 다시 한번 게시물을 올리며 "20대 57% 여러분이 만들었습니다"라고 했다.

지난 6월 2일 당시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21대 대선을 하루 앞둔 경기 시흥시 한국공학대학교를 찾아 '학식먹자 이준석'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이진민

지난 대선에서도 이준석 후보는 아예 2030 청년층만 겨냥한 듯 움직였다. 유세 첫날 연세대를 찾아 학생들을 만났고, 선거 운동 마지막 날도 경기도 시흥시 한국공학대학교를 방문해 학식을 먹으며 학생들과 대화를 나눴다. 원내 정당의 대통령 후보가 이와 같은 방식으로 청년층을 정치 주체로 호명한 건 확실히 생경한 풍경이었다.

그러나 청년들이 느끼기에 현재의 여당 정치인들이 청년을 호명하는 방식은 달랐다.

4.7 재보궐선거 당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를 향한 20대의 낮은 지지율은 선거 직전 여론조사를 통해서도 감지됐다. 이에 대해 그해 3월 26일 박영선 후보는 "20대의 경우 과거의 역사 같은 것에 대해 지금의 40대와 50대보다는 경험치가 낮다"라며 '20대의 낮은 역사 경험치'를 자신을 향한 20대 지지율이 낮은 이유로 제시했다.

이 같은 인식은 그로부터 약 2년 전인 2019년 당시 더불어민주당 설훈 의원의 발언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당시 한 언론사와 인터뷰를 가진 설훈 의원은 문재인 정부를 향한 20대 남성 지지율이 하락한 이유를 묻는 사회자에게 "20대 지지율이 낮은 것은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답변해 논란이 됐다.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20대의 낮은 역사 경험치'를 언급한 일에 대해 당시 정의당의 청년조직인 청년정의당은 "박 후보의 발언은 청년 유권자들의 판단력을 의심하는 발언"이라며 "청년들이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다면, 본인 및 당의 행보와 정책을 돌아보는 것이 먼저"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도 성남시장 시절인 지난 2016년 3월 본인의 SNS에 '한심한 대학생에 한심한 지도교수, 그리고 한심한 대학'이라는 제목의 글을 썼다. 당시 이 대통령은 "자신의 미래를 결정하는 선거에 관심도 기여도 하지 않으면서, 정치가 자신을 배려해주길 바라지 말라"며 '청년의 정치 무관심'을 오늘날 청년 문제가 심각해진 원인의 하나로 보고 있다는 시각을 드러냈다.

이재명 대통령이 성남시장 시절인 지난 2016년 3월, 본인의 페이스북에 작성한 글.페이스북 갈무리

3명 중 1명이 극우주의자? 청년에 대해 그렇게 말하면 안 된다

중앙대 사회학과 신진욱 교수는 지난 5월 펴낸 책 <광장 이후>에서 "청년들을 탄핵 반대 집회 무대에 세우고 이를 언론이 대서특필하는 등 여러 방식으로 '청년'이 도구화되기도 했다"면서도 "하지만 여론조사 기관들에 따르면 12.3 비상계엄 이후 윤석열 탄핵에 반대하는 비율이 가장 적은 연령대는 일관되게 청장년세대였다"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2030 남성들이 탄핵 과정에서 탄핵 찬성 여론에 힘을 실어줬다는 사실은 여러 통계에서 확인할 수 있다.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년 남성층 일각에서 극우적 정치 시각이 강화되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시사IN>이 한국리서치와 함께 조사해 발표한 '6.3 대선 이후 유권자 인식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이 대통령이 되었으므로 한국은 공산화될 것이다'라는 질문에 70대 이상 남성의 25%가 동의한 반면, 20대 남성은 47%가 동의했다. '이재명이 대통령이 되었으므로 한국은 홍콩처럼 중국의 속국이 될 것이다'라는 질문에도 20대 남성 44%가 동의한다고 답변했다.

윤석열 탄핵에 반대하는 비율이 적은 연령대였으면서도, 극우적 시각은 강화되고 있다는 점, 대통령 선거에서는 과반 이상이 김문수·이준석 후보에게 투표한 2030남성들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무엇보다 다음 질문은 '이들을 어떻게 호명해야 하는가'에 맞춰져야 할 것 같다.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이 '다른 세대'를 호명한다고 가정해 보자. 국민의힘 계열 정부에서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해서, 역사에 대한 경험치가 낮아서, 3명 중 1명이 극우주의자여서 '이렇게 되었다'고 이야기한다면 이들은 분명 자신들을 정치 주체로 불러 주는 정치가에게 자신들의 대표성을 위임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그 결과는 지난 6.3 대선 직후 발표된 출구조사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충격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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