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지난 3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모여 있다.
연합뉴스
아시다시피 요즘 여론조사 결과가 심상치 않습니다. 최근 갤럽 여론조사[1]에서는 윤석열 탄핵 찬성은 64%, 반대는 32%로 조사됐습니다. 탄핵소추안 직전인 2024년 12월 둘째 주 조사에 비해 찬성은 11%p 떨어졌고, 반대는 11%p 올랐습니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34%로, 36%인 더불어민주당과 오차범위 내에 있습니다.
그야말로 '보수 대결집'입니다. 체포에 실패함으로써 역설적으로 '곧장 체포할 만큼 잘못한 것은 아니다'라는 신호를 준 것입니다. 반면 신병 확보는 국회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야당은 정국 주도권을 점차 잃고 있습니다. 실상은 그렇지 않더라도 무기력해 보인다는 인상을 주니 지지세를 확산시키기 어렵습니다.
MBC가 1월 초 12개 여론조사를 분석한 결과 응답자의 이념 성향을 물은 조사에서 보수가 진보보다 최대 1.7배 많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진보 성향의 '여론조사 꽃'과 2003명을 조사한 조원씨앤아이-스트레이트뉴스 제외). 보수층이 '윤석열 지지' 의사를 표출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여론조사에 응하고 있는 것입니다. 반면 윤석열 탄핵을 외치는 시민들은 일종의 무기력증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시민들 사이에선 체포영장 발부 이후로 "대체 언제 체포되는 것이냐"면서 '내란성 불면증', '내란성 우울증'에 시달린다는 말이 농담처럼 나옵니다.
결국 쟁점은 2차 체포영장 집행이 아닐까요? 인간방패가 된 국민의힘 의원, 백골단의 등장, 인권위의 황당 안건 등은 결국 윤석열이 관저에서 버틸 수 있다는 전제에서 비롯된 겁니다. 그러나 법치주의와 민주주의 원칙에 맞게 윤석열이 체포된다면 국면은 곧바로 전환될 겁니다.
하지만 영장 집행에 또 실패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번에 실패하면 사실상 탄핵 심판까지 '버티기'는 기정사실화됩니다. 그 사이에 '윤석열 지키기' 여론이 어떻게 날뛸지 알 수 없고, 이는 분명 탄핵심판에도 영향을 미칠 겁니다.
최상목 권한대행은 책임을 회피하기에 급급하면서 사실상 윤석열의 버티기를 도와주고 있습니다. 공수처와 경찰이 얼마나 체포 계획을 잘 세웠는지도 알 수 없습니다. 야당의 제보 공개와 언론의 보도에 경호처가 동요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만, 그렇다고 쉽게 길을 내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윤석열을 체포할 완벽한 계획이 있는 것인지 우려스럽기만 합니다.
윤석열 체포의 성공과 실패는 이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지키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됐습니다. 공수처가 직접 경호처를 고립시키고, 최상목 권한대행을 설득하고, 안 되면 오동운 공수처장이 직접 현장에 뛰어드는 의지를 보여줘야 합니다. 기회는 단 한 번 뿐입니다. 실패할 경우엔, 공수처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헌정까지 위험해질 겁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