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4.28 06:41최종 업데이트 25.04.28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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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25일 서울 종로구 채널A 스튜디오에서 홍준표 후보와 일대일 맞수토론 전 사전 인터뷰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에 나온 한동훈, 홍준표 두 후보가 특활비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그것을 보면서 지난해 7월에 필자가 썼던 <홍준표와 한동훈, '이상하게' 닮았다>라는 글이 떠올랐다.

당시는 한동훈 후보가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 출마했을 때인데, 홍준표 후보(당시 대구시장)가 한동훈 후보를 겨냥해서 "이번 전당대회에서 '이상한 애'가 당선되면 윤석열 정권은 파탄이 올 것"이라고 비난한 적이 있었다.


그리고 당시에 필자는 '국민 세금을 사용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둘 다 이상하다'고 지적하는 글을 <오마이뉴스>에 기고했었다.(관련기사 : 홍준표와 한동훈, '이상하게' 닮았다 https://omn.kr/29c4n)

특활비로 홍준표를 공격한 한동훈

그런데 이번에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출마한 두 사람이 홍준표 후보의 특수활동비 문제를 놓고 공방을 벌인 것이다. 그 공방을 보면서, '한동훈 후보 본인은 과연 떳떳한가?'라는 의문이 떠올랐다.

우선 한동훈 후보가 홍준표 후보를 공격한 것은 타당성이 있는 얘기이다. 홍준표 후보는 2015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과거 국회에서 원내대표를 할 당시에 받았던 특수활동비 중 남은 것을 집사람에게 생활비로 줬다'고 쓴 적이 있었고, 그 부분이 충분히 해명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에 홍준표 후보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은 크게 화제가 됐다. 마치 특수활동비를 횡령했다고 '자기고백'하는 듯한 내용을 담고 있었기 때문이다. 국회 예산으로 받은 특수활동비를 생활비로 쓴 것이 사실이라면 그것은 명백한 불법이다. 더구나 홍준표 후보가 자신의 경선자금에 대한 의혹을 해명하는 차원에서 그런 글을 올린 것이기에 더욱 논란은 컸다.

그러자 홍준표 후보는 말을 바꿨다. 특수활동비는 '기자 등과의 밥값으로 썼고, 그래서 국회의원 세비가 남아서 그걸 생활비로 준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이번에 한동훈 후보는 이 문제를 홍준표 후보에 대한 공격 소재로 쓰려고 마음먹은 듯하다. 한 후보는 지난 21일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 김영수입니다>에서 '제가 특활비 집에다 갖다준 경험도 없지 않냐'라고 얘기했다. 25일 열린 홍준표 후보와의 맞수 토론에서도 이재명 후보의 법인카드 건을 기소한 검찰을 비판하는 홍 후보에게 '특수활동비 나오면 집에 생활비로 준 일 때문에 법인카드 유용은 별것 아니라고 생각하느냐'고 공격했다.

한동훈 본인의 특수활동비는?

국민의힘 대선 2차 경선 진출자인 홍준표, 한동훈 후보가 25일 서울 종로구 채널A 스튜디오에서 일대일 맞수토론 전 기념촬영 후 자리로 향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그러나 한동훈 후보가 홍준표 후보를 공격할 만한 자격이 있을까?

한동훈 후보는 최악의 세금 낭비 행태를 보여 왔던 검찰을 비호하기 위해 앞장섰던 사람이다. 법무부 장관 시절에는 검찰 특활비 관련 문제를 지적하는 야당 의원에게 엉뚱한 공격을 가하면서 논점을 흐리는가 하면, 법원 판결의 취지에도 맞지 않게 정보를 가리고 자료공개를 한 검찰을 비호하고 나서기도 했다.

그는 또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 시절에 명절을 앞두고 2억 5천만 원의 떡값을 돌린 것과 관련된 국회의원의 질의에 대해서도 '뉴스타파 뇌피셜'이라고 반발했다. 그러나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네 차례의 명절을 앞두고 2억 5천여만 원의 검찰 특수활동비가 명절 떡값으로 지급된 것은 명백한 팩트였다. 그런데도 한동훈 후보는 이런 의혹들에 대해 진상조사를 하기는커녕, 비호하기에 바쁜 듯한 태도를 보여왔다.

뿐만 아니라 한동훈 후보 본인도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과 검찰총장이던 시절에 꽤 많은 특수활동비를 받아서 썼을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까지만 해도 윤석열의 최측근이었고, '특수통'으로 불리면서 서울중앙지검과 대검찰청의 요직을 거쳤기 때문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으로부터 얼마의 특수활동비를 받아서 어떻게 썼다는 것도 밝히지 못하면서, '홍준표 특수활동비'만 공격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자료 불법폐기까지 비호

더구나 한동훈 후보는 국민세금을 사용하고 자료를 불법폐기한 것까지도 비호하려고 했다.

시민단체들과 뉴스타파가 검찰 특수활동비 정보공개소송에서 승소한 후에 자료를 수령해 보니 2017년 4월 이전의 대검찰청 특수활동비 자료가 무단 폐기되고 없었다. 다른 많은 지방검찰청, 고등검찰청 자료도 2017년 상반기 무렵까지 무단 폐기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래서 2023년 7~8월 국회의원들이 이 문제에 대해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에게 질의를 했다. 그러나 그는 '2개월마다 자료를 폐기하는 게 오히려 원칙', '그 당시 상황에서 교육할 때 월별로 폐기하는 관행이 있었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그게 뭐가 문제냐는 식으로 적반하장격의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국민세금을 써놓고 관련 자료를 무단폐기한 것은 중대한 범죄행위이다.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야 하는 범죄행위이다. 그런데 법무부장관이 이런 조직적인 불법을 비호한 것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그랬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한동훈은 여전히 검사이다. 그는 국민보다는 자신의 출신 조직인 검찰을 우선시하는 태도를 보여 왔고, 그에 대해 반성한 적도 없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호 아래 출세한 사람이다. 윤석열 덕분에 법무부 장관도 했고, 국민의힘 비대위원장도 했다.

작년 12월 3일 그가 비상계엄이 해제되도록 하는 데 공을 세운 것은 인정하지만, 그것이 그의 정체성인 '검사'와 '윤석열 덕분에 출세한 사람'이라는 점을 지울 수는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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