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11.29 08:15최종 업데이트 24.11.29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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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자 동아일보 6면 기사.동아일보 PDF

1) 김건희 특검법 '단일대오' 얘기 안 하는 한동훈

28일 오전 11시 한국일보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친한계 인사들에게 했다는 발언을 온라인으로 보도했다. 당원 게시판 논란과 관련해 "나를 끌어내리려는 용산(대통령실)의 조직적 움직임인 것 같다"며 "부당한 당대표 흔들기를 막기 위한 카드로 김 여사 특검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1시간 이내에 기자들이 진위 여부를 물었고 한동훈은 "제가 한 말은 아니네요"라고 답했다. 자신이 한 말은 아니지만 친한계 내부에서 그런 얘기를 하는 사람이 있고, 그런 의견을 듣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그는 채해병 특검에 대해서는 조건부 수용을 시사하면서도 김건희 특검에 대해서는 "단일대오로 가야한다"고 말해왔다. 그 입장에 변함 없냐는 물음에도 그는 "제가 며칠 전에 말씀드렸죠? 그걸로 대신 하죠"라고 넘어갔다.

한동훈은 전날 민주당의 재표결 연기가 미칠 영향을 묻는 질문에 "민주당 사정 때문에 국민의힘 정치가 좌지우지되거나 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 역시 딱 부러지게 특검법을 거부하겠다는 게 아니라 상황을 봐가면서 '독자적으로' 이 문제에 대한 판단을 내리겠다는 뜻으로 풀이됐다.

지난 25일 친윤계 김민전 최고위원이 당 회의에서 한동훈 면전에서 "(당 게시판에 한동훈이란 이름으로 글을 쓰는) '8동훈'이 있다는 얘기를 언론에서 한다"고 하고, 한동훈이 "당 대표 끌어내려보겠다는 얘기"라고 분통을 터뜨리면서 기류가 바뀌었다.

김민전은 28일 회의에서도 "(디지털 공간은) 소수에 의해 과잉 대표될 수 있기 때문에 드루킹 같은 여론 조작도 존재했다"며 재차 당 게시판 논란을 거론했다. 동아일보 6면 상단에 김민전이 발언하는 동안 한동훈이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려 김민전을 응시하는 사진이 큼직하게 실렸다.

친한동훈계의 당 지도부 관계자는 한겨레에 "한 대표가 명태균씨 공천개입 의혹을 무겁게 보고 있다. 최근 '(수사 과정에서) 뭐가 튀어나올지 모르니, (특검법과 관련해서도) 무조건 (윤 대통령 부부를) 옹호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여권 내부에서는 "전략적 모호성이 한동훈에게 나쁘지 않다"는 얘기도 나온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제 김건희 특검법 가지고 협박까지 한다"며 "하는 짓이 조폐공사 파업 유도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고 적었다. 한동훈의 장인 진형구가 검사장이었던 시절 1999년 6월 7일, "1998년 11월 조폐공사 파업은 공기업 구조조정의 전범으로 삼기 위해 검찰이 유도한 것"이라는 말을 했다가 구속기소된 사건을 끄집어낸 것이다.

중앙일보 사설 제목은 "집권여당의 진흙탕 게시판 공방, 이제 그만둘 때가 됐다"였다. 이 사설은 추경호 원내대표가 "당분간 공개발언이나 논쟁을 자제하자"고 촉구한 것을 "그나마 다행"이라고 평가했다.

2) 저출산과 탈종교화 맞물려 승려-신부 '구인난'

종교계가 저출산과 탈종교화 경향이 맞물려 승려와 신부들을 충원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동아일보가 보도했다.

불교 조계종은 1999년 532명을 정점으로 2010년 287명, 2020년 131명, 2022년 61명으로 출가자가 급감하고 있다. 강원 지역 한 사찰의 주지 스님은 요즘 스리랑카 승려를 상좌(스승의 대를 잇는 제자)로 받는 것을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그는 "출가자 자체가 워낙 줄었고, 우리처럼 작은 절에는 오려는 사람이 더 없어서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전남 지역의 한 스님은 몇 년 전 네팔 출신 스님을 상좌로 받았는데, 우려와 달리 우리말도 잘하고 잘 적응해 만족하고 있다고 한다.

