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3월 21일 10면 기사.
경향신문 PDF
1) 경찰에 "한국말 해 보라"고 시키는 사람들
신문에는 안 나오지만 유튜브에서 인기를 끄는 콘텐츠가 중국 공안의 한국경찰 잠입설이다.
1월 19일 서부지법 난동 사건 때 경찰이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을 진압한 뒤 일부 지지자들이 시위 현장에서 '중국공안 물러가라'를 외치거나 경찰에게 "한국말 한 번 해보라"고 시비를 거는 일이 생겼다. 7일 방송된 KBS 추적60분에는 "동료 중에 중국 공안이 있으니 찾아보라"며 경찰과 실랑이를 벌이는 사람이 나온다.
21일 경향신문이 이른바 '중국경찰 음모론'의 근원을 알아봤다.
인터넷 커뮤니티디시인사이드 미국정치갤러리(미정갤)에는 최근 중국 공안 경찰이 한국 경찰로 채용돼 일하고 있다 는 글이 다수 올라왔는데, 17일 이 게시판에 중국인이 한국 경찰에서 일하고 있다고 주장글이 올라았는데, 중국 소셜미디어 서비스의 한국 경찰 관련 게시물을 근거로 제시했다.
2022년 10월 충북경찰청장 명의로 받은 7만 1000원 영수증 사진, 한국 경찰제복이 걸린 옷장 사진 등이다.
그런데 영수증에 적힌 중국어를 해석해 보니 한국 경찰에서 번역 아르바이트를 한 뒤 남긴 인증이었다. 경찰제복도 한국경찰대에 교환 학생을 온 중국 학생이 남긴 것이고, 제목의 견장도 학생용이었다.
18일에는 외국인 신분으로는 경찰에 지원할 수 없지만 경찰 통역요원으로는 가능하니 이 경로로 중국인들이 들어왔을 것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경찰에 따르면, 피의자나 피해자가 외국인일 때 수사관과 의사소통을 도와주는 4000여 명의 툥역요원이 있다. 이중 중국인은 800명 정도 된다.
한국 경찰을 중국 공안으로 만들기 위해 중국으로 유학 보냈다 는 주장도 있는데, 경찰청 관계자는 "최근 3년간 중국으로 국외 훈련을 간 경찰관은 1명뿐"이라고 했다.
유튜브를 너무 많이 보는 사람들은 알고리즘에 갇혀 자신이 믿고싶어하는 것만 보여주는 경향이 강해진다.
베스트셀러 '호모데우스'와 '사피엔스'를 쓴 유발 하라리가 20일 내한 기자회견을 했다. 한겨레에 소개된 그의 말을 인용한다.
"(첫째) 진실은 비싸다. 정치·물리학·과학 모두 진실을 드러내기 위해 투자를 많이 해야 한다. 픽션(허구)은 그냥 지어내면 된다.
두 번째, 진실은 복잡하다. 현실이 원래 복잡하기 때문이다. 픽션은 우리를 쉽고 단순하게 만든다.
세 번째는 진실은 알게 되면 아프고 힘들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에 가짜는 매력적으로 반짝거린다."
2) '빅 브라더' 대통령 빠지니 성사된 연금개혁
2017년 이후 18년 만에 연금개혁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연금고갈 시점을 최대 15년 늦추는 것이니 '개혁'이라고 해야할 지는 의문이다.
보험료율은 9%에서 13%로 인상됐는데 미래 연금 수령의 불투명성은 해소가 안됐기 때문에 청년층이 불만을 가질 만하다.
40%의 소득대체율을 올리는 문제를 놓고 국민의힘의 42%와 민주당의 44~45%이 첨예하게 맞서다가 43%에서 합의됐다. 그나마 윤석열의 대통령 직무가 정지됐기 때문에 모수개혁이라도 이뤄졌다는 얘기가 나온다.
여야가 이번에 합의한 43%는 지난해 21대 국회를 종료 앞두고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받아들이기로 한 수치다. 그러나 여당이 받기만 하면 성사됐을 합의가 "구조개혁도 같이 해야 한다"는 대통령실의 반대에 부딪혀 10개월을 지체한 것이다.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국회 법사위에서 "12.3 비상계엄 전에도 여야 간 합의에 가까웠는 데 합의가 안 되다가 대통령이라는 빅 브라더가 없으니까 합의가 됐다"며 "딱 한 사람이 있고 없고의 차이"라고 꼬집었다.
