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4.21 07:00최종 업데이트 25.04.21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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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대 대통령 선거 투표일인 2022년 3월 9일 오후 서울 광진구 한 안경점에 마련된 화양동 제5투표소를 찾은 시민이 투표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제21대 대통령 선거가 4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여러 매체에서 여론조사 결과를 소개하고 있어 주요 인물이 얻고 있는 지지세는 이미 어느 정도 알려져 있다.

언론이 소개하는 '공표용 선거여론조사' 결과는 성별, 연령대별, 지역별 인구 구성비에 맞게 표본을 추출하고 부족하거나 넘치는 경우엔 보정을 해서라도 인구 구성비에 맞춰 발표를 해야 한다. 그럼에도 각 정당의 경선에선 자당 지지자 및 무당층만을 대상으로 경선 후보의 경쟁력을 파악하기 때문에 자연스레 무당층에 관심이 가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인지 최근 일부 언론이 가장 경쟁력 있다고 알려진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가 무당층 내에선 다른 후보와 오차범위 내 격차를 보인다든지 오히려 다른 후보가 앞선다는 등의 해석도 내놓고 있다. 필자가 보기에 이런 해석은 조기 대선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로 흥미와 참여 의욕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겠으나, 종합적인 분석 결과를 제공하긴 무리가 있어 보인다.

도대체 무당층은 누구인가

우선 무당층의 규모와 구성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고 '유권자 투표 행동' 관점으로 최근 무당층 내 지지세의 구성을 분석해보려 한다.

먼저, 무당층은 조사에 따라 규모가 매우 다르게 나타난다는 점을 확인해야 할 것 같다. 온라인조사에서는 무당층이 거의 절반 정도를 차지할 때도 있다. 우리 국민 둘 중 한 명은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 또는 '잘 모르겠다'고 한다는 것이다. 어찌 보면 이 정도의 규모가 상식적일 수도 있겠다. '일체감'은 일상에서 자주 접해야 형성되는데, '정당'의 경우 일체감을 갖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ARS 조사는 무당층 규모가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응답률이 저조한 ARS 조사의 특성상 정치 고관여자 중심으로 추출되기 때문이다. 전화면접조사는 무당층이 많을 때는 30%에 가깝지만, 적을 때는 10% 중반대 정도다. 최근처럼 큰 선거를 앞두고 있을 땐 정치 관여도가 높아져 지지하는 정당을 선택하는 비율도 덩달아 오르기 때문에 무당층 비율은 비교적 낮아진다.

여기에서 알 수 있는 건, 무당층의 규모뿐 아니라 내부를 구성하는 성격도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정치 고관여 응답자 중심으로 추출되는 ARS 조사에서 무당층이 적은 이유는 '이미 정당을 선택한' 이들 중심이기 때문이다. 즉, ARS 응답자 중 다수는 '정당 정향 투표 성향자'일 수 있다.

이같이 지지 정당에 따라 투표를 하는 유권자는 선거 시기 투표할 후보를 선거일로부터 1개월 이전에 결정하는 '조기 결정자'일 가능성이 있다. 이와는 달리 선거일 1주 전부터 투표할 후보를 결정하는 '임박 결정자'의 경우에는 정당 일체감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 있다. 결국 '무당층'은 이와 같이 정당 일체감은 떨어지고 선거일에 임박해서 투표 후보를 결정한다는 공통점을 갖는 게 보통이다.

[무당층 내 후보 지지도①] 전화면접조사

이재명 전 대표, 대구서 K-콘텐츠 기업 간담회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가 18일 대구 북구 사회혁신커뮤니티연구소 협동조합 소이랩에서 열린 K-콘텐츠 기업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럼 최근 조사 방법이나 문항의 유형이 다른 몇 개의 조사에서 나타나는 후보 지지도를 살펴보자. 전화면접조사와 ARS 조사 등 방법별로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문항별로는 자유응답식 문항인지 혹은 선택지를 제시하는 항목제시형인지에 따라서도 어떻게 다른지 확인하자.

먼저, '전화면접조사'를 통해 '자유응답식 문항'으로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를 조사하는 한국갤럽 자체 데일리 오피니언 4월 3주(15~17일 조사) 결과 중 주요 6명의 선호도는 다음과 같다.