천주교 사정도 비슷하다. 가톨릭대는 신입생 정원을 40명에서 20명 안팎으로 줄였는데, 매년 10∼15명만 입학한다. 서품을 받는 사제 수도 2017년 185명에서 2020년 113명, 지난해 86명으로 떨어졌다.

동아일보는 "입학한 뒤 사제가 되기까지 군 복무 포함 10년 정도가 걸리기 때문에 아직은 신부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지는 않지만,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학교통폐합, 성당 통합도 시간 문제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고 썼다.

기사에는 개신교 사례가 언급되지 않았지만, 신도 수가 줄어드는 것은 보편적인 현상이다. 서울의 한 개신교 목사는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비대면 예배가 불가피했는데, 사태가 종식된 후에도 돌아오지 않는 신도들이 많다. 신도 수 감소가 교회 재정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3) 폭설 와중에 동네 소식 알려준 네이버-카카오 오픈채팅

27~28일 양일간 내린 폭설은 적설량도 많았지만, 수분을 많이 포함한 '습설(濕雪)'이라서 피해가 더 컸다고 한다.

영하를 살짝 밑도는 새벽 시간에 눈이 쏟아지면서 건설(乾雪)에 비해 2~3배 무거운 습설이 활성화됐다.

28일 오전 6시 52분경 서울 창전동에서 습설의 무게를 이기지 못한 나무가 쓰러지며 고압전선을 끊어 마포구 750가구에 전력 공급이 끊겼고, 전날 밤 충남 천안시에서도 같은 원인으로 3000여 가구에 정전이 발생했다.

그런데, 네이버와 카카오 등 포털의 오픈채팅방에 올라온 '날씨 제보톡'들이 실시간 정보를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을 줬다고 한다.

네이버가 27일 마련한 대설 특별 페이지의 '날씨 제보톡'에 28일 오전 11시 기준 전국에서 5만 5,000여 건의 날씨 제보가 올라왔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250개 시·군·구 단위로 오픈톡(오픈 채팅)방이 세분화돼 있는데 서울 마포구의 제보톡 방에는 "창전동 나무가 쓰러져 고압선이 끊어져 정전됐다고 한국전력에서 알려왔으니 놀라지 마시라", "공덕동도 정전에 물도 안 나온다", "염리동은 지금 전기가 들어왔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수도권에서 가장 많은 눈이 내린 용인과 수원의 제보톡은 "수인 분당선 지연돼 꽉 막혀 있으니 다른 출근 방법을 알아봐라", "제설 작업이 안 돼 광역 버스가 40분째 오지 않는다", "차량들이 언덕을 못 올라 헛돌고 있다"는 글이 쏟아졌다.

카카오도 카카오톡 오픈 채팅에 '대설' 탭을 열었는데, 오픈 채팅 Lite와 지역별 '동네 특파원' 오픈 채팅을 통해 이용자들이 날씨 상황을 글과 사진으로 공유하는데 28일 오전 11시까지 10만 4000여 명이 참여했다.

4) 민희진과 같이 가겠다는 뉴진스, 하이브-어도어와 결별

하이브 계열의 소속사 어도어와 8개월 동안 갈등을 빚어온 걸그룹 뉴진스의 멤버 전원이 소속사를 떠나겠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28일 오후 8시 30분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한 복합문화공간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이같은 뜻을 밝혔다.

기자회견은 당일 오후 6시경 소속사가 아닌 홍보대행사를 통해 기자들에게 전해졌지만, 현장에는 다수의 외신 기자들이 참석하고 유튜브로도 생중계됐다. 하이브와 어도어는 이들의 기자회견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룹 멤버 하니는 "저희가 어도어를 떠나는 이유는 간단하다"며 "어도어는 뉴진스를 보호할 의지도 능력도 없다. 계속 남기에는 시간이 아깝고, 정신적인 고통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회견 1시간 전 어도어가 이메일을 보냈는데, 민지는 "(메일을) 다 읽어봤고, 다시 한번 심각하다고 느꼈다. 개선에는 관심이 없고 보여주기식 대응뿐"이라며 "저희는 민희진 대표님과 앞으로도 좋은 활동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은 "하이브와 어도어가 계약을 위반했으므로 (자동으로) 계약이 해지된다"고 하면서도 "계약된 광고와 스케줄은 그대로 진행한다. 활동에 장애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뉴진스가 계약 해지를 선언한 이상 위약금이나 전속계약의 효력을 다투는 소송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5) KTX 20년, '강릉-부산' 2시간 시대 열렸다

강원도와 국토교통부가 2024년의 마지막 날 삼척과 포항을 잇는 동해 중부선(166.3㎞)이 개통한다고 밝혔다.

