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대 학생들이 4일 오전 공익인권학술동아리 '가치'가 주최한 윤석열 탄핵심판 생중계 단체시청 행사에서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파면 선고 직후 환호하고 있다.
숙명여대 동아리 '가치'
윤석열 정권 내내 '김건희씨 석사논문 표절 문제'로 홍역을 치른 숙명여대 교수와 재학생들은 윤석열 탄핵심판 선고 당일 교내에 모여 "윤석열 파면"의 순간을 함께 지켜봤다.
통상 "금요일은 공강 시간이 많아 캠퍼스가 한산"하지만, 150명의 숙명여대 재학생들은 4일 오전 11시 22분 직전까지 숨죽였다가 헌법재판관 전원일치로 윤석열 파면이 결정되자, 기립하거나 두 팔을 벌리며 환호성을 내질렀다.
이날 약 250명(대면 150, 비대면 100명)의 숙명인들이 교내 '진리관' 중강당에 모일 수 있었던 건 숙명여대 공익인권학술동아리 '가치' 덕분이다. 가치는 전날(3일) 급박하게 강의실을 대여해 '탄핵심판 생중계 단체시청' 행사를 기획했다. "윤석열 탄핵심판의 법적 의미와 쟁점 해설"은 동아리 지도교수인 홍성수 법학부 교수가 맡았다.
김새연 가치 회장은 이날 오후 4시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교내 단체시청 행사를 기획한 이유에 대해 "12.3 윤석열 내란 이후 숙명인들은 '전진 숙명'의 정신으로 똘똘 뭉쳐왔다"며 "함께 모여 윤석열 탄핵이 공익과 인권적 관점에서 지니는 의미를 짚어보고 나누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아래는 김 회장과의 통화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한 내용이다.
"김건희 논문표절 등으로 똘똘 뭉친 숙대생들, 탄핵에 한 목소리"
▲ [현장] '윤석열 파면'의 순간 '숙명여대' 모습, 강의실 떠나가라 '환호성!' ⓒ 오마이뉴스
- 단체시청 행사를 기획한 이유는?
"원래는 동아리 구성원들끼리 탄핵심판 선고를 함께 보려고 했던 것인데, 막상 헌법재판소가 선고기일을 공지한 순간, 모든 숙명인들과 함께 봐야한다는 필요성을 느꼈다. 이후 동아리 지도교수(홍성수)님과 상의해 이번 탄핵심판의 쟁점과 법적 의미를 해설하는 시간을 가진 뒤 생중계를 시청하기로 결정했다."
- 행사에 총 250명이 참여했다. 금요일에 이 정도로 많은 학생들의 참여를 예상했는지?
"아무래도 금요일은 공강(강의가 없는 시간대 - 기자 주)이 많아서 (최대) 50명 정도 참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참여가 저조할 것이라고 생각해 소규모 강의실을 준비했는데 3일에서 4일로 넘어가는 자정에 (학내 커뮤니티에) 공지를 띄우자 참여 신청이 빗발쳤다. 많은 학우들이 몰려서 (도중에) 150명으로 오프라인 참석을 제한하고, 단체시청 장소를 진리관 중강당으로 변경했다. (이후 현장 참여가 제한된) 학우들에겐 온라인으로 참여할 수 있는 링크를 안내했다. 탄핵심판을 본 학생들이 강의실을 나가며 '이 자리를 마련해 줘서 고맙다'거나 '역사적인 순간을 앞두고 교수님의 설명을 들으며 중요한 사실관계를 정리할 수 있었다'고 말해줬다."
- 생중계 되는 탄핵심판은 어디서든 볼 수 있고 금요일엔 공강이 많을 텐데 학생들의 참여 열기가 왜 높았을까?
"숙명여대는 (윤석열 정부 임기 초반) 김건희씨의 석사논문 표절문제가 불거져 민주동문회 등이 문제 해결을 요구해 왔다. 김씨의 논문 문제가 숙명인들을 똘똘 뭉치는 데 영향을 미쳤고, 탄핵 시국과 맞물려 학생사회가 불붙는 계기가 됐다. 12.3 윤석열 내란 후 일부 대학교 학생사회에선 '탄핵 반대'를 선동하는 세력이 등장했지만, 숙명인들은 2차 시국선언을 진행하고, 1112명이 연서명하기도 했다."
▲숙명여대 학생들이 4일 오전 공익인권학술동아리 '가치'가 주최한 윤석열 탄핵심판 생중계 단체시청 행사에 참석해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파면 선고 요지를 듣고 있다.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부 교수가 단체시청에 앞서 탄핵심판 쟁점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숙명여대 동아리 '가치'
- 공익인권학술동아리에서 공익과 인권의 관점으로 본 윤석열 파면은 어떤 의미인지?
"'우리는 '존재 자체로 가치있다'는 기조 하에 인권문제를 학술적으로 공부하는 동아리다. 이 슬로건을 들고 윤석열 탄핵 찬성 광장에도 여러번 갔다. 우리는 소수자를 포함해 모든 사람들에 대한 차별과 혐오에 반대한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에서 대한민국 국민들, 우리들의 인권은 어떤 취급을 받았나?
윤석열은 대통령 후보 시절부터 여성가족부 폐지를 공약으로 들고 나와 사회에 뿌리깊게 자리 잡은 (성차별의) 구조적 문제를 부정했다. 그저 허무맹랑한 정책을 동원해 '출산율 올리기'에만 급급했다. 차별금지법 제정을 외면했고, 장애인 이동권 투쟁을 폄훼했으며 중대재해처벌법을 무력화시켰다. 성별과 성적지향, 장애여부, 직업, 국적과 나이 등 어떤 조건에도 관계 없이 보장받아야 할 기본적인 인권이 윤석열 정부에서 무너져 내렸다.
소수자들의 인권을 보장하는 것이 우리 모두에게 더 큰 이익으로 돌아온다는 입장에서, 윤석열의 파면은 혐오와 배제를 일삼았던 이들에 대한 퇴장을 요청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숙명여대 학생들이 4일 오전 공익인권학술동아리 '가치'가 주최한 윤석열 탄핵심판 생중계 단체시청 행사에 참석해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파면 선고 요지를 듣고 있다.
숙명여대 동아리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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