○ 한국갤럽(자체): 가상번호 전화면접조사 + 자유응답식
전체(1000명, 오차범위 ±3.1%포인트)와 무당층(180명, 오차범위 ±7.3%포인트)

- 전체: 이재명 38%, 홍준표 7%, 한덕수7%, 김문수 7%, 한동훈 6%, 이준석 2%
- 무당층: 이재명 8%, 홍준표 1%, 한덕수2%, 김문수 1%, 한동훈 1%, 이준석 1% 순
- 무당층 내 의견 유보자 79%(180명 중 79%는 142명, 전체에서 14.2%)

다음으로 , '전화면접조사'를 통해 '항목제시형 문항'으로 3자 가상대결 지지도를 조사하는 전국지표조사(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4월 3주(14~16일) 결과는 다음과 같다.

○ 전국지표조사(자체): 가상번호 전화면접조사 + 항목선택형
전체(1001명, 오차범위 ±3.1%포인트)와 무당층(191명, 오차범위 ±7.1%포인트)

- 전체: 이재명 45%, 김문수 22%, 이준석 9%
- 무당층: 이재명 18%, 김문수 14%, 이준석 10%
- 무당층 내 없다/모름/무응답 57%(191명 × 0.57 = 109명, 전체에서 10.9%)

- 전체: 이재명 45%, 홍준표 24%, 이준석 7%
- 무당층: 이재명 19%, 홍준표 16%, 이준석 8%
- 무당층 내 없다/모름/무응답 53%(191명 × 0.53 = 101명, 전체에서 10.1%)

- 전체: 이재명 45%, 한동훈 17%, 이준석 8%
- 무당층: 이재명 19%, 한동훈 10%, 이준석 9%
- 무당층 내 없다/모름/무응답 58%(191명 × 0.58 = 111명, 전체에서 11.1%)

위와 같은 결과를 보면, 전화면접조사에서는 문항의 유형, 즉 자유응답식이건 항목제시형이건 전체 중에서는 이재명 후보가 2위 후보와 오차범위를 넘는 큰 격차로 우세하지만, 무당층에서는 모든 경우에 오차범위 내에서 모든 후보의 지지도가 대등한 것을 알 수가 있다.

그 이유는 한국갤럽의 자유응답식 문항에서 무당층 내 유보 응답이 79%라는 점, 그리고 전국지표조사의 3자 가상대결에서 무당층 내 없음/모름/무응답이 50%가 넘는다는 점 때문이다. 즉, 무당층 내 '미결정자'가 다수라는 점 때문이겠다.

이처럼 미결정자가 다수인 점은 너무나 당연하고, 이들 미결정자는 앞서 언급했듯 선거일에 임박한 1주일 정도의 기간 동안 자신이 투표할 후보를 결정하는 '임박 결정자'이다.

그런데 만일 무당층 내에서 현재 자신이 지지하는 인물을 결정하지 않은 미결정자 전체가 2위 후보에게 투표를 한다는 가정을 해보자. 그러면, 위에서 밑줄을 친 규모 전체를 2위 후보의 지지도에 합산하면 된다.

한국갤럽의 경우 이재명 38% 대 국민의힘 후보 21.2%(7% + 14.2%)의 결과로 나타날 것 같다. 전국지표조사에서는 이재명 45% 대 김문수 32.9%(22% + 10.9%), 이재명 45% 대 홍준표 34.1%(24% + 10.1%), 이재명 45% 대 한동훈 28.1%(17% + 11.1%)로 나타난다.

미결정자 전체가 국민의힘 후보를 지지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오차범위 안으로 추격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걸 보여준다. 전화면접조사의 결과에서는 모든 경우 이재명이 다른 국민의힘 주자들과 오차범위 밖의 격차를 유지한다.

[무당층 내 후보 지지도②] 1천 명 ARS 조사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6차 202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준비위원회를 하고 있다.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ARS 조사에서는 어떨까. 스트레이트뉴스 의뢰로 조원씨앤아이가 4월 13~14일 항목제시형 문항으로 3자 가상대결을 조사한 결과는 아래와 같다.

