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
남소연
19일 법원에 의해 대통령의 구속이 확정되었다. 대통령이 구속영장실질심사에 직접 나서 구속의 부당성을 주장했다지만 그가 관저로 돌아갈 것이라고 예상하는 국민은 거의 없었다. 사건의 엄중함이나 법치주의 관점에서 보면 구속은 예정된 수순이라고 할 수 있다.
예기치 못한 사건은 그다음에 있었다. 대통령을 지지하는 극우 세력이 법원에 대한 공격을 감행했다. 무법천지가 된 법원에서 영장을 발부한 판사를 찾아다녔다는 소식은 대통령의 구속보다 더 큰 충격이었다. 국회 유리창을 부수고 난입한 계엄군과 법원 유리창을 부수고 난입한 극우 지지자들 앞에서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는 이렇게 유린당했다.
사태가 이 지경이 됐는데도 "경찰의 과잉 대응"이 문제였다는 취지로 시위대를 옹호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할 말을 잃게 한다. 김재원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거병한 십자군 전사들에게 경의를 표한다"라더니 논란이 되자 "서울서부지방법원 폭력 사태를 옹호할 생각은 전혀 없"다며 선을 그었다.
계엄 해제 국회 의결부터 19일 법원 폭동 사태까지 번번이 법치주의에 맞서왔던 국민의힘이다. 입법부와 정당의 소임, 무엇하나 제대로 했다고 볼 수 없다. 대통령과 극우 지지자들 사이에서 내란 옹호의 매개체 역할만 충실했을 뿐이다. 보수 연단에 올랐던 국민의힘 의원들이 법원 폭동 세력의 등을 떠밀었다고 한다면 과한 억측일까?
윤 대통령은 체포에 앞서 관저를 찾은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정권 재창출을 부탁했다고 한다. 하지만 내란을 획책하는 대통령의 재탄생을 바라지 않는다. 김영삼 문민정부 이후 세 번을 집권한 보수 정권, 박근혜 윤석열은 탄핵 당했고 이명박도 온갖 비리로 형을 살았다. 보수 후보로 당선된 대통령 모두가 임기를 채우지 못하거나 구속되는 불명예를 안은 것이다. 그래 놓고도 이 혼란의 와중에 정권 재창출을 이야기한다. 후안무치한 정권욕만 남았다.
국민의힘은 야당의 잠재적 대선 후보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통령이 되면 끔찍한 미래라 열릴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국민들이 정작 끔찍하게 생각하는 일은 윤석열 정권의 재탄생이다. 공정과 상식, 법치를 내걸고 불공정과 비상식, 불법을 자행하는 정권, 내란을 획책하고 영구 집권을 획책하는 정권, 이런 정권의 재탄생은 악몽이다.
세 번이나 불량 대통령을 내세운 국민의힘, 공장이 이랬다면 문을 닫아야 한다. 정당이라고 다를 바 없다. 무슨 낯으로 정권 재창출을 이야기하나? 극우 폭동 세력을 부추겨 대통령을 지키는 정당이라면 차라리 해산하는 게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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