국민연금의 재정 고갈은 어느 정도 늦추는 데 성공했지만, 공무원과 군인, 사학연금의 재정 문제는 여전히 심각하다.
2001년 적립금이 고갈된 공무원연금은 매년 세금으로 적자를 메워야 한다. 군인연금은 훨씬 빠른 1977년 기금이 고갈됐고, 내년에도 2조 6000억 원 적자가 예상된다. 아직 적립금이 쌓여있는 사학연금도 2040년대 후반이면 기금이 소진된다.
3) 2월에 관계 끊었다더니.. "오세훈 측근, 3월에도 명태균 만나"
명태균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과 관련해 오세훈 서울시장의 공관과 집무실 그리고 강철원 전 정무부시장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했다. 오세훈은 집무실 압수수색이 끝난 뒤 "매우 기다리던 절차가 진행됐다"고 여유를 보였다.
그 동안 오세훈 측은 "2021년 2월 명태균 쪽과 관계를 단절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오세훈의 측근 강철원 전 정무부시장과 명태균이 2021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같은해 3월 19일 여의도 카페에서 만났다는 진술을 검찰이 확보했다고 한다.
명태균이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미래한국연구소 소장을 맡았던 김태열은 검찰 진술에서 "명씨와 카페에서 기다렸고, 명씨가 강철원과 통화한 이후 강철원이 카페로 들어왔고, 이후에는 명씨와 강철원 둘이서 약 30분간 얘기를 나눴다", "강철원이 명씨와 만나면서 서로 반갑게 인사했다"고 말했다.
오세훈은 지난달 28일 오전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 인터뷰에서 "(명태균이 2021년) 1월 말부터 한 2월 중순까지 계속 캠프 근처를 맴돌면서 자기 여론조사를 사라고 해서 끊어내는 과정이 있었다. 한 달 가까이 걸렸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김태열의 증언이 사실이라면 명태균과 오세훈 측의 접촉은 3월까지 이어졌던 셈이다. 한겨레는 "검찰은 오 시장 쪽의 기존 주장과 배치되는 정황을 확인하고 압수수색에 착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썼다.
4) 한국인, 일주일에 5번 이상 '저녁 혼밥' 한다
유엔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가 '2025년 세계행복보고서'(WHR)에서 147개 국가의 행복 순위를 발표했다. 우리나라는 작년 52위에서 6계단 떨어진 58위다. 일본(55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56위), 필리핀(57위)보다 낮고 바레인(58위)보다 높다.
동아일보는 이중 '저녁식사 공유' 빈도에 주목했다.
2022∼ 2023년 우리나라의 1주일 평균 공유횟수는 1.6회였다. 조사대상 142개국 중 135위였고, G20 중에서는 일본(1.8회)과 함께 최하위권이다. 한국인들은 주 5회 이상 저녁 혼밥을 한다는 의미다.
한국인은 점심을 합해도 타인과 함께 식사하는 경우가 1주일에 평균 4.3회에 그쳤다. 중남미 국가들 평균은 8.8회, 북미·호주·뉴질랜드와 서유럽은 각각 8.3회였다.
보고서는 "홀로 식사하는 사람들의 증가는 미국에서 행복지수가 떨어지는 이유 중 하나이며 동아시아 국가, 특히 한국과 일본에서 1인 가구 증가와 인구 고령화로 혼자 밥 먹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해당 연구를 진행한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의 알베르토 프라티 교수(경제학)는 동아일보에 "한국에선 고령일수록 혼밥이 잦은 편이지만 이 추세가 머잖아 젊은층으로도 빠르게 확산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5) 채권자들에 빚 담보로 '최순실 태블릿' 넘긴 정유라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 증거물로 꼽힌 '최순실 태블릿 PC'에 대해 최순실은 18년의 징역형이 확정된 후에도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최씨의 딸 정유라가 이 태블릿을 채권자들에게 넘기고 억대의 돈을 빌린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남양주 남부경찰서는 지난 13일 2022년 11월~2023년 9월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에게 수차례에 걸쳐 약 6억 9800만원을 빌리고 갚지 않은 혐의로 정유라를 검찰에 송치했다.
