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외환보유액 통계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4천156억9천만달러로, 9월 말(4천199억7천만달러)보다 42억8천만달러 감소했다.
연합뉴스
현 정부는 정부부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갖게 된 이유를 명시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그간 반복해서 알려진 속내는 '정부부채는 좋지 않은 것'이란 믿음 때문이다.
왜 정부부채는 부정적이기만 할까? 그들이 제시하는 첫 번째 이유는 미래 세대에게 부담을 전가하기 때문이다. 현재 정부가 빚을 지면 미래 세대가 갚아야 한다는 말이다. 그러나 이는 믿을 수 없는 말이다. 미래 세대는 과거에 정부가 진 빚을 갚지 않아도 된다. 그런 사례도 없다. 대신, 경제 규모가 커지면 정부부채도 상대적으로 작아질 뿐이다. 가령, 정부의 적자 지출이 마중물이 돼 경제가 살아나면 세수가 증가해 재정이 다시 건전해질 수 있다.
두 번째로 잘 알려진 이유는 국가 신용도가 하락하기 때문이다. 더 구체적으로, 정부가 발행한 채권, 즉 국채의 부도 가능성이다. 이 이유 또한 근거가 없는데, 자국 통화로 표시된 국채는 원리적으로 부도날 수 없기 때문이다.
사고실험을 위해 극단적 경우를 가정해보자. 만기가 돌아온 국채를 정부가 상환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 한국은행이 인수하면 된다. 돈을 찍어내는 한국은행도 부도날 수 있다고 믿는다면, 그것은 망상일 뿐이다.
실제로 국가가 파산한 여러 사례를 제시하지만, 그것들은 모두 외화로 빌린 돈을 갚지 못한 경우들뿐이다. 금본위제가 폐지된 이후 자국 통화로 발행한 국채가 부도난 사례를 나는 단 하나도 알지 못한다. 어떤 사람은 '우리나라는 기축통화국이 아니라서'라는 이유를 댄다. 기축통화국 국채의 수요는 풍부해서 항상 구매자가 존재하지만,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다는 말이다. 실제로는 원화 표시 국채도 수요는 충분하다. 당장 한국은행이 통화정책 수단으로 사용할 국채마저 부족해, 한국은행이 채권(통화안정채권)을 직접 발행하고 있지 않나.
또 다른 이유도 있다. 국채 발행이 증가하면 금리가 상승한다는 주장이다. 재정적자를 위해 국채를 발행하면, 즉 국채 공급이 증가하면 국채 가격이 하락한다는 말이다. 국채에 대한 수요에 비해 상대적으로 공급이 많아질 수 있다는 의미에서, 이 주장은 위 두 번째 주장과 일맥상통한다.
하지만, 실제로 국채 발행이 증가해서 금리가 상승하는 경우를 난 본 적이 없다. 국채 금리는 이런 정부의 신규 발행량보다는 물가 상승률, 경제 상황, 대체 투자 기회의 존재 유무 등 다른 변수에 영향을 받는다.
어쩌면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 재정적자는 물가를 상승시킬 것이라고. 경제가 이미 잘 돌아가는 상황이라면 이 말은 일리가 있을지 모른다. 이미 수요가 팽배해 있는데, 여기에 정부마저 가세해 지출을 늘린다면, 물가 상승 압력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이 그런 상황인가? 동네 가게가 문을 닫는 이유는 수요(내수)가 부족하다는 명백한 증거다. 정부 지출이 증가하면 수요가 증가할 테지만, 현재 부족한 수요를 모두 메우고도 남아서 물가 상승을 유발할 정도의 정부 지출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 물가 상승을 유발할 정도로 큰 지출을 원하는 것은 아니란 말이다.
온갖 정치적 이슈로 세상이 시끄러운 와중에 경제적 어려움에 무관심한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이런 무관심이 더 큰 재앙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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