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이 연 윤석열 탄핵 촉구 집회에서 행진 사회를 맡은 이재정씨.
이재정씨 제공
재정씨는 탄핵 집회의 행진 사회를 보며 매번 행렬을 내려다보는 사람이기도 하다. 계엄 당일날 국회에서부터 '본인 피셜' 남태령 대첩과, 설 연휴 직후의 주말 집회를 제외하고 서울에서 열린 거의 모든 탄핵 집회에 참여했기 때문에 광장의 변화상을 직접 목도한 이이기도 하다. '제2의 남태령'이라 불리는, 지난 25일 남태령에서부터 26일 경복궁 앞까지 이어진 트랙터 투쟁에도 꼬박 함께한 이후, 컵라면을 먹으며 농성장을 지켰다.
-내란 국면의 광장에서 2030 여성들이 주축이라는 얘기를 많이 합니다. 이유가 뭘까요?
"'광장에는 늘 여성들이 있었다'는 얘기를 하는데요. 맞는 말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 동안 광장에 나왔던 이들과는 또 다른 여성들이 나온 건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어요. 윤퇴청에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계엄 이전부터 윤석열 정부의 정책이나 행태에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었다는 여성들 비율이 남성들보다 높아요. 윤석열 정부의 여성가족부 폐지나 구조적 성차별 부정과 연관이 돼 있을 거 같고요.
다른 한편으로는 그동안 광장에 잘 나오지 않았던, 진보적인 인식과 높은 시민의식을 갖고 있는 여성들이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데요. 이들은 소위 말하는 '운동권 여성'들과는 좀 다른 양상이고요. 응원봉으로 대표되는 K-POP에 대한 열성적인 반응처럼, 그런 분들이 집회 문화를 좀 더 다채롭게 바꾸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 반면 청년 남성들의 극우화에 대한 우려도 많은데요.
"모르겠어요. 윤퇴청에 참여하시는 분들 보면 '2030' 남성분들도 되게 많거든요. 특히나 저희가 대오가 없거나 혼자 오는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환영하는데요. 여성분들은 이런 집회에 삼삼오오 같이 갈 친구들이 있어요. 윤퇴청에 오시더라도 그룹이 같이 와요. 근데 남성분들은 혼자 참여하시는 분들이 많거든요.
오고 싶은데 혼자 가기 민망하고, 주변에 이런 이야기를 나눌 만한 친구가 없는 분들이 많아요. 그런 걸 생각하면 확실히 여성들에 비해서는 남성들이 보수화된 경향이 있는 거 같은데요. 그렇다고 계속 이렇게 '2030 남성들은 극우화되어 있고, 광장에는 2030 남성들이 없다'고 하면서 이들의 존재를 부정적으로 표현하는 게 좋은 방식일지는 잘 모르겠어요.
그리고 실제로 (광장에) 오는 친구들이 상처를 많이 받고 있고요. 최근에
시사인에서 나온 분석을 보면 윤석열 탄핵에 반대하고 계엄을 옹호하는 주축 세력은 2030 남성이라기보다는 6070 세대거든요. 그래서 2030 남성을 극우로 호명하는 게, 그렇게 유효한 전략은 아닌 것 같고요.
같은 보도에서 흥미로웠던 지점은 2030 남성들이 민주주의를 수호해야 한다거나 계엄이 잘못됐다는 인식은 높은데, 페미니즘에 대해서는 반감을 가지고 있는 비율이 높아요. 그럼 이 문제를 어떻게 해석하고 해결 지점을 찾아나갈지 우리가, 그리고 페미니스트 활동가들이 고민을 더 해나가야 될 지점인 것 같아요."
- 3‧8 여성의 날에 '내란 극복과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여성 1만인 선언'의 낭독자로 무대에 오르기도 했잖아요. 광장 이후의 정치는 어떠해야 할까요.
"중요한 건 광장의 목소리를 실질적 정치적 변화로 만드는 일이에요. 윤퇴청에 모인 친구들은 이대로 금방 광장이 닫혀선 안 된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요. 우리는 계속 해서 정치 이야기를 하고, 사회 문제를 탐구하고, 변화시킬 수 있는 일상의 광장이 필요해요. 이걸 만드는 작업이 무너진 한국 사회 신뢰를 회복하고 시민들의 민주력을 더욱 강화시킬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해요. 광장에 주요하게 목소리를 내온 여성, 청년, 소수자들이 정치권에 필요할 때 소환됐다가 금방 지워지는 존재로 취급받지 않길 바라요. 고분고분 필요한 이야기에만 가져다 쓰는 게 아니라, 적절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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