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4.24 17:05최종 업데이트 25.04.24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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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022년 8월 9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 호우 피해 현장을 방문하고 있다.연합뉴스

2022년 8월 8일, 서울에는 80년 만에 큰 비가 내려 14명이 목숨을 잃었다.

특히 시간당 141.5mm, 80년 만에 내린 역대급 폭우는 서울 도심 곳곳에 있는 반지하 주택으로 흘러 들어가 취약계층의 소중한 안식처를 집어삼켰고, 그렇게 서울시 동작구 상도동 반지하 주택에 거주하던 발달장애인 취약계층 여성과 관악구 신림동 반지하 주택에서 거주하던 발달장애인 가족 3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들에게는 정부의 도움이 절실했다. 하지만 윤석열은 반지하 주택과 고시원, 비닐하우스 등 비정상 거처 거주자에게 임대보증금을 무이자로 대여하여 정상 거처로 이전 등 '비정상 거처 거주자의 완전한 해소'라는 국민과의 약속을 저버린 채 아무런 대책도 지시하지 않고, 서초동 자택으로 퇴근했다.

윤 정부 무관심 속에 전세사기에 갇힌 피해자들

'저도 잘 살고 싶었습니다. 살려달라 애원해도 들어주는 곳 하나 없고, 도와주지 않는 이 나라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요?' - 2024년 5월 전세사기 피해자 유서 중

전세사기 피해자 11명도 스스로 세상을 떠났다.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윤석열 정부를 향해 전세사기 피해 예방과 일상 회복을 위한 '전세사기 피해 지원을 위한 특별법' 제정 등 제도 개선을 요구해 왔다.

윤석열이 2023년 5월 9일 국무회의에서 "서민과 청년을 대상으로 한 사기 행각은 전형적인 약자 범죄"라며 전세사기 근절 의지를 직접 밝혔고, 윤석열 정부 초대 국토부 장관인 원희룡 전 장관도 "임차인의 소중한 전세보증금을 전세사기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하는 것은 국가의 중요한 책무"라고 선언했기 때문에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윤석열 정부가 전세사기 문제만큼은 확실하게 해결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하지만 윤석열은 국회에서 통과시킨 '전세사기 피해 지원을 위한 특별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는 등 전세사기 피해자의 열망을 배신했다. '임차인을 전세사기로부터 보호하는 것은 국가의 책무'라는 다짐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윤석열 정부의 무관심 속에 전세사기라는 '감옥'에 갇혀 일상의 행복을 잃어버렸다.

공공임대주택 예산도 대폭 삭감했다. 자연스레 매입임대주택을 비롯한 공공임대주택 공급이 크게 줄었다. 윤석열 정부는 무리한 감세로 발생한 세수 결손을 메워야 한다며 주거약자를 위한 소중한 재원인 주택도시기금 3조 원을 다른 곳에 썼다.

청년과 고령자 등 1인가구를 위한 공공임대주택을 위한 전용면적을 축소시키며 1인가구의 주거권을 후퇴시켰고, 역대급 폭염 더위를 선풍기로 버티는 영구임대주택 주거약자를 위한 에어컨 설치 사업도 '돈이 없다'며 중단시키기도 했다.

복지 후퇴와 퇴행 거듭했던 윤석열 정부 3년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 전세사기·깡통전세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사회대책위원회 관계자와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민주유공자법제정추진단 관계자들이 2024년 5월 2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어제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해 정부로 이송된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과 민주유공자법을 즉각 공포할 것을 촉구했다.유성호

'약자의 삶을 더욱 두텁게 보호하겠다'며 '약자복지'를 주장했던 윤석열 정부 3년간 우리나라 주거복지 정책은 후퇴와 퇴행을 거듭했다. 그 결과 2022년 수원 세 모녀와 신촌 모녀 등 정부로부터 충분한 지원을 받지 못해 생활고에 시달린 많은 주거약자들은 삶을 포기했고, 살아남은 주거약자의 삶은 갈수록 열악해졌다.

윤석열 정부가 후퇴시킨 주거복지 정책을 바로잡고, 모든 국민이 쾌적하고 안정적인 주거환경에서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며 인간다운 주거생활을 할 수 있는 나라로, 다시 '주거권 선도국가'의 비전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특히 윤석열 정부가 외면한 '국민의 주거권 보장'을 위해 앞장서야 한다. 양질의 장기공공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하여 저소득 가구와 쪽방촌, 반지하, 고시원에 거주하는 주거약자들이 쾌적하고 안전한 집에서 생활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주거급여 지급 대상을 중위소득 60% 이상으로 확대하고, 치솟은 주거비와 관리비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여 주거약자의 주거비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 또 아동 양육가구에 대한 주거수당을 신설해 '아동 주거권 보장 국가'로 나아가야 한다.

831만 세입자 가구가 집주인에게 보증금을 떼일 걱정 없이 안심하고 살 수 있도록 '안전하고 투명한 임대차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 특히 더 이상 전세사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전월세 신고제의 완전한 도입과 임차권 등기 의무화 등 투명한 임대차 시장을 조성하고,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비율 규제 강화를 통한 무자본 갭투자 근절, 건전한 임대사업자 육성,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 의무화, 임차인의 보증금 반환권 보장 등을 통해 안전한 임대차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

윤석열 정부의 부동산시장 관리 실패로 중단된 주택 공급을 다시 정상화해야 한다. 3기 신도시 조성의 속도를 높여 저렴한 공공분양주택과 임대주택이 꾸준히 공급되게 하고, 공사비 증가로 민간 재개발이 중단된 노후 주거지에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을 확대하여 양질의 주택을 공급해야 한다. 건설사의 과도한 공사비 증액 요구로 조합원 분담금과 분양가가 과하게 치솟지 않도록 분쟁조정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윤석열시대 끝, 주거권 선도국가 향해 나아가야

부동산 금융과 세제, 지방 부동산을 안정시키는 노력도 필요하다. 부동산 금융이 투기 수요를 부추겨 부동산 시장을 불안하게 만들지 않도록 관리하는 한편, 무주택 가구를 위한 주택금융 지원은 주택 공급 시기에 맞춰 꾸준하게 확대하여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룰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부동산 보유세와 양도소득세에 대해서는 명확한 원칙과 기준을 세워 시장에서 발생할 혼란을 최소화하고, 부동산 경기나 포퓰리즘에 흔들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인구 감소와 미분양 증가로 위기를 겪고 있는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범정부 차원에서 종합대책을 수립하고, 주택도시기금에 지방도시계정을 신설하여 지방도시공사 주도로 인구 문제, 지역 문제를 해결하도록 분권형 도시개발의 길을 열어줘야 한다.

헌법을 유린하고, 대한민국을 주거권 후진국으로 만든 윤석열의 시대는 이제 끝났다. 이제 집이 없는 사람도, 집을 가진 사람도, 평범한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집에 대한 걱정 없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나라, 우리가 바라는 진짜 대한민국의 모습을 꿈꾸며 '주거권 선도국가'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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