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현지시간) 추기경들이 바티칸의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열린 미사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콘클라베에서 차기 교황으로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후보는 세 명이다.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과 마테오 주피 대주교가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했으며, 루이스 타글레 추기경도 세계화된 교회 비전을 대표하는 인물로 주목받고 있다.
첫 번째 후보인 피에트로 파롤린은 오랜 외교 경험과 교황청 내 정무 운영 능력을 겸비한 인물이다. 국무원장직을 맡아 국제 외교와 교회 행정을 모두 경험했으며, 중도적 안정성을 선호하는 흐름과 강하게 연결되어 있다.
그의 가장 큰 강점은 갈등을 최소화하고 다양한 세력을 아우를 수 있는 조정 능력에 있다. 다만, 교회의 급격한 개혁을 바라는 세력에게는 다소 소극적이고, 변화를 추진할 의지가 약하게 비칠 수 있다는 점은 약점으로 지적된다.
두 번째 후보인 마테오 주피 대주교는 사회적 약자 보호, 평화 중재, 대화 중심 리더십을 특징으로 한다. 가난한 이들과 이민자,소수자 보호에 적극적이며, 프란치스코 교황이 심어온 개혁성과 포용성을 더욱 적극적으로 이어갈 적임자로 평가된다.
그는 젊은 층과 개혁 지지 세력의 강한 지지를 얻고 있다. 그러나 일부 보수 성향 추기경들에게는 진보적 성향이 과도하게 느껴질 수 있으며, 교회의 급속한 변화를 우려하는 세력의 반발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세 번째 후보인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 추기경은 필리핀 출신으로 아시아 지역을 대표하는 목소리다. 대중 친화적이고 젊은 세대와의 소통에 능하며 교회의 세계화 흐름을 상징하는 인물로 꼽힌다.
그의 선출은 아시아 교회의 위상을 높이고, 가톨릭 공동체의 지리적 다변화를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연속 두번 비유럽권 출신 교황을 선출하는 데 대한 심리적 저항이 존재하며, 바티칸 중앙 정치에 대한 경험 부족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세 후보는 각각 교회의 서로 다른 미래를 상징한다. 피에트로 파롤린은 안정과 조정 능력을, 마테오 주피는 개혁과 포용성을, 루이스 타글레는 세계화와 세대 교체를 대변한다.
이번 콘클라베는 단순히 새로운 교황을 선출하는 절차를 넘어, 가톨릭 교회가 앞으로도 세상과 소통하며 변화하는 공동체로 남을 것인지 아니면 내부 결속과 전통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환할 것인지를 결정짓는 중대한 전환점이다.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서 피어오를 흰 연기는 단순히 새 교황 선출을 알리는 신호가 아니다. 가톨릭 교회가 어떤 미래를 선택할 것인지를 전 세계에 선언하는 의미를 가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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