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12.05 06:39최종 업데이트 24.12.05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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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김건희 여사가 무관하지 않을 거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제69회 현충일 추념식 모습. [대통령실 제공]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시도 후폭풍이 큰 가운데 일각에서 계엄 선포에 김건희 여사가 무관하지 않을 거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계엄선포가 워낙 느닷없이 이뤄진데다 사전에 극소수만 알고 있었던 정황이 뚜렷해지면서 김 여사가 직간접적으로 관련되지 않았겠느냐는 의문이 제기됩니다. 정치권에선 탄핵 추진이나 향후 관련자 수사 과정에서 이에 대한 의구심이 풀려야 한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김 여사 개입설의 가장 큰 근거는 계엄 선포 결정의 전격성입니다. 여권 주변에선 윤 대통령의 갑작스런 계엄 선포가 비선라인에서 결정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긴급 대국민 특별담화가 있기 한 시간 전까지도 대통령실의 핵심 참모들조차 계엄 선포 계획을 몰랐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계엄 선포를 건의한 것으로 알려진 김용현 국방부 장관과 윤 대통령 등 2~3명이 독단적으로 이를 결단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간 윤 대통령이 국정 주요 현안을 세세히 김 여사와 상의해왔다는 건 공공연한 사실입니다. 계엄령 선포는 윤 대통령 부부에게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중대 사안인만큼 두 사람이 의견을 나눴을 거라는 게 합리적 의심입니다. 특히 정무적 감각이 남다른 것으로 알려진 김 여사로선 계엄령 선포가 미칠 파장을 생각하지 않았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김 여사가 계엄 선포 계획을 사전에 인지한 것은 물론 결정 과정에도 직접 관여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여권 일각에서 나오는 얘기입니다.

김 여사 관여설을 의심하는 이유

이런 시각에서 김용현 장관의 계엄 선포 건의를 윤 대통령이 받아들였다는 사실 관계에도 의문이 제기됩니다. 윤 대통령의 직접 지시에 따른 법적 문제를 고려해 김 장관 건의 수용으로 포장한 게 아니냐는 의혹입니다. 계엄 실행 과정에서 드러난 허술함과 준비 부족으로 인한 혼선은 계엄을 책임진 장관의 건의로 이뤄졌다고 보기엔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이런 측면도 김 여사의 관여설을 뒷받침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윤 대통령 직접 지시 가능성을 높이는 것으로 특별 담화의 황당한 문구도 포함됩니다. 긴급 대국민 특별 담화에서 '대통령으로서 피를 토하는 심정'이라거나 '국민들의 한숨이 늘어나고 있다'는 등의 표현은 윤 대통령이 자주 쓰는 문구입니다. 계엄 포고령에 난데없는 전공의 복귀를 촉구한 대목이나 '처단' 등의 품격 낮은 표현도 윤 대통령이 넣었을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줍니다.

윤 대통령이 계엄 선포 사유로 제시했거나 최근의 정국 상황도 김 여사 관여설에 무게를 싣습니다. 국민의힘 친한계에서 10일로 예정된 '김건희 특검법' 재의결에서 '찬성'을 저울질 하고 있고,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과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도 윤 대통령 부부로선 위기감을 느꼈을 가능성이 큽니다. 윤 대통령 내외의 공천개입 의혹을 촉발한 명태균씨가 특검을 촉구하고 '황금폰'을 야당과 언론에 제공하겠다고 엄포를 놓는 것도 불안감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했을 수 있습니다.

윤 대통령은 우리 사회가 어렵게 일궈온 민주주의를 힘으로 짓밟으려 했다는 점에서 대통령으로서의 권위와 정당성을 상실했습니다. 대통령의 권한을 오직 본인과 배우자 방탄에 활용한 자신의 과오엔 철저히 눈감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은 무책임하게도 하루가 지난 4일까지 일언반구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국민에게 속죄하는 길은 계엄령 선포 과정을 소상하게 밝히고 모든 법적, 정치적 책임을 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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