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4.04 17:41최종 업데이트 25.04.04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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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배 헌법재판소장 직무대행이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인용 결정을 선고 한 뒤 김형두 재판관과 함께 법정을 나가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헌법재판소는 4일 오전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윤석열 대통령을 파면했다.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를 비롯한 일련의 행위가 모두 위헌·위법하고, 그러한 행위들이 윤석열씨를 대통령직에서 파면할 만큼 중대하다는 데에 이견은 없었다.

다만 결정문에는 변론과정에서 윤씨 쪽이 들고나온 전문법칙 엄격 적용 주장을 둘러싸고 이미선·김형두 재판관과 김복형·조한창 재판관의 서로 대립되는 보충의견이 담겼다. 탄핵소추안 발의 횟수를 제한해야 한다는 정형식 재판관의 보충의견도 있었다. 명시적 언급이 없어 추측일 수밖에 없지만, 이것이 역대 최장 심리의 원인이었을 수 있다.

[이미선·김형두 - 김복형·조한창] 전문법칙 완화를 둘러싼 대립

윤석열씨 쪽이 헌법재판소의 전문법칙 완화 적용에 반발한 것은 윤씨에게 불리한 내란 관계자들의 진술이 모두 증거로 채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법칙이란, 형사소송에서 전문증거의 증거능력을 원칙적으로 부정하면서 일정한 요건을 충족한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증거능력을 인정하는 것을 말한다. 수사과정에서 작성된 피고인이 아닌 사람의 진술서에 대해서는 피고인이 동의하거나 피고인의 반대신문이 보장되는 경우에만 증거로 채택될 수 있다.

하지만 형사소송과 탄핵심판은 다르다는 것이 지금까지 헌재의 일관된 입장이었다. 헌재는 이번 사건에서도 전문법칙 완화를 적용해 절차의 적법성이 담보되는 조서를 증거로 채택했다. 국회 회의록도 여기에 포함됐다. 여기에 윤씨 쪽이 이의를 제기하자, 이미선·김형두 재판관은 보충의견에서 전문법칙 완화를 재차 강조했다.

이미선 헌법재판관이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에 참석해 있다.사진공동취재단

김형두 헌법재판관이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에 참석해 있다.사진공동취재단

두 재판관은 "탄핵심판절차에서는 피청구인의 내용 인정이나 반대신문의 보장 없이 수사기관이 피청구인이나 사건 관련자들의 진술을 기재한 조서 등을 증거로 사용할 수 있게 하더라도 형사소송절차에서처럼 실질적인 당사자 대등의 문제가 발생한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했다.

이어 "탄핵심판절차에 전문법칙을 엄격하게 적용하게 되면 피청구인이 증거에 부동의할 경우 헌법재판소가 다수의 증인을 채택하여 증인신문을 진행해야 하므로 절차의 장기화를 피할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청구인(국회)이 제출한 수사기관 작성의 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 또는 진술조서는 그 절차의 적법성이 담보되는 범위에서 증거로 채택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김복형·조한창 재판관의 생각은 결이 조금 달랐다. 두 재판관은 "탄핵심판의 중대성, 피청구인의 방어권 보장 등을 고려할 때 헌법재판소가 앞으로는 탄핵심판절차에 있어서 형사소송법상 전문법칙을 보다 엄격하게 적용할 필요가 있음을 지적해 두고자 한다"면서 보충의견을 내놓았다.

이들은 "대통령 탄핵결정의 영향력과 파급력이 중대한 점, 탄핵심판절차에 공판중심주의를 강화하고 피청구인에게 반대신문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반드시 탄핵심판의 신속성의 요청에 반하거나 그보다 덜 중요하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밝혔다. 다만 그래서 이번 탄핵심판이 각하되어야 한다는 결론까지 이르지는 않았다. 이들의 결론은 "이제는 탄핵심판절차에 요청되는 신속성과 공정성, 두 가지 충돌되는 가치를 보다 조화시킬 방안을 모색할 시점"이라는 것이었다.

김복형 헌법재판관이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에 참석해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조한창 헌법재판관이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에 참석해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정형식] "국회 탄핵소추안 발의 횟수 제한 필요"

정형식 재판관의 보충의견도 눈길을 끈다. 윤씨 쪽은 야당의 줄탄핵 탓에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는 주장을 내놓았는데, 정 재판관 보충의견 요지는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부결될 경우 다른 회기 중에도 다시 발의하는 횟수를 제한하는 규정을 입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정 재판관은 '탄핵소추안에 대한 무제한적 반복 발의를 허용할 경우의 문제'라는 중간제목을 달고 "(고위공직자에 대해) 실질적으로 동일한 사유로 반복적으로 탄핵소추발의가 가능할 경우 소추대상자의 지위가 불안정해지고, 이는 국정의 혼란과 국가주요기능의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특히 소추대상자가 행정부 수반이자 국가원수인 대통령일 경우 국정운영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할 수밖에 없다"라고 덧붙였다.

정형식 헌법재판관이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에 참석해 있다.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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