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현지시간) 오전 덴마크의 '행복교육'을 두 눈으로 보고 배우기 위해 오마이뉴스 꿈틀비행기 18호에 오른 30여 명은 2시간가량 스코벤스 숲유치원을 둘러봤다. 사진은 인근 공원에서 활동중인 아이들.
이주영
일주일에 네 번은 30분 걸으면 나오는 예거스보로 사슴공원(Jægersborg Dyrehave)으로 간다. 이곳에서도 빡빡한 프로그램은 없다. 삼삼오오 모여앉아 간식으로 싸온 당근 스틱을 먹고, 크고 두꺼운 나무 위에 올라타 놀이나 상황극을 만들어내 친구들과 함께한다. 바닥에 떨어진 낙엽을 물끄러미 관찰하고, 교사와 오손도손 이야기를 나눈다.
아무것도 안 하고 시간을 보내는 것 같지만 여기에도 이 숲유치원만의 중요한 교육철학이 묻어나 있다. 주변 자연환경을 최대한 이용해 아이들이 자기만의 호기심을 바탕으로 활동반경을 넓히고, 대근육과 소근육을 발달시키고, 단순한 지식이 아닌 삶의 지혜를 스스로 깨닫도록 유도한다.
쇠렌 원장은 "어느 날엔 숲속에 있는 U자 언덕에 가서 뛰어논다. 그곳에서 아이들은 몸이 기울어지고 가속이 붙는 걸 느끼며 균형을 잡고 속도를 조절하는 법을 익힌다"라고 설명했다. 호기심과 탐구심으로 인생을 창의력 있게 살아가는 자세를 어렸을 때부터 몸에 배도록 하면 어른이 된 뒤에도 자기주도적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것.
이곳 교사들의 제1 덕목 역시 많은 지식이 아니라 풍부한 호기심이다. 교사가 다양하고 참신한 질문을 던지고 파고들 줄 알아야 그만큼 아이들의 경험도 다채로워질 수 있다는 생각이다.
최소한의 개입과 인내심 또한 교사들에게 요구된다. 아이가 직접 터득하는 게 기본 원칙이기 때문에 답답해도 멈춰서 지켜볼 수 있는 아량이 있어야 한다. 이곳 교사들은 원생이 옷 입는 데 30분이 걸려도 스스로 할 때까지 기다려준다.
꿈틀비행기 일행 중엔 한국에서 숲속 어린이집에 다니는 4살 어린이도 있었다. 처음엔 낯설어하며 혼자 숲유치원을 이리저리 둘러보다가 아무렇지 않게 덴마크 원생 친구들 무리에 끼어 어울렸다. 친해지고 싶은 친구에게 적극 다가가기도 했는데, 교사는 아이들끼리 알아서 조율하도록 뒀다.
4살 어린이를 데리고 온 엄마는 "평소 한국에서 아이가 친구에게 신체 접촉을 하려 하면 상대가 불편할 수도 있으니 못하도록 막았는데 이곳 선생님은 계속 웃으며 지켜봤다"면서 "섬세한 부분에서도 아이들의 잠재력을 믿어주는 교육방식에 놀랐다"고 했다.
"이곳 선생님께 '아이들끼리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해결하냐' 물어봤더니 '먼저 아이들에게 친구가 어떨 것 같냐고 질문한 다음 서로의 입장을 들으며 이해하는 과정을 조성해 풀어간다'더라.
공동육아 어린이집 등 한국의 대안교육도 아이들의 자유를 존중해주지만 어느 정도 어른들이 주도적으로 규칙을 정하고 하지 말아야 할 행동들을 가르치는데, 덴마크는 정말로 자기주도적 교육 철학을 작은 부분에서도 실천하는 듯해 인상적이었다."
공동육아 어린이집 보육교사 출신이기도 한 그는 "어른들이 개입을 최소화하면서 질문을 많이 하고 기다려주니까 아이들이 훨씬 더 스스로 깨닫고 규칙이나 문화를 내면화하기 좋은 환경 같다"며 "어른이 먼저 옳은 길을 제시하는 게 아니라 아이가 찾을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마음의 여유와 포용력은 배울 점 같다"라고 덧붙였다.
▲지난 17일(현지시간) 오전 덴마크의 '행복교육'을 두 눈으로 보고 배우기 위해 오마이뉴스 꿈틀비행기 18호에 오른 30여 명은 2시간가량 스코벤스 숲유치원을 둘러봤다. 사진은 유치원 외부 마당.
이병한
▲지난 17일(현지시간) 오전 덴마크의 '행복교육'을 두 눈으로 보고 배우기 위해 오마이뉴스 꿈틀비행기 18호에 오른 30여 명은 2시간가량 스코벤스 숲유치원을 둘러봤다. 사진은 유치원에 마련된 모래밭.
이주영
▲지난 17일(현지시간) 오전 덴마크의 '행복교육'을 두 눈으로 보고 배우기 위해 오마이뉴스 꿈틀비행기 18호에 오른 30여 명은 2시간가량 스코벤스 숲유치원을 둘러봤다. 사진은 유치원에 마련된 온실.
이주영
▲지난 17일(현지시간) 오전 덴마크의 '행복교육'을 두 눈으로 보고 배우기 위해 오마이뉴스 꿈틀비행기 18호에 오른 30여 명은 2시간가량 스코벤스 숲유치원을 둘러봤다. 사진은 유치원에 마련된 화덕과 벤치.
이주영
▲지난 17일(현지시간) 오전 덴마크의 '행복교육'을 두 눈으로 보고 배우기 위해 오마이뉴스 꿈틀비행기 18호에 오른 30여 명은 2시간가량 스코벤스 숲유치원을 둘러봤다. 사진은 활동중인 아이들을 위해 인근 공원에 마련한 간이 화장실.
이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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