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7일 경향신문 2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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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윤석열 '호언'으로 시작한 대왕고래, 실패 발표는 '익명'으로
2024년 6월 3일 9시 52분 대통령실은 기자들에게 8분 뒤 윤석열 대통령이 직집 발표하는 정책브리핑이 있다고 고지했다. 윤석열은 10시 "경북 영일만에 최대 140억 배럴의 석유-가스가 매장되어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발표했다. 뒤이어 연단에 오른 안덕근 산업통상부장관은 "매장 가치가 삼성전자 시가총액의 5배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140억 배럴은 21세기 최대의 석유 개발사업으로 평가받는 남미 가이아나 광구의 110억 배럴보다도 더 많고, 삼성전자 시가총액의 5배(2200조 원)라면 우리나라 1년 예산의 4배에 해당한다.
7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발표 직후 정부 고위관계자는 "먼저 대왕고래 보고를 받았는데 가슴이 떨렸었다"며 "윤 대통령에게 보고했더니, 동공이 움직이는 게 느껴졌다"고 말했었다.
그러나 8개월이 지난 6일 오후 산업통상자원부의 발표는 익명 브리핑이었다. '대왕고래'가 가스전으로 개발할 수준의 경제성을 갖추지 못했다는 얘기였다. 작년 12월 20일부터 2월 4일까지 해당지역을 탐사시추 해보고 산자부가 내린 결론이었다.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사실상 실패했다는 얘기를 에둘러 말한 것이다. 보다 정밀한 분석 결과는 이르면 5~6월쯤 나오지만, 1차 탐사시추가 실패한 만큼 작년 6월 발표때 기대한 만큼의 성과가 나오기는 힘들어졌다.
특히 2차 탐사시추부터는 예비 타당성 조사를 거쳐야 하는 만큼 국회의 예산 확보가 한층 어려워진다.
산자부 고위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첫 케이스 성공은 '로또 맞을 확률'보다 낮을 텐데 앞선 정무적 요인 등 때문에 저희가 많은 부담을 안고 있었다"고 인정했다.
성공 가능성이 낮은 상황에서 대통령과 장관이 직접 브리핑에 나서면서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는 부담이 커졌다는 얘기다.
그러면서도 산자부 고위관계자는 "남미 가이아나는 13번째인가에 유전을 발견했고, 노르웨이 에코피스크(북해) 유전도 33번째인가에 유전을 찾았다"고 덧붙였다.
사업 초기 석유공사로부터 40억 원의 용역비를 받고 긍정적인 보고서를 내놓았던 미국 기업 액트지오는 더이상 분석 작업에 참여하지 않는다. 액트지오는 산자부 발표 직전에도 울릉분지(마귀상어)에 51억 배럴 이상의 추가 가스·석유가 묻혀 있을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정부가 사실상 1인 기업에 불과한 업체에 거액의 용역비를 주고 무리한 프로젝트를 추진한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2) 2주 전 '인원'이라 해놓고 평소엔 그런 말 안 쓴다는 윤석열
윤석열과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이 6일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서 만났다. 곽종근은 윤석열 면전에서 "대통령으로부터 (계엄 당일) 국회의원을 의사당에서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작년 12월 10일 "국회 문을 깨부수고 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가 있었다"는 국회 국방위 폭로 기조를 그대로 이어간 것이다.
윤석열 변호인단은 "같은 해 12월 9일 검찰 조사 때와 말이 달라졌다"고 따졌지만 곽종근은 "(대통령이 그랬다는) 말을 차마 쓸 수 없어서 용어를 순화한 것이지, 국방위 이후로는 솔직하게 얘기한 것"이라고 굽히지 않았다.
그러자 윤석열은 "상급자가 부당한 걸 이행하라고 지시했을 땐 현실적으로 여건이 어렵다고 이야기하는 게 기본"이라고 질타했다. 왜 자신이 부당하게 지시한 것에 불복하지 않았냐는 뉘앙스였다.
