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일 당시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21대 대선을 하루 앞둔 경기 시흥시 한국공학대학교를 찾아 '학식먹자 이준석'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진민
지난 대선에서도 이준석 후보는 아예 2030 청년층만 겨냥한 듯 움직였다. 유세 첫날 연세대를 찾아 학생들을 만났고, 선거 운동 마지막 날도 경기도 시흥시 한국공학대학교를 방문해 학식을 먹으며 학생들과 대화를 나눴다. 원내 정당의 대통령 후보가 이와 같은 방식으로 청년층을 정치 주체로 호명한 건 확실히 생경한 풍경이었다.
그러나 청년들이 느끼기에 현재의 여당 정치인들이 청년을 호명하는 방식은 달랐다.
4.7 재보궐선거 당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를 향한 20대의 낮은 지지율은 선거 직전 여론조사를 통해서도 감지됐다. 이에 대해 그해 3월 26일 박영선 후보는 "20대의 경우 과거의 역사 같은 것에 대해 지금의 40대와 50대보다는 경험치가 낮다"라며 '20대의 낮은 역사 경험치'를 자신을 향한 20대 지지율이 낮은 이유로 제시했다.
이 같은 인식은 그로부터 약 2년 전인 2019년 당시 더불어민주당 설훈 의원의 발언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당시 한 언론사와 인터뷰를 가진 설훈 의원은 문재인 정부를 향한 20대 남성 지지율이 하락한 이유를 묻는 사회자에게 "20대 지지율이 낮은 것은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답변해 논란이 됐다.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20대의 낮은 역사 경험치'를 언급한 일에 대해 당시 정의당의 청년조직인 청년정의당은 "박 후보의 발언은 청년 유권자들의 판단력을 의심하는 발언"이라며 "청년들이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다면, 본인 및 당의 행보와 정책을 돌아보는 것이 먼저"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도 성남시장 시절인 지난 2016년 3월 본인의 SNS에 '한심한 대학생에 한심한 지도교수, 그리고 한심한 대학'이라는 제목의 글을 썼다. 당시 이 대통령은 "자신의 미래를 결정하는 선거에 관심도 기여도 하지 않으면서, 정치가 자신을 배려해주길 바라지 말라"며 '청년의 정치 무관심'을 오늘날 청년 문제가 심각해진 원인의 하나로 보고 있다는 시각을 드러냈다.

▲이재명 대통령이 성남시장 시절인 지난 2016년 3월, 본인의 페이스북에 작성한 글.
페이스북 갈무리
3명 중 1명이 극우주의자? 청년에 대해 그렇게 말하면 안 된다
중앙대 사회학과 신진욱 교수는 지난 5월 펴낸 책 <광장 이후>에서 "청년들을 탄핵 반대 집회 무대에 세우고 이를 언론이 대서특필하는 등 여러 방식으로 '청년'이 도구화되기도 했다"면서도 "하지만 여론조사 기관들에 따르면 12.3 비상계엄 이후 윤석열 탄핵에 반대하는 비율이 가장 적은 연령대는 일관되게 청장년세대였다"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2030 남성들이 탄핵 과정에서 탄핵 찬성 여론에 힘을 실어줬다는 사실은 여러 통계에서 확인할 수 있다.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년 남성층 일각에서 극우적 정치 시각이 강화되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시사IN>이 한국리서치와 함께 조사해 발표한 '6.3 대선 이후 유권자 인식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이 대통령이 되었으므로 한국은 공산화될 것이다'라는 질문에 70대 이상 남성의 25%가 동의한 반면, 20대 남성은 47%가 동의했다. '이재명이 대통령이 되었으므로 한국은 홍콩처럼 중국의 속국이 될 것이다'라는 질문에도 20대 남성 44%가 동의한다고 답변했다.
윤석열 탄핵에 반대하는 비율이 적은 연령대였으면서도, 극우적 시각은 강화되고 있다는 점, 대통령 선거에서는 과반 이상이 김문수·이준석 후보에게 투표한 2030남성들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무엇보다 다음 질문은 '이들을 어떻게 호명해야 하는가'에 맞춰져야 할 것 같다.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이 '다른 세대'를 호명한다고 가정해 보자. 국민의힘 계열 정부에서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해서, 역사에 대한 경험치가 낮아서, 3명 중 1명이 극우주의자여서 '이렇게 되었다'고 이야기한다면 이들은 분명 자신들을 정치 주체로 불러 주는 정치가에게 자신들의 대표성을 위임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그 결과는 지난 6.3 대선 직후 발표된 출구조사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충격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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