2009년 착공해 18개 역을 만들고 철로를 잇는 데 3조 4289억 원이 들었다. 시외버스나 승용차를 이용하면 2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를 시속 250km를 달리는 KTX-이음 기준으로 54분에 갈 수 있게 된다.

동해 중부선은 기존 강릉~삼척, 포항~부산 철도 노선을 연결한다. 이렇게 되면 강릉에서 부산까지 ITX-마음 기준 3시간 50분, KTX-이음으로는 2시간 35분이 각각 걸린다. 국토부는 먼저 ITX- 마음을 투입해 탑승률과 열차 수요 등을 분석한 뒤 2026년부터 KTX-이음 열차를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수도권에서 충북 충주를 거쳐 경북 문경을 잇는 중부내륙선 철도도 30일 운행에 들어간다. 중부내륙선 철도를 타면 판교에서 문경까지 1시간 30분이면 갈 수 있다.

20년 전 서울과 부산을 잇는 KTX 열차가 처음 개통할 때만 해도 고속철도의 미래상을 가늠하기는 쉽지 않았다. KTX가 '수도권 쏠림' 현상을 가속화시켰다는 비판이 있지만, 지방과 지방의 거리를 좁히는 데 기여한 것도 분명하다.

6) '거북이 꿈' 꾸고 한강 투신하는 수험생 구했다

지난 22일 오전 4시. 경남 통영에서 누수 탐지사로 일하는 김철욱(43)은 동호대교로 산책을 나왔다. 전날 서울 성동구 옥수동 부모님 댁에서 하룻밤 자다가 과거 한강 변에서 거북이를 잡던 어린 시절 꿈을 꾸다가 깼다고 한다.

그는 산책 도중 동호대교 철제난간에 매달려있는 사람을 발견했다. 투신하는 사람인 것을 깨닫고 서둘러 다가가 "뭐 하는 거냐"며 두 손을 잡아 끌어 올리니 키 160㎝대의 앳된 소년(18)이었다.

지방도시의 고3 수험생인 소년은 14일 수능성적이 생각만큼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원하는 대학도 못 가고, 부모님한테도 죄송해서 그만 살려고 했다"는 소년은 "물에 떨어지면 안 아프게 죽는다길래 검색을 해서 고속버스를 타고 터미널에서 동호대교로 왔다"고 한다.

김씨가 "목욕탕 물에 떨어져도 아프거든… 여기서 이러지 말고 한번 목욕탕 가서 시험해봐"라고 농담을 건네자 그제야 소년의 표정에 웃음기가 돌기 시작했다.

김씨에 의해 옥수파출소로 인계된 소년은 귀가한 뒤 김씨에게 "새로운 삶을 살겠다. 감사하다"고 전화했다고 한다.

이 사연은 성동경찰서가 김씨에게 감사장을 수여하며 알려졌고, 조선일보가 자세히 썼다.

미담을 찾기 힘든 시대인데, 이런 얘기라도 있어야 힘이 날 것 같아서 마지막 꼭지로 소개했다.

7) 오늘의 1면 톱

▲ 경향신문 = 내년도, 내후년도 1%대 성장률 한은 '저성장 고착' 우울한 전망
▲ 국민일보 = 내년·내후년도 1%대 현실로 다가온 저성장
▲ 동아일보 = "내년 성장률 1%대" 15년만에 2연속 금리 인하
▲ 서울신문 = 1%대 저성장… 또 금리 낮췄다
▲ 세계일보 = 더 거세진 巨野의 입법·탄핵 폭주
▲ 조선일보 = "감사원장도 탄핵"… 정부 무력화 시도
▲ 중앙일보 = 1%대 '저성장 늪' 온다 한은, 2연속 금리인하
▲ 한겨레 = '1%대 저성장' 경보…두달연속 금리 내렸다
▲ 한국일보 = 金여사 특검 표결, 한동훈 뉘앙스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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