또한 윤석열은 "(곽종근은 내가) 인원이라고 얘기했다고 하는데 저는 사람이라는 표현을 놔두고 인원이라는 말을 써본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윤석열 자신도 지난달 23일 헌재에서 김용현 전 국방장관을 직접 신문할 기회가 있을 때는 "우리 장관님 보시기에…(특전사 요원들이) 본관 건물 안으로 그 많은 인원이 다 들어가 있었습니까?"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두 달 전 곽종근 발언의 정확성을 따지는 윤석열도 자신이 어떠한 어휘를 사용했는지 정확히 기억하지 못할 수 있다는 얘기다.
3) 수방사령관과 방첩사령관 모두 '증거인멸' 정황
지난 4일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증인으로 나왔던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과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이 지난해 검찰 수사를 앞두고 증거 인멸을 시도한 정황이 드러났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검찰 비상계엄특별수사본부는 방첩사 간부들로부터 계엄 해제 뒤 여인형이 부하들에게 방첩사 활동에 관한 가짜 메모를 작성해 수사기관 압수수색에 대비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여인형은 작년 12월 3일 계엄 선포 후 김대우 방첩사 수사단장에게 체포대상자 명단을 불러준 뒤 이들을 수방사 구금시설로 이송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계엄이 해제되자 여인형은 방첩사가 국회로 출동한 이유를 허위로 작성해 수사기관에 압수되도록 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김대우에게 내렸고, 이에 방첩사 간부들이 지시에 따를 수 없다며 집단반발했다고 한다.
또한 여인형은 체포대상자 명단 폐기를 지시했지만, 이 과정에서 간부들이 14명의 명단을 복기했다.
이진우 수방사령관도 계엄 해제 이틀 뒤 자신의 차량 블랙박스를 삭제한 혐의를 받고있다.
검찰이 이진우의 수행장교를 조사하면서 "이진우가 계엄 당시 같이 탔던 카니발 차량의 블랙박스를 확인 또는 정리했으면 좋겠다고 지시를 했나"라고 묻자 수행장교가 "저는 받아들이기에 (블랙박스를) 없애야 한다고 느꼈다"고 진술했다.
검찰 조사에서 윤석열이 이진우에게 "내가 2번, 3번 계엄령 선포하면 되는 거니까 계속 진행해"라고 했고, 이진우가 답하지 않자 "어 어"라며 다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두 사람은 스피커폰으로 통화하지 않았지만 밀폐된 공간이라 통화 내용이 차량 내부에서 고스란히 들렸고, 이 때문에 이진우가 블랙박스 삭제를 지시했다는 얘기다.
이진우는 검찰에 "(차량에서) 수행장교도 다 들었다는 생각에 (블랙박스에) 그 내용이 남아 있게 되면 나중에 엉뚱하게 오해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고, 블랙박스에도 대통령 목소리가 남아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하면서도 "블랙박스를 지우라고 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4) 총선 연전연패에 '사전투표 재검토' 꺼내는 국민의힘
국민의힘이 도입된 지 10년이 넘은 사전투표제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 때문에 보수층 유권자 일각에서 제기하는 '부정선거 음모론'에 편승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시스템에 대해 국민들이 의구심을 갖지 않도록 사전투표는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사전투표 제도로는 유권자들이 본투표에 비해 충분한 시간을 두고 생각할 수 없다"고 말한 것이 발단이다.
사전투표는 2013년 4월 24일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시범적으로 실시됐다가 2014년 6월 4일 지방선거부터 전국선거에 도입됐다.사전투표가 도입되며 투표율을 올리는 데도 도움이 됐다. 사전선거가 도입된 데에는 투표율이 높아진다고 해서 반드시 여당에 불리하지 않을 것이라는 박근혜정부 당시 당정의 정무적 판단도 작용했다.
그러나 사전선거 도입 이후 여권에 불리한 선거 결과가 잇따르자 사정이 달라졌다. 특히 2016년 이후 세 차례의 총선은 국민의힘이 3연패했는데, 2020년 이후부터 "사전투표 과정에서 투표함 바꿔치기 등의 부정선거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들이 극우성향 유튜버들을 중심으로 퍼졌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국민의힘 대표 시절 이런 움직임에 정면으로 맞섰다. 이준석은 권영세 기자회견 기사를 페이스북에 공유하며 "윤석열 대통령도 대선, 지방선거, 총선에서 사전투표에 참여하였고, 대통령 후보 당시에도 적극적으로 사전투표를 독려했다"며 "보수궤멸이라는 거대한 민심의 호수 속으로 몸을 던지는 무지성의 여당 의원들이 안타깝다"고 했다.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실은 권영세 기자회견 뒤 "(비대위원장이) 부정선거 주장에 동조한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 국민들이 의구심을 가진다면 제도를 재고할 필요성에 대해 한 말"이라고 추가입장을 냈다.
