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4.04 09:39최종 업데이트 25.04.04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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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현 의원이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앞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각하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뒤쪽에서는 파면을 촉구하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기자회견이 동시에 열리고 있다.권우성

"윤석열 대통령 탄핵 기각, 그가 네 마음의 소원을 이루어 주시리로다." - 윤상현 국민의힘 국회의원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당일에도, 국민의힘 인사들은 '탄핵 기각'을 향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4일 오전, 여권 인사들은 이른바 '희망 회로'를 돌리며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 복귀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희망과 전망이 뒤섞인 이들의 바람이 현실화될지 관심이 모이는 가운데, 기대와 다른 결과가 나왔을 때의 '출구 전략'이 부재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 가설은 희망 사항" "교착 상태에서 결단 내린 것"

윤상현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헌법재판소의 탄핵기각 결정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라며 "그리고 오늘(4일)의 기각 선고를 통해 대한민국이 더욱 강하고 공정한 나라로 나아갈 것을 확신한다"라고 적었다. "윤 대통령을 향한 정의와 진실은 결국 승리한다"라는 이야기였다.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선고가 당초 예상보다 상당히 늦어졌는데, 민주당의 생각처럼 6명 이상의 분들이 탄핵에 찬성을 했다면 이렇게 늦어졌을 이유는 없다"라며 "흔히 얘기하는 '5대 3' 정도의 교착 상태에서 (헌법재판소가) 결단을 내렸다"라고 추측했다.

그는 "적어도 5 대 3에서 며칠 사이에 민주당이 생각하는 것처럼 한 분이 탄핵 찬성 쪽으로 움직여서 찬성 탄핵이 될 것이다? 이 가설은 희망 사항"이라며 오히려 민주당의 예상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투로 지적했다.

그는 "조심스러운 추측"이라고 단서를 달기는 했지만 "5 대 3의 구도에서 선고가 미뤄진 게 분명하다면 헌법재판관 분들이 며칠 사이에 아무런 이유도 없이 기각 또는 각하 의견을 가지고 있다가 찬성 쪽으로 돌아섰다? 저는 우리 재판관들이 그러실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 역시 같은 날 KBS라디오 '전격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저희 당 지도부에서는 4:4 기각 확률을 굉장히 높게 보고 있다"라며, 구체적으로 김형두 헌법재판관을 거명했다. "(김 재판관이) 처음에는 인용 가능성에 대해서 기자들에게 많이 얘기를 했는데 지금은 특별히 얘기를 안 하고 있다고 한다"라며 "이 분이 아마 보수 쪽 의견으로 좀 돌아선 것 아니냐 이런 기대감들을 저희 당 지도부에서 갖고 있다"라는 관측이었다.

그는 본인 역시도 "저도 기각이 될 확률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한다"라며, 본인이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에 대해 비판적임에도 "오늘 탄핵 결과가 저희 당 지도부에서 기대하는 결과가 나오기를 저도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재원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YTN라디오 '뉴스파이팅 김영수입니다'에서 "당연히 저는 그렇게(기각을) 예측을 하고 있는데"라며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최소한 이게 기각일지 인용일지 아 이렇게 가고 있구나라는 그 짐작은 충분히 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재명 대표가 최근에 보여주고 있는 여러 가지 태도"를 언급하며 "추측해 보면 역시 탄핵 인용은 아니다"라는 해석이었다. 민주당 측이 최근 승복 메시지를 여당이 요구하자 반발한 점이라든가, 마은혁 후보자 임명 압박 강도를 높인 것 등이 그가 제시한 근거였다. "5 대 3이 아니면 저럴 리가 없다"라는 주장이다.

"바라지 않는 결과 나와도 승복해야... 그게 우리 당이 나아갈 방향" 쓴소리도

정광재 국민의힘 대변인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를 "당이 갖고 있는 희망"이라고 표현했다. 탄핵 기각 혹은 각하 목소리가 당내에 많이 나오는 데 대해 "희망 섞인 전망들을 하는 부분이 많은 건 사실"이라며 "각하나 기각 가능성이 '처음에 탄핵 재판이 시작됐을 때보다는 높아졌다' 이렇게 예상들 하시는 것 같다"라고 당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도 정 대변인은 "소추인과 피소추인 모두 재판 결과에 승복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승복하지 않을 수 없다"라며 "정치적 분열과 국론 분열이 있어서는 안 된다. 물리적으로 승복하지 않을 방법도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인용이 된다면 60일 이내에 조기 대선이 치러지게 되고, 정당이 존재하는 이유는 정권을 창출하기 위해서"라며 "우리가 바라지 않는 결과가 나왔다고 해서 강성 지지층에 기대서 거리로 나간다고 하는 것이, 다음번에 치러지는 조기 대선에 우리 당이 전략적으로 유리할 것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탄핵이 인용이 되더라도 당이 헌법재판소 결과에 승복해야 하고, 장외 투쟁 등 불복 움직임을 경계한 것이다.

특히 "그게 우리 당이 나아갈 방향"이라며 "일부 개별 의원이라도 이것에 대해서 물리적으로 아니면 법적으로 불가능한 불복의 메시지를 갖고 거리로 나간다? 상상하기 어렵다"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개별 의원들의 자유로운 정치 활동'으로 용인되었던 언행을, 탄핵 심판 인용 후에는 더 이상 묵인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이해된다.

당 최고위원이기도 한 김용태 국민의힘 국회의원 역시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탄핵 심판 전망에 대해 "의미가 있느냐? 모두가 각자 근거 없는 추론을 하시기 때문에"라며 "기각이든 인용이든 이 분열되고 반목된 정치에 치유의 메시지가 있어야 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그는 "기각이 되면 대통령께서 말씀하셨던 것처럼 임기에 연연하지 않고 개헌하겠다라는 그 시나리오에 대해서 국민들께 말씀드릴 필요가 있지 않나"라며 "인용이 되면 승복하고 통합하겠다라는 말씀을 하셔야 지금 광장의 정치가 조금이라도 모아질 수 있지 않을까"라고도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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