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HPV 백신 '가다실9' 광고에 등장한 세븐틴은 "Change the Future, Change the World"라며 스스로의 미래를 바꾸기 위한 백신 접종을 강조한다.
한국 MSD
이미지 형성하고 변경해 나간 HPV 백신 광고
제약회사의 홍보 전략은 적응증 변화와 여성의 사회적 위치 변화에 따라 함께 변해왔다. 질병과 사회는 상호작용을 하며 특정 질병에 대한 이미지를 형성한다. 그리고 이에 대한 수용자의 반응은 미디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광고는 프레이밍 기법을 활용해 광고주가 원하는 특정 정보를 강조함으로써 수용자가 받아들이도록 유도한다. 이는 결국 수용자의 행동 변화로 이어지기도 한다.
HPV 백신은 HPV 감염 예방을 목적으로 하지만, 제약회사의 마케팅 방식에 따라 HPV 관련 질환이 다르게 인식되었다. 초기에는 HPV 백신이 여성에게만 필요한 백신으로 프레이밍되면서 HPV 관련 질환이 여성에게 국한된 질병으로 인식되었다.
이후 제약회사가 남성까지 접종 대상을 확대했고 이를 알리기 위해 광고 방식을 바꿨다. 과거에는 "자궁경부암 백신"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면서 HPV 감염이 여성의 문제로만 여겨졌지만, 적응증이 확장되면서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질병임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변화했다.
광고 메시지도 타인에게 접종을 권유하는 형태에서 점차 개인이 직접 접종을 원하고 스스로 선택하는 방향으로 전환되었다. HPV 백신 광고는 질병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만들어내기도 했고 주 대상자의 사회적 역할과 태도 변화를 반영하며 질병의 이미지를 형성하고 변경해 나갔다.
최근 외국에서는 남성 동성애 커플을 대상으로 하는 HPV 백신 광고도 등장했다. 광고가 현실을 반영한다면 한국에서도 언젠가 동성애 커플이 등장하는 HPV 백신 광고를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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