○ 조원씨앤아이(스트레이트뉴스): 무선 RDD ARS + 항목선택형
전체(1,023명, 오차범위 ±3.1%포인트)와 무당층(126명, 오차범위 ±8.7%포인트)

- 전체: 이재명 52.7% 김문수 20.0% 이준석 5.9%
- 무당층: 이재명 37.6% 김문수 10.3% 이준석 4.9%
- 무당층 내 없음/모름 25.8%(126명 × 0.258 = 33명, 전체에서 3.2%)

- 전체: 이재명 52.3% 한덕수 26.2% 이준석 5.4%
- 무당층: 이재명 36.8% 한덕수 18.5% 이준석 10.0%
- 무당층 내 없음/모름 19.8%(126명 × 0.198 = 25명, 전체에서 2.4%)

- 전체: 이재명 52.6% 한동훈 15.2% 이준석 6.1%
- 무당층: 이재명 36.5% 한동훈 17.0% 이준석 8.2%
- 무당층 내 없음/모름 22.9%(126명 × 0.229 = 29명, 전체에서 2.8%)

전체에서는 이재명 대표가 절반 정도의 지지도를 얻어 다른 주자 대비 매우 우세한 상황이다. 그런데, 무당층 내에서도 이재명 대표가 김문수 대비 27.3%포인트, 한덕수 대비 18.3%포인트, 한동훈 대비 19.5%포인트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두 오차범위를 넘는 격차다.

ARS 조사의 특성상 무당층의 규모도 전화면접조사보다 적은데, 무당층 내에서 이미 지지 후보를 결정한 비율도 높고, 그래서 미결정자 규모를 전체 중으로 환산하면 그 규모가 매우 낮은 비율이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그래서 무당층 내 미결정자 전체가 국민의힘 후보를 지지하는 경우를 가정하더라도, 50% 넘는 지지도를 얻고 있는 이재명 후보와의 격차를 줄이는 데는 별로 큰 도움이 되지 않게 된다.

[무당층 내 후보 지지도③] 8천 명 ARS 조사

그렇다면, 최근 무당층 내 이재명과 한덕수가 초접전이라는 결과를 보여준 조사는 어떨까? 데일리안 의뢰로 여론조사공정이 4월 15~16일 항목제시형 문항으로 3자 가상대결을 조사한 결과는 아래와 같다.

○ 여론조사공정(데일리안): 무선 RDD ARS + 항목선택형
전체(8004명, 오차범위 ±1.1%포인트)와 무당층(638명, 오차범위 ±3.9%포인트)

- 전체: 이재명 50.9% 김문수 31.3% 이준석 7.5%
- 무당층: 이재명 32.6% 김문수 23.1% 이준석 11.0%
- 무당층 내 없음/기타/모름 33.3%(638명 × 0.333 = 212명, 전체에서 2.7%)

- 전체: 이재명 50.5% 나경원 28.6% 이준석 9.7%
- 무당층: 이재명 32.1% 나경원 21.8% 이준석 12.6%
- 무당층 내 없음/기타/모름 33.5%(638명 × 0.335 = 214명, 전체에서 2.7%)

- 전체: 이재명 50.7% 안철수 21.8% 이준석 8.7%
- 무당층: 이재명 31.7% 안철수 19.9% 이준석 8.6%
- 무당층 내 없음/기타/모름 39.7%(638명 × 0.397 = 253명, 전체에서 3.2%)

- 전체: 이재명 50.5% 한덕수 33.8% 이준석 7.0%
- 무당층: 이재명 32.9% 한덕 30.4% 이준석 9.8%
- 무당층 내 없음/기타/모름 26.9%(638명 × 0.269 = 177명, 전체에서 2.1%)

- 전체: 이재명 51.0% 한동훈 19.8% 이준석 9.7%
- 무당층: 이재명 33.2% 한동훈 20.2% 이준석 8.6%
- 무당층 내 없음/기타/모름 37.9%(638명 × 0.379 = 242명, 전체에서 3.0%)

