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8월 1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북미자유무역협정 재협상 기자회견에 앞서 캐나다, 미국, 멕시코의 국기가 세워져 있다.
연합뉴스
우선, 트럼프 취임 첫날 행정 명령부터 한국 산업은 직접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멕시코에 25% 관세가 부과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지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2022년 8월에 결정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은 멕시코, 캐나다, 미국에서 생산한 전기자동차에 대해 1대당 7500달러(약 1100만 원)의 보조금과 세금 감면을 지원해 왔다.
아울러 멕시코와 캐나다, 미국 간 '북미자유무역협정'(USMCA)에 따라 멕시코 생산 제품들은 모두 미국 수출 시 무관세 혜택을 받고 있었다. 이 혜택은 전기차, 배터리, 자동차 부품에도 적용된다.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에 따르면 한국 자동차 기업들과 자동차 부품 기업 등은 멕시코에 2022년 7억 달러(약 1조 290억 원), 2023년 9억 달러(약 1조 3200억 원)를 투자했고, 2024년 2분기에는 14억 달러(약 2조 580억)를 투자해 한국이 멕시코 7대 투자국이 되었다고 한다.
기아자동차는 미국 수출을 기대하고 멕시코 몬테레이시에 자동차 제조업과 부품공장을 만들고, 2025년부터 소형 자동차를 본격 양산할 계획이었다.
한국 전자부품 제조업인 LG이노텍도 2025년부터 차량 모터와 센스를 본격 생산하기 위해 제조시설에 투자했다. 그런데 이 기업들은 트럼프 취임 첫날부터 위기에 처할 예정이다.
트럼프는 바이든이 추진해 온 인플레이션 감축법을 신종 '녹색 사기'로 부르며 강도 높게 비난했고, 북미자유무역협정을 부정하면서 멕시코에서 생산한 모든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멕시코에 시설을 투자한 한국 기업들은 오도 가도 못하는 상태가 된다. 트럼프 쇼크는 1월 20일부터 이렇게 매우 구체적으로 시작될 것이다.
트럼프 쇼크를 앞두고 한국 정부는 현재 어떤 준비를 하고 있을까?
작년 11월 22일 산업부가 서울 롯데호텔에서 '멕시코 진출기업 간담회'를 열었는데, 당시 정인교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정부는 미국과 멕시코 신정부의 통상정책 동향을 주시하고, 한국 기업들이 진출해 있는 멕시코 주(州)정부와 협력 채널을 가동해서 경영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겠다"고 했다.
한국 정부의 이런 대책은 위기에 놓일 한국 기업들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트럼프와 협상으로 문제를 해결하거나, 문제를 돌파할 새로운 전략을 세워야 할 정부가 지금 트럼프에게 일방적으로 무시당하고 있는 멕시코 주정부와 협력을 하겠다고 하고 있다. 지금 한국의 산업부는 해법 대신 무능함만을 보여주고 있을 뿐이다.
트럼프 쇼크의 표적이 된 한국 기업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