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5일 광주광역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린 '광주시민·전남도민 타운홀미팅'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5.6.25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연합뉴스
이를 위해서는 시민의 제안을 모으는 데 그치지 않고, 제안 이후의 대화와 숙의·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연속성 있고 지속성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 단순한 수렴을 넘어 집단지성을 실현할 수 있는 공론장의 설계가 요청된다. 디지털 기술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해 더 다양한 사람들이 더 많이, 더 쉽게 상시적으로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이미 한국에는 '민주주의 서울'처럼 시민의 제안에서 출발해 공론장을 열고, 숙의를 통해 정책에 반영하는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낸 사례가 있다.
다른 한편으로 '한국의 대화'처럼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만나 차이를 확인하고 접촉하는 대화의 장도 시민사회 차원에서 더 많이 열 필요가 있다.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과 사회적협동조합 빠띠가 진행한 이 프로그램은 한국 사회 현안에 대해 생각이 다른 두 사람이 만나 1대1로 대화를 나누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사전 설문을 통해 수집한 응답 데이터를 바탕으로 알고리즘이 대화 상대를 자동 매칭하고, 평등하고 안전한 대화를 위한 가이드에 따라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이기고 지는 토론이 아니라 서로 다른 생각에 대한 이해와 공존의 가능성을 탐색하는 실험이다.
무엇보다 지금 우리 사회에는 일상에서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이들과 마주하고 듣고 이해하는 경험이 필요하다. 내란 청산을 외치던 광장 저편의 시민, 나와 다른 목소리를 낸 가족이나 친구, 직장 동료들은 여전히 거기 그대로 서 있기 때문이다. 내란세력은 아직 처벌 받지 않았고 그들의 지지자들은 여전히 견고하다. 나와 같은 광장에 섰던 이들조차 생각이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
누구나 안전하게 참여하고 서로 다른 관점이 공존하는 실험을 꾸준히 이어온
'빠띠' 같은 디지털 광장, 대안 담론을 만드는
'소셜 코리아' 같은 시민의 공간을 더 확대해야 하는 이유다.
'국민주권정부'를 선언한 이재명 대통령이 국민과 함께 변화를 만들어갈 진일보한 국가적 공론장을 만들기 바란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는 혐오와 배제 없는, 국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안전하고 개방적인 사회적 대화의 장을 어떻게 열 것인지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내놓길 바란다.
그리고 무엇보다 시민들이 직접 대화를 하자. 우리가 서로 만나고 듣고 이해하는 과정에서, 시민이 함께 만드는 변화를 시작할 수 있다.
▲황현숙 / 사회적협동조합 빠띠 이사(소셜코리아 편집위원)
황현숙
필자 소개 : 이 글을 쓴 황현숙은 민주주의를 위해 힘쓰는 활동가입니다.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대화와 거버넌스의 힘을 믿으며, 다양한 사회 의제를 공론화하는 프로젝트를 기획해왔습니다. '민주주의 서울', '정책소통포럼' 등 거버넌스 플랫폼과 정책 공론장을 운영하고, '한국의 대화' 같은 디지털 공론장과 숙의 민주주의 모델 실험을 통해 일상의 민주주의를 혁신하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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