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5일자 중앙일보 10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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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진숙의 방통위, 예산 삭감으로 소송할 돈도 없다
지난해 야당 주도의 감액예산안 처리는 12.3 계엄 사태의 원인이자 결과다.
같은 해 11월 29일 국회 예결위가 대통령실과 검경 특수활동비 등을 삭감한 예산안을 통과시킨 것이 윤석열의 분노를 자극했고, 거꾸로 계엄 사태가 일어나자 12월 10일 사상 초유의 감액 예산안이 본회의를 통과했다.
그러나 계엄 사태에 대한 성난 민심 때문에 해당 부처들은 그동안 예산 파동에 입도 벙긋하지 못했다.
그런데 중앙일보에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의 근황이 실렸다. 인사정보관리단은 윤석열이 임기 초 민정수석을 없애면서 인사검증 기능을 맡은 신설부서다.
민주당은 부서 직원 20여 명의 인건비만 배정하고 운영 경비 3억 3000만원을 전액 삭감했다. 신문 기사의 일부다.
법무부 등 복수의 정부 인사에 따르면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인근 정부 건물에 위치한 인사정보관리단은 올해 1월부터 전기요금과 수도요금을 내지 못하고 있다.
청소 용역비도 없어 직원들이 집에서 각자 쓰레기 봉투를 갖고 와 쓰레기를 버릴 정도다.
청소를 하지 못해 청결하게 관리가 어려운 사무실 화장실을 쓰는 대신 인근 관청의 화장실 등을 찾아 이용 중이다. 한 검찰 관계자는 "삼청동 공원이나 주변 감사원 건물의 화장실을 이용한다. 기본 인권조차 박탈된 것"이라며 "다행히 아직 단전·단수는 안 된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 때문에 인사정보관리단을 법무부 청사 내로 들여오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이사 비용과 통신망 설치 비용 등의 예산이 필요하다고 한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기각으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업무에 복귀한 방통위도 소송 업무 예산을 전액 삭감하면서 방통위는 '외상 변호사'를 구하고 있다. 이진숙이 지난달 31일 탄핵 기각 뒤 참석한 첫 국무회의에서 "예산 삭감 규모를 예상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신문에는 "추경 편성을 통해 예산이 복구될 수 있으니, 일단 외상으로라도 소송을 맡아달라며 사람을 찾는 중이다. 외국 빅테크 기업이 소송을 걸면 대응이 불가능하다"는 방통위 고위 관계자의 말도 실렸다.
그러나 정부와 여야의 추경안 협상에서 이들의 바람이 어느 정도 반영될 지는 미지수다.
2) 1면 제목은 '공방', 사설은 "윤석열, 진상 밝혀야"
5일자 신문들의 1면 헤드라인은 전날 헌법재판소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에 나온 국정원과 군 지휘관 출신 증인들의 뉴스로 뒤덮였다.
그러나 동아일보와 한겨레, 경향은 이들의 증언 내용보다 선관위에 군을 투입한 사람이 자신이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을 선택했다.
중앙일보의 제목은 <12·3 심야 통화의 진실, 윤·홍장원 헌재서 공방>이다.
국회 측 주요 심문사항에 대해 "형사재판 중이라 답변이 제한된다"는 발언이 많았던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이나 '정치인 체포 명단'에 대해 "형사재판에서 다투겠다"고 말끝을 흐린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과 달리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의 증언은 윤석열과 뚜렷한 대립각을 세웠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12월 3일 계엄 당일 윤석열이 말했다는 "이번 기회에 다 잡아들여"에 대해 홍장원은 여인형이 불러준 체포 대상자 명단을 듣고 '정치인'으로 인지했다고 했다. 그러나 발언 기회를 얻은 윤석열은 "계엄 사무가 아닌 간첩 검거와 관련해서, 방첩사를 도와주라고 얘기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홍장원은 윤석열과 통화 후 이어진 여인형과의 대화에서 '간첩' 얘기는 없었다고 부인했다.