정유라는 돈을 빌려준 지인에게 "모친이 주변인들로부터 받을 돈이 많은데 사면 되기만 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 "(최씨를 풀려나게 할) 로비 자금을 만들지 못하면 기존 채무를 변제할 수 없다"는 등의 명목으로 돈을 빌렸다.
문제는 정유라가 이 과정에서 '최순실 태블릿'을 채권자들에게 담보로 넘겼다고 한다. 지난해 1월까지 검찰이 보관하고 있던 태블릿인데, 최순실이 반환 소송에서 이기고 정유라가 대신 수령했다.
채권자들에 따르면, 정유라는 태블릿을 건네며 " 모친이 5억 원 정도에 넘기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소식을 전해 들은 최순실은 "전혀 알 수 없는, 처음 듣는 얘기"라며 채권자들에게 "장물이나 채권으로 넘겨질 수 있는 게 아니다"는 친필 편지를 썼다.
정유라의 변호사는 이 신문에 "개인 채무 관계에 대해 답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6) 야당 대선주자 체포로 튀르키예 정국 뒤숭숭
튀르키예 경찰이 야당의 대통령후보 지명이 유력시되는 이스탄불 시장을 전격 체포했다.
레제프 에르도안 현 대통령은 2003년부터 지금까지 총리와 대통령을 번갈아 지내며 23년째 튀르키예를 통치하고 있다. 이미 3선에 성공했기 때문에 2028년 대선에는 출마할 수 없지만, 헌법의 맹점을 노려 조기대선으로 재출마를 노리고 있다.
제1야당 공화인민당은 조기대선이 확실하다고 보고 대선 후보를 지명하는 예비선거를 23일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경선 승리가 유력해보인 에크렘 이마모을루 시장이 돌연 체포된 것이다. 이마모을루는 2019년과 2024년 이스탄불 시장 선거에서 연거푸 여당 후보를 이겼다. 이 때문에 에르도안에 맞설 야당의 대표주자로 기대를 모았다.
튀르키예 수사당국은 이마모을루에 대해 뇌물 수수와 사기는 물론이고 자국에서 테러단체로 지목하는 쿠르드노동자당(PKK)과의 연계 혐의까지 제기했다.
이스탄불 대학교가 이마모을루가 체포되기 직전 학적 오류를 이유로 그의 대학교 학위를 취소한 것을 놓고도 뒷말이 많다. 튀르키예에서 대선후보가 되려면 대학 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학위 취소는 대선 출마 길을 봉쇄한다는 뜻이다.
이마모을루 체포 이후 이스탄불과 앙카라 등 일부 대도시에서는 지지자 수백 명은 '쿠데타 시도'라며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유럽연합(EU)은 "이마모을루의 체포는 민주주의적 전통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사건"이라고 우려를 표시했지만, 일마즈 툰즈 튀르키예 법무장관은 "이번 사건을 에르도안 대통령과 연관 짓는 것은 터무니 없다"고 일축했다.
7) 오늘의 1면톱
▲ 경향신문 = '많이 더 내고, 조금 더 받게' 국민연금 18년 만에 손봤다
▲ 국민일보 = 韓 탄핵심판 24일 선고 헌재, 尹보다 먼저 결론
▲ 동아일보 = 직장인 月6만원 더내고 연금 月9만원 더받는다
▲ 서울신문 = 18년 만에 '더 내고 더 받는' 연금개혁
▲ 세계일보 = '더 내고 더 받는' 연금개혁 18년 만에 통과
▲ 조선일보 = 한덕수 탄핵심판 24일 선고… 다음주 '운명의 1주일'
▲ 중앙일보 = 더내고 더받고, 18년만에 연금개혁
▲ 한겨레 = 18년만의 연금개혁…더 내고 조금 더 받는다
▲ 한국일보 = 극언·투척… 尹선고 지연에 선 넘은 '정치 폭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