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본청 진입하는 계엄군윤석열 대통령이 3일 저녁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4일 밤 서울 국회의사당에서 계엄군이 국회 본청으로 진입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기 끊으라는 지시는, 영화를 너무 많이 본 것 같다"
상황 자체도 긴박했다. 김 대대장은 "경찰 협조 받아서 담을 넘었는데 제가 제일 먼저 넘었다"며 그때부터 시민들의 저항에 직면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시민들이) 굉장히 심하게 (군인들을) 구타하고, 발로 차고 집어던지고"라고 설명했다. 누군가는 본청에 진입한 그들에게 소화기도 뿌렸다. 김 대대장은 "시민들은 우리가 지켜야 할 대상인데 왜 우리를 때릴까, 생각이 들었고, 병력들이 많이 흥분한 상태였다"며 "이유도 없이 두들겨 맞으니까 젊은 친구들이 눈동자가 돌아가는 게 보였다"고 했다.
그럼에도 "대통령님이 문 부숴서라도 끄집어내오래", "전기를 끊을 수 없냐"라는 지시가 계속됐다. 김 대대장은 "할 수가 없었다. 정당한 지시인지 부당한 지시인지 몰랐고 저보다도 병력이 걱정이었다"며 "젊은 사람들이 계속 충돌하다 보니 그 인원을 제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또 "전기 끊으라는 지시는 누가 했는지 모르나 영화를 너무 많이 본 것 같다"고 했다. 조용하던 법정에서 웃음이 터졌다.
김 대대장은 검찰에서
"만약 제가 지시를 이행할 마음을 먹고 하달했다면 부대원들은 충분히 문을 부술 수 있고, 실제 의원들을 끄집어냈을 것"이라며
"이렇게 하는데 얼마 시간도 걸리지 않았을 것"이라고 진술했다. 그는 법정에서도 거듭 "그날 충분히 여단장이 부여한 지시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대대장은 끝까지 부하들을 자제시켰고, 그들을 지켰다.
그래서 (피고인이 아닌 증인으로) 이 자리에 앉아 있다고 생각한다.
김 대대장이 이 발언을 할 때, 피고인석의 윤석열씨는 갑자기 물 한 모금을 들이켰다.
윤석열 직접 발언 시간만 93분... 영관급 장교 증언 폄하
법정에서 증언을 직접 들은 윤씨는 현장에 투입된 군인들에게 미안한 기색은 내비치지 않았다. 오히려 검찰이 일선 지휘관부터 증인신문 하는 것을 두고 "특전사령관, 수방사령관과 대통령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어떻게 됐는지가 확인되고 나서, 자기들이 알아서 한 건지, 대통령이 지시해서 한 것인지, 이렇게 나가는 건데, 만약에 그렇다면
오늘 했던 영관급 지휘관들은 사실 증인으로 내세울 필요도 없는 사람들 아니겠나"며 헛웃음을 짓기도 했다. 영관급 장교의 증언이 아무리 자신에게 불리해도 본인과는 너무 멀다는 뜻이었다.
윤씨는 또 오전에 이어 자꾸 '후배' 검사들을 훈계했다. 그는 "이렇게 공소장이 난삽하고, 증거도 어느 정도 될 만한 걸 던져줘야 다투든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윤씨의 발언시간만 약 93분이었다.
변호인단은 두 달 동안 두 차례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는데도 증거 동의여부를 정하지 않았다. 또 준비를 못했다며 조성현·김형기 증인의 반대신문을 다음 기일로 미뤘다.
검찰 측은 "두 달 간 증거인부 기회가 충분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아직도 증거인부를 안 밝히고 시간을 더 달라는 것은 입증계획에 여러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항"이라며 "(재판부가) 신속하게 증거인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지휘해달라"고 받아쳤다. 또 "이 사건의 입증 책임은 검찰에 있다. 상향식으로 증인신문이 이뤄질지 하향식으로 이뤄져야 할 것인지는 검찰이 주도적으로 판단해야 될 영역"이라며 "변호인들께서도 필요한 증인이 있다면 신청하면 될 것"이라고 했다.
지귀연 부장판사는 양쪽을 진정시키면서도 반대신문은 안 하면서 자꾸 끼어드는 윤 대통령 쪽에 "반대신문을 통해서 물어보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증인신문 순서를 문제 삼는 것 또한 "변호인 측이 원하는 순서가 있나. 그 부분을 명확하게 '누구부터 하고 싶다'고 하면 검찰 측도 고려할 텐데"라며 명확한 의견을 정리해 오라는 취지로 당부했다.
오전 10시 시작한 재판은 오후 6시 20분경 끝났다. 재판부는 21일 2차 공판에서 반대신문 후 절차 문제를 다시 논의하기로 정리했다.
[관련기사 - 오전 상황] 피고인 윤석열, 42분 일장연설 "이건 코미디다" https://omn.kr/2d16v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 첫 형사재판이 열리는 14일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윤 전 대통령이 탑승한 차량이 들어가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