종북 반국가세력을 척결한다는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불과 30분 만에 국정원 1차장에게 전화를 걸어 갑자기 간첩을 잡으라는 얘기를 했다는 대통령의 말을 어디까지 믿어야 할 지는 의문이다.
이틀 후 헌법재판소 증인으로 나올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도 같은 날 국회에 나와 대통령이 국회의원을 끌어내라고 지시한 게 맞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1면에서 두 사람의 얘기를 진실을 다퉈야 할 사안인 것처럼 다룬 신문의 사설 제목은 <윤 대통령, 국군통수권자답게 계엄 진상 밝혀야>였다.
"공소사실의 흠결은 지적해야겠지만, 내란 중요 임무 종사 혐의로 구속된 부하들과 윤 대통령의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한 마당에 민망한 변론이 아닐 수 없다.
사태의 본질을 가리키는 고위 장성과 공직자들의 증언이 넘쳐나고 있다. 그들이 윤 대통령의 신임을 받았던 이 정부의 엘리트라는 점에서 진술의 신빙성이 낮다고도 할 수 없다.
윤 대통령 측은 앞으로 진행될 헌재와 법원의 재판에서 법 기술자의 강변보다는 국군 통수권자로서의 진정성을 보여줘야 한다."
반면, 조선일보 1면은 "계엄 당시 대통령, (김용현 전) 국방장관에게 누군가를 체포하라는 지시를 받은 사실이 있느냐"는 윤석열 측 질문에 "없다"고 답한 이진우의 발언에 주목했다.
3) 김건희는 남편의 '나경원 해임'을 반겼을까?
2023년 김진태 강원지사와 윤석열 부인 김건희가 메시지를 주고받은 정황이 드러났다고 한겨레가 보도했다.
정치브로커 명태균과 윤석열 부부의 공천관여 의혹을 수사 중인 창원지검 수사팀이 최근 김 지사와 명씨가 2022년부터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를 확보했다고 한다.
신문에 따르면, 김진태가 2023년 1월 13일 명태균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윤석열이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과 기후환경대사에서 해임했다는 기사를 공유하며 "이건 용산 사모님께 보내드렸더니 잘됐다고 좋아하시네요"라고 하자 명태균이 "저도 보내드렸다"고 답했다.
2022년 강원지사 당내 경선에 도전한 김진태가 그해 4월 13일 강원도민일보 여론조사 결과를 명태균에게 공유하자 명씨가 "당선인(윤석열), 당선인 사모님(김건희), 이준석 대표(에게도) 보내드렸다"고 답한 내용도 있다.
김진태는 다음날 경선에서 배제됐다가 국민의힘 공관위로부터 '대국민 사과'를 조건으로 경선 기회를 받은 뒤 경선과 본선 모두 승리했다.
김진태는 '명태균과 김건희 관련 내용으로 소통했느냐'는 한겨레의 질의에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4) 그래미상 생중계 오역... 실수인가, 폐습인가?
케이블TV 채널 엠넷이 3일 오전 방송된 미국 그래미상 시상식 생중계에서 팝스타의 성소수자 지지 발언을 제대로 통역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고 경향신문이 보도했다.
그래미상은 미국의 음악 사업에 기여한 사람들에게 주는 상이지만, 미국 음악계의 영향력 때문에 시상식에 전 세계적으로도 관심이 많다.
이날 최우수 팝 듀오 그룹 퍼포먼스상은 브루노 마스와 레이디 가가가 받았는데, 레이디 가가가 수상 소감에서 "오늘 밤 이 말을 하고 싶다. 트랜스젠더들은 투명인간이 아니다. 퀴어 커뮤니티는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며 "퀴어 커뮤니티도 존중받을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레이디 가가의 발언은 남자와 여자, 2개의 성만을 인정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에 대한 비판으로 해석됐다.
그런데 이 시상식을 한국에 생중계한 엠넷의 동시통역자가 레이디 가가의 발언을 "다양성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포용하고 음악의 가치를 말한 것 같습니다"라고 통역했다고 한다.
경향신문은 "동시통역이 미흡했다면 이후 해설에서 레이디 가가 발언 취지를 전할 수 있었는데 엠넷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이는 성소수자를 가시화하지 않으려는 한국 미디어의 고질적 폐습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고 썼다.
