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현지시간) 이란 핵 시설에 대한 미국의 공격 이후 백악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워싱턴 D.C. 백악관 상황실에 있는 사진을 엑스를 통해 공개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이 이란의 핵 시설 세 곳에 대해 “매우 성공적인 공격”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조선은 미국의 수법이 "안전 담보와 관계 개선이라는 사탕발림으로 상대를 얼려 넘겨 무장해제를 성사시킨 다음 군사적으로 덮치는 침략 방식"에 있다며, "지구상에 강권과 전횡이 존재하는 한 자기 힘이 있어야 평화를 수호할 수 있다"며 핵무장을 옹호해 왔다. 미국의 이란 공습은 조선의 이러한 인식을 더욱 강화시켜줄 것이 분명하다. 조선이 이란의 현실을 목도하면서 핵무기와 미사일을 비롯한 전략 무기 강화에 더욱 박차를 가하지 않을까 우려되는 까닭이다.
이 대목에서 조변석개(朝變夕改)식으로 대외정책을 펼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언행을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그는 2주간의 시한을 이란에 주겠다고 해놓고선 하루 만에 "한밤중에 망치"를 이란에 내리쳤다. 이란 정권교체에 나설 뜻이 없다고 했다가 하루 만에 말을 바꿨다. 1기 트럼프 때 단단히 당한 조선이 이런 트럼프를 믿고 그가 여러 차례 말한 북미정상회담이나 "관계 재구축"에 나설 가능성이 희박해지고 있다고 보는 까닭이다.
이러한 상황 전개는 북미정상회담을 지지하고 협력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재가동하겠다는 이재명 정부에게도 크나큰 도전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으로 북미회담 재개가 있어야 할 자리에 2017년과 흡사한 북미대결이 대신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윤석열 대통령이 파면되고 이재명 정부가 등장한 것은 너무나도 다행스러운 일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처럼 "개의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일"을 일삼은 윤석열이 권좌에 있었다면 한반도 정세도 벼랑 끝으로 치달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재명 정부가 등장하면서 한반도 정세는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는 미국-이란-이스라엘 삼각관계와는 다른 양상을 띠고 있다. 트럼프가 타협 가능한 협상, 즉 이란의 평화적 핵 이용 권리를 인정하려는 쪽으로 움직일 때마다 이를 저지하려고 한 인물이 바로 네타냐후였다. 또 미국을 전쟁으로 끌어들인 데에도 네타냐후의 역할이 컸다.
이에 반해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대북 전단 살포 규제 및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 등으로 남북 간 긴장 완화와 신뢰 회복에 매진해 왔다. 조선도 이에 호응하면서 한반도 정세는 크게 안정화되고 있다.
이재명 정부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네타냐후가 트럼프를 전쟁으로 끌어들였다면, 이 대통령은 트럼프를 '평화의 길'로 인도해야 한다. 첫 시험대는 매년 8월에 열리는 대규모 한미연합훈련의 실시 여부이다. 이 훈련을 중단하면 위기 예방에 기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꺼져가는 대화의 불씨를 되살릴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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