- 전체: 이재명 50.5% 홍준표 29.1% 이준석 7.1%
- 무당층: 이재명 31.8% 홍준표 21.8% 이준석 9.8%
- 무당층 내 없음/기타/모름 36.5%(638명 × 0.365 = 233명, 전체에서 2.9%)

이재명이 전체 평균 절반 정도의 지지도를 얻고 있고, 2위인 보수 진영 주자들 대비 오차범위를 훌쩍 뛰어 넘는 우세를 보인다는 점에서 다른 조사와 다르지 않다. 이 조사의 특성상 표본 수가 많아 ARS 조사인데도 무당층의 규모가 어느 정도 되기 때문에 오차범위를 좁혀서 우열을 가릴 수 있다는 것 같다.

그렇게 해서 무당층 내의 경쟁 상황을 보면, 김문수, 나경원, 안철수, 한동훈, 홍준표 등 국민의힘 소속 인물들은 무당층 내에서도 이재명 대비 오차범위 밖의 열세를 보이지만, 한덕수만이 오차범위 내에서 격돌하고 있다는 게 결론이다.

보통 1000명 정도를 추출하는 다른 조사에서는 무당층 규모가 적고, 특히 ARS에서는 더 적기 때문에 무당층 내의 경쟁 상황을 분석하기 어려웠는데, 이 조사 결과 국민의힘 인물 모두가 무당층 내에서도 이재명에게 뚜렷한 열세를 보인다는 점은 확인할 수 있다. 왜냐하면, 앞서 전화면접조사에서 볼 수 있듯, 무당층 내에서는 인물들이 대부분 오차범위 내에서 격돌하는 것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덕수가 이재명과 무당층 내에서 오차범위 안에서 경쟁한다는 정보는 그리 큰 발견사항은 아니다.

그보다 무당층 분석에서는 미결정자들이 어디로 분산될 것인지를 확인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ARS 방식인 위의 여론조사공정 자료를 보면, 앞서 조원씨앤아이 조사처럼 미결정자의 규모가 그리 크지 않아서 사실 전체 중 2위 후보가 무당층 내 미결정자를 모두 가져가도 대세에 거의 영향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미결정자는 과연 어떻게 움직일까

그렇다면 이쯤해서 위의 분석 중 가설적 문제제기, 즉 '무당층 내 미결정자 모두가 2위 후보를 지지하게 된다면'이라는 가정으로 돌아가보자.

선거일 1개월 이전에 투표할 후보를 결정하는 '조기 결정자'의 경우 '정당 정향 투표 성향자'라고 할 수 있다. 브랜드 일체감이 구매 제품 결정에 도움을 주듯, 지지하는 정당에서 나오는 인물은 일단 지지하고 보는 유권자이며 이들은 최소 40% 정도다. 많게는 60%로도 본다.

그러나 선거일 1주 전부터 투표할 후보를 결정하는 '임박 결정자'의 경우에는 '인물 정향 투표 성향자'라고 할 수 있다. 이들도 대략 40% 정도의 규모가 된다. 유권자 투표 행동 결정 요인을 생각해보면, 이들은 '인물론'과 '대세론'의 영향을 받는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필자는 독자에게 두 요인, 즉 인물론과 대세론에 의해 무당층 내 미결정자가 움직일 것이라는 일반적인 가설만을 드리면서, 다음의 최근 흐름을 예시로 제시하고 싶다.

전국지표조사 다자 적합도(2025년 4월 3주)이재명 대표 적합도가 7%포인트 높아진 결과다. (화살표 강조는 필자)전국지표조사

앞서, 전국지표조사에서 확인할 수 있는 다자 적합도이다. 없다/모름/무응답이 23%로 9번의 조사 중 가장 낮은 수치인데, 2주 전 36%였다가 13%포인트 하락했다. 그런데, 이렇게 미결정자의 규모가 하락할 때, 이재명은 39%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과연 미결정자가 후보를 선택하는 순간에 어느 인물을 택할 것인지는 확정적으로 말할 수 없지만, 역시 인물론과 대세론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 인용된 여론조사의 기본 사항은 본문에 표기했으며, 모든 여론조사 결과는 언론사 및 조사 회사의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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