그러나 사전투표제를 손봐야겠다는 입장에는 차이가 없다.
5) '트랜스젠더 때리기'로 여심 공략하는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5일 트랜스젠더의 여성 스포츠경기 참여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다양한 종목의 여성 스포츠 선수 수십 명이 백악관을 찾아 그가 행정명령서에 서명하는 것을 지켜봤다.
트럼프는 "자신을 여자라고 주장하는 남성들이 여성 선수들의 승리를 빼앗았다"며 "이번 조치로 세금으로 지원 받는 모든 학교는 남자를 여성 스포츠팀에 참여시키거나 여성 라커룸에 침입하도록 하면 조사를 받고 연방 기금도 받지 못하게 된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서명에 사용한 펜을 증정하자 참석자들 사이에 박수가 터지기도 했다.
트럼프는 임기 중에 치러지는 2028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 성전환 선수들의 입국을 못하게 하는 방침도 시사했다.
트럼프의 잇따른 행보는 생물학적 남성과 여성, 두 개의 성만 인정하는 미국 보수진영의 전통적 성 관념을 공고히 하고, 미국 민주당 바이든 행정부 시절의 DEI(다양성·공평성·포용성) 정책을 폐기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피오나 치코니 구글 최고인사책임자가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더 이상 인력구성의 다양성 개선을 위한 채용 목표를 설정하지 않겠다"며 소수자 우대 폐기를 선언하는 등 미국의 빅테크들 사이에서도 트럼프의 'DEI 폐기'에 호응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트럼프의 '보수 회귀' 드라이브에 반발하는 목소리도 터져나오고 있다.
같은 날 정오(미국 동부시 기준)부터 '50501'(50개주에서 50개의 시위를 같은 날 벌이자)이라는 이름의 시위가 미국 전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졌다.
특히 수도 워싱턴D.C에는 트럼프가 대량해고를 벼르는 미국 국제개발처(USAID)와 교육부 등의 연방정부 공무원들이 주축이 돼 점심 시간을 반납하고 시위에 참여했다.
6) 주말 황금시간대 TV프로 꿰찬 트럼프 며느리
친트럼프 방송국으로 꼽히는 폭스뉴스가 주말 황금시간대 시사 프로그램의 진행을 트럼프의 며느리에 맡기기로 했다.
트럼프 차남의 부인 라라 트럼프가 22일부터 밤 9시부터 1시간 동안 시사 프로그램 '마이 뷰 위드 라라 트럼프(My View with Lara Trump)'를 진행한다.
그는 2012년부터 4년간 미국 CBS '인사이드 에디션' PD였고, 2021∼2022년 폭스 뉴스에서 전문가 패널로 활동했다. 2016년부터 시아버지의 대선 캠페인을 적극 지원했고, 작년 3월에는 미국공화당 전국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았다.
국무장관이 된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의 플로리다주 지역구를 승계한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정치적 야심도 드러냈는데, 이번에 방송에 복귀해 언론계에서 트럼프를 지원하기로 한 것이다.
AP통신은 "현직 미국 대통령의 친인척이 주요 방송사의 TV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건 처음"이라고 전했다.
7) 오늘의 1면 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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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신문 = 이재용 무죄 판결에 이복현 "국민께 사과"
▲ 세계일보 = 곽 "끄집어 내라는 건 의원" 尹 "탄핵공작"
▲ 조선일보 = 정부·지자체·민간도 '딥시크 금지'
▲ 중앙일보 = 윤이 키운 대왕고래 산업부 "경제성 없다"
▲ 한겨레 = 윤이 띄운 대왕고래 '경제성 바닥' 드러났다
▲ 한국일보 = "경제성 없다" 대왕고래 사실상 물거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