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경찰 지원 공시생이 15일 새벽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 윌비스 신광은 경찰학원앞에서 한정된 고정자리 배정을 기다리며 학원측이 제공한 캔커피로 언 손을 녹이고 있다. 2017.1.15
연합뉴스
카푸치노가 등장했던 1980년대 말부터 1990년대로 초 커피 시장의 지각변동을 주도했던 것은 캔커피였다. 액체로 된 커피를 캔에 넣어 판매하는 제품을 말한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본격화된 인스턴트커피의 유행과 함께 커피도 병에 넣어 판매하는 시대가 열렸다. 그런데 병커피는 불편했다. 오프너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잠시 유행했던 병커피는 1960년대 들어 캔음료로 진화하였다. 특히 1962년에 이지 오픈 엔드, 즉 캔 상부에 있는 작은 고리에 손가락을 넣고 한 바퀴 돌리면 캔이 열리는 방식이 등장하면서 캔음료의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병커피는 사라지고 캔커피가 속속 등장하였다. 특히 자동판매기에서 판매하기에 적합하다는 이점 때문에 잠시 유행하였다. 그러나 캔커피의 유행은 오래가지 못했다. 맛이 문제였다. 유럽과 북미 커피 애호가들의 입맛에 캔커피는 맛과 향이 부족하였던 것이다.
캔커피의 유행을 가져온 것은 일본의 우에시마커피(UCC)였다. 1969년 UCC에서 캔커피를 발매하자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하였다. 일본에서의 자동판매기 유행이 가져온 결과이기도 했다. 1975년에는 일본 코카콜라에서 조지아라는 캔커피를 출시하면서 시장점유율을 점차 늘려가기 시작하였다. 1990년대 초반에 이르자 캔커피가 음료 시장의 30% 이상을 점유하기에 이르렀다.
우리나라에서는 일본 UCC의 영향으로 1977년에 씨스코에서 타임커피라는 브랜드의 캔커피를 출시했지만,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캔커피가 본격적으로 시장에 등장한 것은 1986년이었다. 당시 국내 커피 시장의 최강자였던 동서식품이 맥스웰하우스 캔커피를 내놓은 것이 계기였다. 대대적인 광고를 타고 캔에 담긴 맥스웰커피와 맥스웰카페오레는 커피자판기와 식품점 매장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음료가 되었다.
캔커피가 이른바 '신세대 음료'로 불리며 폭발적인 성장을 시작한 것은 1990년대 초반이었다. 1990년에 비해 1991년에는 118%의 성장을 보이더니, 1992년에 들어서도 80% 가까운 성장을 지속하였다. 캔커피 소비의 확대는 두 개의 도전자 덕분이었다. 1991년에 등장한 롯데칠성음료가 내놓은 '레쓰비,' 그리고 같은 해에 등장한 코카콜라와 네슬레 합작 기업 CCNR이 내놓은 '네스카페'가 주인공이다. 동서식품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민 이 두 기업의 공격적인 마케팅 덕분에 캔커피의 인기는 폭발적인 모습을 보일 수 있었다. 1992년 들어 캔커피 시장은 이들의 3파전으로 뜨거웠다.
이 중에서 롯데칠성음료의 '레쓰비'는 콜롬비아 원두커피라는 이미지를 부각시킨 것이 소비자들의 취향을 사로잡는데 성공한 요인이었다. '네스카페'는 부드러운 커피 맛을 강조하며 시장 점유율을 높여갔다. 1992년 말에 이르자 캔커피 제조 업체는 10개로 증가하였고, 이들이 내놓은 캔커피 브랜드는 21개에 달할 정도였다. 물론 맥스웰하우스 캔커피, 레쓰비, 그리고 네스카페 등 3개 브랜드가 차지하는 시장 점유율이 93~94%에 이를 정도로 3파전 양상은 뚜렷했다.
캔커피는 1992년 상반기 중 우리나라 음료 시장 성장률 1위를 기록할 정도였다. 시장 진출 1년 만에 다국적 기업 한국네슬레의 '네스카페'가 시장 점유율 32.2%로 동서식품의 맥스웰을 따돌리는 작은 기적이 연출된 것도 큰 뉴스거리였다. 시장 점유율은 27.1%로 3위를 기록하였지만, 판매 신장률 1위를 달성한 것은 롯데칠성음료의 '레쓰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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