이날 방송의 국내 진행은 가수 이상순, 음악평론가 김영대 그리고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신아영이 공동으로 맡았다.
5) 카카오와 네이버의 'AI 약진' 가능할까?
챗GPT를 만드는 오픈AI 최고경영자 샘 올트먼이 1박 2일 일정으로 한국을 다녀갔다.
올트먼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을 만나 한국 반도체 업체들과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눈길을 끈 것은 소프트웨어 국내 협력사로 카카오를 선택한 것이다.
이르면 상반기 중에 카카오가 공개할 대화형 AI 비서 '카나나'의 주요 서비스에 챗GPT를 적용할 것이라고 한다.
올트먼은 "한국은 AI 채택률이 굉장히 높고, 에너지와 반도체, IT 기업 등 적합한 역량이 많다"고 말했고, 정선아 카카오 대표도 "카카오와의 협력을 통해 오픈AI가 일반 인공지능(AGI)으로 가는 길이 빨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자체적인 언어 모델을 개발중이지만, 오픈AI의 협력이 공고화되면 사업 방향이 어느 쪽으로 흘러갈 지는 모른다. 카카오의 선택이 국가의 데이터와 인프라로 각국의 가치관과 실정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AI를 개발하려는 '소버린 AI'에 역행하는 것일 수도 있다.
국내 최대의 포털 네이버의 창업자 이해진도 3월 주총에서 사내 이사로 선임돼 7년 만에 이사회 의장을 맡을 것이라고 조선일보가 보도했다.
이해진이 경영에 복귀할 경우 최대 과제도 역시 AI다. 네이버도 2021년부터 개발한 자체의 거대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를 2023년 내놓았지만, 챗GPT에 비할 바가 못 된다.
2025년의 AI 업계는 챗GPT의 AGI 전환, 딥시크의 도전, 국내주자 네이버와 카카오의 추격으로 말 그대로 격변을 예고한다.
6) 총선 앞둔 그린란드 "외국의 정치자금은 사절"
총 유권자 4만 4000명의 덴마크령 그린란드가 의원 31명을 뽑는 총선을 앞두고 있다. 법적으로는 4월 6일까지 선거를 치러야 하는데, 뮤테 에게데 총리는 3월 11일을 선거일로 제안했다.
면적 대비 세계 최저수준의 인구밀도를 보이는 그린란드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병합 의사를 보이면서 국제적인 관심 지역이 됐다.
외신들에 따르면, 그린란드 정부가 그린란드 외부에 거주하는 외국 국적 혹은 익명의 기부자로부터 정당의 정치기부금을 받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을 마련했고, 의회 통과도 유력하다.
그린란드가 선거를 앞두고 이런 법안을 만들려는 의도는 분명하다. 트럼프 행정부가 그린란드에 대한 영토적 야심을 보이는 상황에서 미국이 선거에 개입할 여지를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그린란드 내부적으로는 현 상태를 유지하려는 친덴마크파와 덴마크로부터 자치권을 확대하려는 독립파의 의견이 갈리고, 독립파 내부에도 미국과의 관계 설정에 대해서는 이론이 분분하다고 한다.
7) 오늘의 1면 톱
▲ 경향신문 = 윤석열 "내가 선관위 군 투입 지시했다"
▲ 국민일보 = 美 10%관세 발효하자 中 즉각 15% 부과 맞불
▲ 동아일보 = 尹 "선관위에 軍투입 내가 김용현에 얘기"
▲ 서울신문 = 中의 반격… G2 '관세전쟁'
▲ 세계일보 = 尹 "선관위 軍 투입 김용현에 직접 지시"
▲ 조선일보 = 올트먼·이재용·손정의 'AI 3국 동맹'
▲ 중앙일보 = 12·3 심야 통화의 진실 윤·홍장원 헌재서 공방
▲ 한겨레 = 윤석열 "내가 선관위에 계엄군 투입 지시"
▲ 한국일보 = 이재용·올트먼·손정의 회동… 한미일 'AI협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